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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 앱이 가져온 ‘영혼 없는 대화’의 풍경

베이비트리 2015. 10. 06
조회수 2105 추천수 0
구본권의 스마트 돋보기
스마트폰 이후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편리한 소통이 대면 대화를 대체하고 있지만, 기술은 만나서 얼굴을 마주하고 나누는 대화의 모습도 바꾸고 있다. 여러 사람이 만나 식사를 하거나 대화를 하는 자리에서 참석자 모두가 동시에 대화에 귀를 기울이는 경우는 드물다. 대화를 주도하는 몇몇을 제외하고는 각자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사람들로 구성된 대화의 모습이 흔하다. 노래방에서 마이크를 잡은 사람만 열창을 하고 나머지 사람들의 눈길과 관심은 오로지 노래책에 쏠려 있는 풍경과 유사하다.

요즘 젊은이들은 성인들에겐 없는 기능을 지니고 있다. 거의 스마트폰을 보지 않는 상태에서 빠른 속도로 문자를 보낼 수 있는 능력이다. 학창 시절 수업시간에 정면을 바라보면서 손으로는 휴대전화 문자를 보내던 경험을 지닌 세대다. 입으로 대화하면서 눈으로는 순식간에 문자 메신저 앱의 내용을 확인하고 회신을 보내는, 신처럼 편재하는 능력을 구현한다.

저명한 사회심리학자인 셰리 터클 매사추세츠공대 교수는 최근 저서 <대화의 복원>에서 스마트폰 시대에 소통과 공감 수단으로서 대화가 사라진 모습과 그 여파를 조명했다. 터클에 따르면 스마트폰 세대에게 대면 대화는 그 주제와 내용도 가벼워졌다. 대화에 몰입하는 대신 수시로 참여했다가 빠지는 게 이상하지 않을 주제로 대화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메신저 대화는 대면 대화와 달리 멀리 있어도, 서로 참여하는 시간이 달라도 소통이 가능한 편리한 도구다. 하지만 대면 대화는 서로 체온을 느끼면서 눈빛을 교환하는, 감정적 존재인 사람에게 상대와 공감하게 해주는 대체 불가능한 소통 수단이다. 어려서부터 디지털 기기의 화면에 오랜 시간 노출되고 대면 대화 시간이 줄어든 요즘 아이들은 다른 사람의 감정 변화를 잘 읽어내지 못하는 경향이 확인되고 있어, 우려스럽다.

미국에서 코먼센스 미디어를 운영하는 심리학자 얄다 울스는 2014년 발표한 실험연구를 통해,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를 쓰지 않는 5일짜리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은 통제 집단에 비해 동영상에서 사람들의 감정을 읽어내는 능력이 월등히 높아졌다고 보고했다. 스마트폰 때문에 우리는 잠시도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고 자극적인 것을 찾게 되었다. 공감하는 사람이 되려면 자극적인 것보다 눈앞에 있는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의 중요성을 아는 게 우선이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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