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월령별 눈과 손의 협응놀이

김영훈 2011.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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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도 손바닥에 블록을 주면 그것을 꼭 쥔다. 그러나 이때는 의도적인 쥐기가 아니다. 일종의 반사에 불과하다. 쥐기반사라고 하여 신생아가 원치 않아도 손바닥에 대기만 하면 손바닥이 오므라지면서 블록을 쥐게 되는 것이다. 아기가 의도적으로 블록을 쥐려면 5개월은 되어야 한다. 아기는 4개월 반부터 5개월까지는 손바닥과 손가락을 사용해 물건을 쥔다. 아직 손가락 놀림까지 자유로워진 것은 아니고, 엄지와 다른 네 손가락을 나란히 붙여서 물건을 쥐는 정도이다. 아기는 5개월이 되어도 블록을 꼭 쥐기보다는 블록을 손바닥으로 만지는 수준이다. 엄지를 다른 손가락과 분리해서 쥐는 것은 6개월이 지나서부터다. 아기는 7개월이 되어야 블록을 엄지손가락을 사용하지 않고 손바닥으로 쥘 수 있다. 7-8개월의 아이는 한 번에 두 개의 물건을 쥘 수 있게 되는데 가지고 있는 두 개의 물건을 비교하기도 한다. 손을 지능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한데 멀리 굴러간 장난감을 끌어오기 위해 손잡이 끈을 잡아당기거나 천 위에 놓여있는 장난감을 손에 넣기 위해 천을 잡아당긴다. 대상영속성 개념도 생기기 시작하여 장난감에 덮여있는 커버를 벗겨낸다. 손바닥을 사용하지 않고 손가락만으로 물건을 잡는 고도의 기술은 9개월이 되어서야 가능하다. 이처럼 손가락을 자유자제로 사용하는 것은 뇌발달이 이루어져야 가능하다. 초기의 쥐기는 팔 전체를 사용하지만, 15개월이 되면 손가락 모두를 함께 사용해서 성숙한 손놀림이 가능하다. 그러나 수저나 젓가락을 자유자재로 사용하기 위하여 손가락을 사용하는 것은 훨씬 이후에야 가능하다. 24개월이 되어도 아이는 포크 다루는 것이 서투르다.


눈과 손의 협응이 중요하다.


생후 첫 1년 동안에 보는 것과 자기 손을 움직이는 방법간의 협응이 필요한 기본적인 손놀림이 발달한다. 그 이후 몇 년에 걸쳐, 주위세계를 탐색하여 주위세계에 숙달해감에 따라서 이 기본 조작들을 정교하게, 또 확대시켜서 사용하게 된다.


출생에서 4개월까지의 아기는 자기 손을 바라보는 데에 많은 시간을 보낸다. 팔과 다리는 아무렇게나 저으면서 침대 구석에 있는 장난감을 보다가, 곧이어 자기 손을 다시 본다.


딸랑이 놀이 : 딸랑이를 쥐고 있는 손을 흔들어주어 소리를 내게 하자. 딸랑이를 놓치게 한 다음 다시 쥐게 한다. 딸랑이는 청각에 대한 지각력과 눈과 손의 협응을 자극한다. 딸랑이는 진정효과가 있다. 아이에게 말을 하거나 이름을 불러주면서 딸랑이를 흔들어준다.


4개월이 되면 머리 위의 모빌에 손을 뻗기 시작한다. 아기가 이런 반응을 보이면 부모는 아기가 잡기 좋은 장난감을 머리 위에 매달아주는 것이 좋다. 아기는 자기 주변에 있는 모든 사물을 확인하려고 하는데 이러한 호기심은 아기의 두뇌 발달을 촉진한다. 코쿠부 요시유키와 이나가키 타케시는 "아기가 장난감을 향해 손을 뻗기 시작했다는 것은, 대뇌 회로로 말하자면 시각과 손의 운동영역이 연결되었음을 의미한다. 호기심이라는 의욕, 즉 대뇌가 통제하는 명령이 아기의 손을 장난감 쪽으로 움직이게 한 것이다."라고 손놀림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손거울 놀이 : 아기를 아기용 의자에 앉히고 손이 닿는 곳에 거울을 놓는다. 부모가 먼저 거울을 손에 들고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며 “거울 속에 누가 보이네?”라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다음 아기 앞에서 거울을 들어 올리면, 아이는 그 속에 있는 ‘또 다른’ 아기를 바라보고, 손을 내밀어서 그 친구를 토닥인다.


5개월에는 대부분의 아기는 손을 뻗쳐서 물건을 잡는 일이 완전히 가능해진다. 눈으로 어떤 사물을 잡았다가 떨어뜨리고, 다시 잡는 것과 같은 행동을 보인다.


고리 놀이 : 고리를 쳐다보고 있는 도중에는 나머지 몸은 움직이지 않다가 고리가 손 가까이에서 흔들릴 때 고리를 잡으려고 바깥 방향으로 팔을 내뻗는다. 만약 우연히 고리를 잡게 되면, 계속해서 고리를 쳐다보려고 애쓰면서 바로 입으로 가져간다. 이것은 마치 고리 쳐다보기와 고리 느끼기를 협응하려고 시도하는 것 같다.


