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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헐적 단식, 의사로선 ‘비추’입니다

2013. 04. 16
조회수 3387 추천수 0

명승권의 건강강좌

최근 방송에서 ‘간헐적 단식’이 소개된 뒤 관련 서적이 쏟아지는 등 사회적인 논란거리가 됐다. 우선 간헐적 단식이란 평소대로 먹다가 일주일에 한두 번 이상 16~24시간 동안 먹는 것을 중단해 배고픈 상태를 지속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완전히 아무것도 먹지 않을 수 있지만 보통 물이나 열량이 낮은 커피는 마시기도 한다. 옹호론자들은 이런 단식을 통해 암이나 당뇨 등을 예방하고 잠자는 시간을 길게 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간헐적 단식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 주요 이유는 ‘아이지에프-원’(IGF-1)이라는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와 관련이 있다. 이 성분은 단백질로 구성돼 있으며,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과 구조가 유사하면서 성장호르몬에 자극을 받아 만들어진다. 이 때문에 아이지에프-원은 여러 장기에 있는 세포를 성장하게 만들면서 동시에 노화 및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일정 시간 간헐적 단식을 하면 아이지에프-원의 농도가 떨어져 노화, 암, 당뇨 등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간헐적 단식이 건강에 좋은 또다른 이유는 열량 섭취가 줄기 때문에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간헐적 단식의 효과에 대한 연구는 몇몇 동물실험이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시카고대학의 칼슨 박사와 호엘젤 박사가 1946년에 <영양 저널>이라는 학술지에 발표한 동물실험 결과가 있다. 당시 실험은 쥐를 30여 마리씩 총 네 집단으로 나눠 한 집단은 아무 때나 음식을 먹게 하고, 나머지 세 집단은 각각 2, 3, 4일마다 하루씩 단식을 시키면서 6주 동안 관찰했다. 그 결과 사흘마다 하루씩 단식을 시킨 쥐들은 수명이 20% 연장됐다. 그 뒤로도 몇몇 동물실험을 통해 단식이 혈당을 떨어뜨리거나, 심장 및 혈관질환의 발생을 줄이거나, 인지 기능을 향상시킨다거나, 수명이 연장됐다는 연구 결과가 여러 편 발표됐다.

하지만 필자가 의학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 본 결과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 결과 가운데 사람을 대상으로 간헐적 단식과 일반적인 식사법의 효과를 비교한 임상시험은 없었다. 비슷한 연구로는 2012년 <영양과 대사>라는 학술지에 발표된 임상시험이 있다. 54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두 집단으로 나눈 뒤 둘 다 6일은 저칼로리 다이어트를 하게 하고, 하루는 금식을 하게 했다. 다만 한 집단은 액체 형태의 음식을, 다른 집단은 일반 음식을 먹게 했다. 8주 뒤 액체 음식을 먹은 집단에서 4㎏, 일반 음식을 먹은 집단에서는 3㎏의 몸무게 감소가 있었다. 하지만 두 집단 모두 간헐적 단식을 하게 했고 기본적으로 저칼로리 다이어트를 시켰기 때문에, 몸무게 감소 효과가 간헐적 단식 때문인지 아니면 저칼로리 다이어트 때문인지는 결론을 내릴 수 없다.

보통 공복일 때에는 식욕을 늘리는 호르몬이 증가하고, 음식을 섭취한 뒤에는 식욕을 줄이는 호르몬의 농도가 증가한다. 하지만 간헐적 단식을 하면 이 두 호르몬의 균형이 깨지면서 자칫 폭식을 하게 만들 수 있다. 또 식사를 건너뛰거나 불규칙적으로 하면 위산이나 소화액 때문에 속쓰림, 복통 등을 주요 증상으로 하는 기능성 위장장애가 생길 수 있다. 지금까지 연구 결과로는 다이어트나 건강을 위해 간헐적 단식을 권장하기는 힘들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암정보교육과장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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