아이와 충분히 얘기하라

신순화 2013. 0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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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대안학교를 생각하고 있다면 보내려는 이유가 뭔지 명확하게 정리해 볼 것을 권한다. 막연하게 더 자유롭고 좋은 환경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 입학 과정이나 입학 후 감당해야 하는 다양한 역할들이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부모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아이와 충분히 이야기해야 한다. 부모의 뜻 때문에 대안학교로 온 아이라면 일반학교와는 많이 다른 학교 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부모가 대안학교에 대한 분명한 가치와 의미를 가지고 아이와 충분히 소통했다면 본격적으로 대안학교를 찾아본다. ‘대안교육연대’(www.psae.or.kr)와 대안교육 전문지 출판사인 ‘민들레’(www.mindle.org)에 많은 자료들이 있다.

유명하고 널리 알려진 곳이 끌릴지 모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가족에게 맞는지다. 가장 먼저, 살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적당한 대안학교가 있는지 알아보자. 운이 좋다면 이사를 하지 않아도 되지만 적지 않은 부모들이 대안학교 입학을 위해 주거지를 옮겨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사를 해야 한다면 학교가 있는 곳에 집을 얻는 것이 가능한지, 경제적인 부담이 감당할 만한 수준인지, 이사를 해도 남편의 출퇴근과 다른 가족들의 생활에 불편은 없는지 잘 따져 봐야 한다. 아이 하나 대안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다른 가족이 겪어야 하는 불편함이 더 크다면 다시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다른 가족들의 희생과 인내로 대안교육을 시작한다면 곧 다양한 어려움에 부닥치기 쉽다.

보내려는 학교가 아이에게 잘 맞는지도 중요하지만 부모에게 맞는지도 잘 살펴보아야 한다. 대안학교는 다양한 공동체로 운영되고 있고,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주된 구성원들의 특성과 가치에 따라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때로 아이보다 부모가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일들이 생기기도 한다. 염두에 두고 있는 학교가 있다면 그 학교를 보내고 있는 학부모들도 만나보고 학교도 직접 들러보고 홈페이지도 꼼꼼히 살펴보자. 홈페이지가 완전하진 않지만 아이들의 생활과 부모들이 올린 글, 학교가 걸어온 발자취들이 남아 있으므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학교를 보내기 위해 감당해야 하는 경제적 비용도 중요하다. 아무리 학교가 좋아도 가족 경제 안에서 가능한 비용이어야 한다. 대안학교는 국가에서 교육비 지원을 받는 일반학교와는 달리 대부분 학부모들이 부담하는 돈으로 운영되는 단체이기 때문에 학교 상황에 따라 적지 않은 비용이 들기도 한다. 이런 비용이 들어가는 이유는 무엇보다 학교 터전의 보증금과 임대료가 크기 때문이다. 대도시에 있는 대안학교일수록 높은 임대료 때문에 운영상 많은 어려움이 있다. 자체 건물을 가지고 있는 학교도 있지만 드물고 대부분은 임대다 보니 가끔은 중간에 학교가 이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오기도 한다. 학교가 지고 있는 재정 부담도 확인해 보자. 재정적으로 문제가 많다면 학교 운영이 부실하다는 증거일 수 있다.

학교를 보내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출자금과 기부금을 내야 한다. 출자금은 입학할 때 내고 졸업하면 찾아가는 돈이다. 기부금은 말 그대로 그 학교에 기부하는 돈이다. 일부이긴 하지만 기부금만 1000만원대인 경우도 있으니 잘 알아보자. 출자금과 기부금 외에 학교마다 입학금이 있고 학비가 있다. 방과 후 특별활동비가 따로 들어갈 수도 있다. 이런 비용들은 학교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우리 가족의 상황과 맞는지 따져봐야 한다. 경제적인 문제들이 해결되었다면 다음 편에서는 입학을 하기 위한 구체적인 과정에 대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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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순화
서른 둘에 결혼, 아이를 가지면서 직장 대신 육아를 선택했다. 산업화된 출산 문화가 싫어 첫째인 아들은 조산원에서, 둘째와 셋째 딸은 집에서 낳았다. 돈이 많이 들어서, 육아가 어려워서 아이를 많이 낳을 수 없다는 엄마들의 생각에 열심히 도전 중이다. 집에서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경험이 주는 가치, 병원과 예방접종에 의존하지 않고 건강하게 아이를 키우는 일, 사교육에 의존하기보다는 아이와 더불어 세상을 배워가는 일을 소중하게 여기며 살고 있다. 계간 <공동육아>와 <민들레> 잡지에도 글을 쓰고 있다.
이메일 : don3123@naver.com      
블로그 : http://plug.hani.co.kr/don3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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