6개월에는 손이 닿는 곳에 있다면 무엇이든 손을 뻗치게 될 것이다. 아기는 한번 손을 뻗쳐서 물건을 붙잡게 되면, 이것을 씹어보거나 손에 들고 눈에서 보통 15-20 cm 정도의 거리에 놓고 바라보거나 만지거나 한다. 또 양손을 써서 노는 것도 손을 뻗쳐서 잡는 것과 관계가 있다. 이것도 이 시기에 보통 볼 수 있다. 손을 뻗는 아기 5명 중 적어도 4명은 오른손을 쓰려고 한다. 그리고 왼쪽에서 물건을 내민 경우에는 오른손으로 잡을 때도 있고, 왼손으로 잡을 때도 있다. 아기가 왼손으로 잡았을 때는, 혹은 왼쪽에 물건을 놓았을 때에는, 오른손은 왼손에 쥔 것을 만지거나 이것을 잡거나 한다. 때로는 모든 것을 한쪽 손에서 다른 쪽 손으로 몇 번이고 바꾸어 잡을 수도 있다.


빨기 놀이 : 치아가 날 무렵에 아이가 자꾸 물건을 입에 넣고 빤다면, 아기의 잇몸을 진정시켜줄 필요가 있다. 치아발육기 중에는 딸랑이 소리를 내는 부드러운 제품도 있다. 플라스틱이나 고무, 나무로 된 것을 고른다.


7개월에서 10개월 사이에는 손을 뻗치는 능력과 쥐기를 조정하기 위하여 시각활동을 강화시킨다. 먼저 눈이 장난감의 위치에 고정된다. 그리고 나서 손을 뻗쳐 그것을 잡으려고 하고 이때는 시각적 고정을 다소 늦춘다. 그러면서 종종 그 장난감을 놓친다. 장난감을 놓칠 때는 눈으로 그 장난감을 더욱 열심히 고정하고 뻗치기 반응을 조정해서 마침내 그 장난감을 잡게 된다. 장난감을 손에 쥐면 계속해서 쳐다본다. 이것은 아기가 자신을 보는 것을 느끼는 것과 관련짓고, 또 자신이 느끼는 것을 보는 것과 상호 연관시키는 단계적인 과정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눈을 이용하여 자신의 행동을 안내하는 것을 학습하고 있으며 이것이 곧 눈과 손의 협응인 것이다.

털실 줍기 : 엄지와 검지를 펜치의 머리 모양으로 만들어 작은 물건을 집는 것은 침팬지와 같은 고등동물만 할 수 있는 동작이다. 아기는 빠르면 9개월부터 할 수 있다. 털실처럼 아주 작은 것을 집어 올리려면, 시각도 정확한 거리감과 입체감을 가지고 손가락의 움직임과 연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


10개월부터 초등학교 때까지, 아이는 이러한 행동들을 정교화하고 확장시키기 위하여 계속해서 탐색하고 손놀림을 할 것이다. 블럭을 집어서 상자 안에 넣을 수 있을 것이며, 꽤 능숙하게 혼자서 식사를 할 수 있으며, 종이에 그림을 그리고, 수저를 사용하는 등, 점점 더 많은 기술들을 습득하게 될 것이다.


끼워넣기 놀이 : 각 모양의 조각을 상자구멍의 모양에 맞추면서 아이는 다양한 모양을 구분하며, 보는 것과 느끼는 것 사이에서 상호작용을 한다. 동시에 손가락 조절능력을 향상시키며 문제해결 능력을 향상시킨다. 처음에는 한 번에 한 가지 모양만 알려준다. 만약 아이가 맞지 않은 구멍에 막대기를 집어넣으려고 하더라도, 조바심을 내지 말아야 한다. 대신 부모가 시범을 보이는 것을 지켜보게 한 후에 다시 시도하게 하여 스스로 답을 찾도록 한다. 아는 시행착오를 통하여 문제해결 능력을 향상시킨다.


블록 쌓기 : 아이는 블록을 갖고 놀면서 읽기와 수학에 필요한 기술을 익힌다. 또한 모양과 크기를 통하여 조화와 선택, 결정을 배운다. 또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으며 적응과 융통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배운다. 그리고 새로운 모양으로 조각을 맞출 때는 창의성과 순수성을 기른다.


막대기 사용하기 : 막대기를 활용하면, 도구를 이용하는 사고력과 공간 지각력 등 아이의 뇌에 좋은 자극을 줄 수 있다. 먼저 아이의 가슴 높이 정도 되는 탁자 위에, 그리고 아이의 손이 닿지 않을만한 위치에 흥미로운 장난감을 올려둔다. 그런 다음 그 옆에 긴 막대기 하나를 올려두도록 한다. 두 사물의 관계를 이용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기까지는 고도의 사고력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되는 대로 건드려보지만, 아이는 차츰 어디를 건드리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알게 된다.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장 김영훈



월령별 쥐기의 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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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및 소아신경과 전문의. ‘부자 아빠’가 대세이던 시절, 그는 “아이 발달에 대해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 말했다. 돈 버느라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아빠 보다는 ‘친구 같은 아빠’가 성공하는 아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아이의 인성은 물론 두뇌도 발달한다. 6살 이전의 아이 뇌는 부모의 양육방법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고 그는 강조한다. ‘베이비트리’ 칼럼을 통해 미취학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제대로 된 양육법을 소개할 계획이다. <아이의 공부두뇌>, <아이의 공부의욕>, <아이가 똑똑한집 아빠부터 다르다> 등의 책을 펴냈다.
이메일 : pedkyh@catholic.ac.kr       트위터 : pedk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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