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유치원 영어금지’ 철학도 전략도 없는 교육부

베이비트리 2018. 01. 16
조회수 1969 추천수 0

[한겨레 사설] 


서울시내 한 영어유치원의 모습. 최근 영어유치원 등 고가의 사교육은 그대로 둔 채 어린이집과 유치원 방과후 특별활동에서 영어를 금지하려는 정부 방침에 대해 반발이 거세졌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서울시내 한 영어유치원의 모습. 최근 영어유치원 등 고가의 사교육은 그대로 둔 채 어린이집과 유치원 방과후 특별활동에서 영어를 금지하려는 정부 방침에 대해 반발이 거세졌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논란이 거셌던 유치원·어린이집 방과후 특별활동에서 ‘영어 금지’ 방침과 관련해, 교육부가 16일 정부 입장을 내놓는다. 올 3월로 예정했던 시행 시기는 유예할 것이라는데, 국가교육회의 논의 과정에서 전면 재검토 가능성도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애초 놀이중심 위주로 유아교육을 혁신하겠다는 정책에서 시작된 교육부 방침이 ‘교육 불평등을 확산시키는 방안’으로만 받아들여지게 된 현 상황은 안타깝다. 조기 영어교육이 모국어 능력 획득은 물론 아동의 사고력 발달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은 전문가뿐 아니라 우리 사회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바다. 2014년 공교육정상화법 시행에 따라 올 3월부터 초등 1·2학년 방과후학교 영어수업이 금지된 상황이라, 공교육의 일관성 측면에서도 검토할 수 있는 사안이다.


하지만 취지가 좋아도 현실에서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정책은 명분도 실효성도 얻기 어렵다. 특히 “100만원짜리 영어유치원은 두고 3만원짜리 방과후만 금지하냐”는 반발에 교육부는 제대로 답을 못 했다. 이들을 논리로만 비판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학부모들이라고 모두 ‘조기 영어교육 신화’에 사로잡혀 있다고 보는 것도 선입견이다. 그나마 교육부가 처음부터 공개적인 여론 수렴을 거치고, 비전과 철학을 갖고 반발과 우려를 설득했더라면 논란을 정면 돌파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교육부는 지난달 중순 슬그머니 시도교육청을 통해 어린이집·유치원에 방침을 알렸다. 초등 1·2학년 영어 금지도 3년의 유예를 뒀던 데 비하면 너무 안이하게 사안을 판단한 것이라 볼 수밖에 없다. 그러고 나서 정치권에서 우려가 커지자 다시 발을 빼는 모양새다.


최근 법무부 장관의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발언처럼, 조율되지 않은 정부 정책은 신뢰를 떨어뜨릴 뿐이다. 특히 교육개혁처럼 국민 관심이 높은 사안에선 부작용을 미리 예측한 뒤 정교한 시행계획을 마련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필수다. 지난해 김상곤호 출범 이래 수능 절대평가, 자사고·외고 폐지 등 이런저런 개혁안을 추진했지만, 이룬 것은 별로 없이 피로도만 커졌다는 비판을 교육부는 뼈아프게 느껴야 한다. 국민이 공교육을 향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포지티브’한 정책들을 우선적으로 펴나갈 때, 규제나 금지에 대한 필요성도 설득할 수 있다.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베이비트리
안녕하세요, 베이비트리 운영자입니다. 꾸벅~ 놀이·교육학자 + 소아과 전문의 + 한방소아과 한의사 + 한겨레 기자 + 유쾌발랄 블로거들이 똘똥 뭉친 베이비트리,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어 찾아왔습니다. 혼자서 꼭꼭 싸놓지 마세요. 괜찮은 육아정보도 좋고, 남편과의 갈등도 좋아요. 베이비트리 가족들에게 풀어놓으세요. ^^
이메일 : hanispecial@hani.co.kr       트위터 : ibabytree       페이스북 : babytree      
홈페이지 : http://babytree.hani.co.kr

최신글




  • 수포자·영포자들 감긴 눈 뜨게 할수 있을까수포자·영포자들 감긴 눈 뜨게 할수 있을까

    양선아 | 2019. 04. 26

    [뉴스AS] 정부 ‘기초학력 보장 강화’ 정책지난해 국가 수준의 학업 성취도 결과에서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늘면서 기초학력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과거 일제고사 형태로 성취도 평가를 할 때 초등학생들이 시...

  • 키는 안 크고 몸무게는 늘고 식습관은 안 좋고…학생들 건강 ‘적신호’키는 안 크고 몸무게는 늘고 식습관은 안 좋고…학생들 건강 ‘적신호’

    양선아 | 2019. 03. 28

    국내 초·중·고등학생들의 키 성장세는 주춤한 반면 몸무게는 늘어 비만율이 높아지는 ‘적신호’가 켜졌다. 중·고등학생 다섯명 중 한명은 아침 식사를 거르는가 하면, 주 1회 이상 패스트푸드를 먹는다고 답한 고등학생이 무려 80.54%에 이르는 등...

  • 1월 출생아 4년 만에 1만명 줄어…범정부 인구정책 TF 구성1월 출생아 4년 만에 1만명 줄어…범정부 인구정책 TF 구성

    베이비트리 | 2019. 03. 27

    ‘1월 인구동향’ 1월 출생아수 3만3백명 기록2015년 4만1900명 뒤 해마다 역대 최저치인구 1천명당 출생아 6.9명으로 7명대 져통계청 장래인구 특별추계 발표 예정에 이어관계부처·연구기관 ‘태스크포스’ 구성하기로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영유아 자기조절력은 부모 양육방식에 좌우영유아 자기조절력은 부모 양육방식에 좌우

    베이비트리 | 2019. 03. 25

    아이 아빠가 2~3살 아이들에게 자꾸 스마트폰을 보여줘요Q. 3살과 2살 연년생 남매를 둔 가정주부입니다. 남편과 양육관이 달라 고민입니다. 특히 스마트폰 문제로 다툴 때가 많습니다. 남편에게 아이들과 놀아주라고 하면 주로 스마트폰을 보여줍니...

  • 한유총 차기 이사장 선거, ‘이덕선의 후예’ 김동렬 단독 출마한유총 차기 이사장 선거, ‘이덕선의 후예’ 김동렬 단독 출마

    양선아 | 2019. 03. 20

    동반사퇴 제안했다가 철회하고 단독출마 ‘유아교육법 시행령 반대’ 등 강성 기조 개학연기 투쟁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한유총의 차기 이사장 선거에 ‘이덕선 현 이사장의 후예’로 꼽히는 김동렬 수석부이사장이 단독 출마하기로 했...

인기글

최신댓글

Q.아기기 눈을깜박여요

안녕하세요아기눈으로인해 상담남깁니다20일후면 8개월이 되는 아기입니다점점 나아지겠지 하고 있었는데 8개월인 지금까...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