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손의 힘 좋은 아이가 똑똑하다

김영훈 2016. 01. 06
조회수 20313 추천수 0

호문쿨루스.jpg가위질 잘하는 아이가 성취감이 높다


칼로 연필깎기, 톱으로 널빤지 자르기, 가위로 하트 모양 종이 오리기, 끈 묶기, 못 박기, 단추 끼우기, 젓가락질하기, 연필을 바르게 잡고 글씨 쓰기, 수건 짜기, 계란 깨기와 같은 손가락을 사용한 기능은 소뇌에 기억되어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도 아이들 머릿속에 기술로 남게 됩니다. 이것이 아이들의 손가락 사용을 더욱 능숙하게 해 줍니다. 손가락을 능숙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반복하여 연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힘들여서 익힌 기능일수록 쉽게 잊어버리지 않고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게 됩니다.


초등1학년 수업시간에 가위질을 많이 하는데 선을 따라 예쁘게 가위질하면 과제에 대한 성취감이 높아집니다. 평소 다양한 방향으로 선을 따라 가위질하는 연습을 시키면 도움이 됩니다. , 선을 벗어나면 큰일 날 것처럼 강박감을 심어주어서는 안됩니다. 아이가 편안한 분위기에서 가위질 놀이를 즐길 수 있게 유도하는 게 좋습니다. 학교에서는 모든 교과가 제한된 시간 안에 이루어지므로 너무 완벽하게 하기 위해 오랜 시간 가위질만 할 수는 없습니다. 시간 내에 과제를 해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영장류의 도구 사용은 학습된 것입니다. 침팬지는 공이나 돌이나 막대기를 던지지만 사람처럼 목표물에 맞추는 경우는 드뭅니다. 겁을 주기 위해서 쓸 뿐입니다. 연구에 의하면 손의 힘이 좋은 아이가 건강하고 똑똑합니다.

 

소근육운동의 뇌


뇌는 변화무쌍한 기관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자극을 주지 않으면 신경회로의 연결이 약해지고 없어집니다. 연구에 의하면 3개월 동안 적어도 하루에 1분씩 공 3개를 가지고 저글링을 연습하면서 곡예를 배우게 하면 대뇌의 두정엽 영역이 커지는데, 다시 3개월 동안 곡예연습을 중단하면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옵니다. 손에 있는 감각만도 적어도 다섯 종류가 있습니다. 무언가를 잠깐 만졌을 때 느끼는 것이 촉각이고, 지속적으로 누르거나 늘릴 때 느끼는 것이 압각입니다. 뜨거움과 차거움도 독립된 감각이며, 통증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외에 확실히 의식하기 어려운 감각으로, 운동감각이 있습니다. 근육이나 관절의 상태를 뇌로 전달해서 운동조절하는 것과 관계된 감각입니다. 촉각은 손가락이 가장 민감하고, 이어서 얼굴, 다리 순입니다. 손가락 중에서는 가운뎃손가락이 가장 민감하고, 집게손가락, 엄지손가락, 약손가락, 새끼손가락 순으로 무뎌집니다. 손가락 다음은 입술, , , 손바닥, 엄지발가락, 이마, 어깨, 위 팔 순으로 무뎌집니다. 좌우 중에서는 좌측의 일부 부위가 더 민감합니다. 압각에 가장 민감한 부위는 얼굴이고 이어서 흉부, 복부, 어깨 등입니다. 그 다음이 새끼손가락, 약손가락, 가운데손가락, 엄지손가락, 집게손가락, 어깨, 아래팔, 위팔, 손바닥 순입니다. 손과 손가락은 압각에 둔감한 편입니다.


소근육 운동감각은 소극적으로 자극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운동을 하고, 자극을 찾아서 구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적극적으로 손을 사용할 때 손을 더 잘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운동이 정밀해집니다. 또한 목표점에 집게손가락을 대는 동작을 하기 전에, 목표점을 미리 손으로 만졌다면 성공률이 높아집니다. 동작 전에 같은 운동을 한 번이라도 했다는 경험이 감각정보 처리를 순조롭게 만든 것입니다. 작은 칼로 연필을 잘 깎는 아이의 손 움직임을 보면 연필을 잡는 손과 칼을 잡는 손의 힘이 세지도 약하지도 않고 적당히 나뉘어 있습니다. 연필이나 작은 칼을 적당한 힘으로 쥐고 근육을 당깁니다. 연필로 깎는 동작은 미리 예측한데로 움직입니다. 이것은 작은 칼과 손과 몸의 수용기 신경전위가 적당하게 발생하고 피드백이 잘 작동해서, 어깨와 팔꿈치의 근육에 불필요한 힘이 들어가 자세가 굳어지는 일도 없습니다. 적당한 근육이 적당한 힘을 낼 수 있도록, 깎는 동작의 시간적, 공간적 패턴이 잘 이루어집니다. 이렇게 소근육운동은 두뇌발달에 효과적입니다. 수영이나 자전거 타기는 잊어버리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그렇지만 악기연주처럼 순서가 정해져 있는 소근육운동은 정기적인 연습이 필요합니다.


소근육운동의 발달


아이는 성장 과정에서 충분한 감각자극을 받지 않으면 정상적으로 발달할 수 없습니다. 잘 알려져 있는 것이 시각계입니다. 태어난 직후 잠시 사물을 보지 못하는 사태가 이어지면 아무리 시각계가 정상적이어도 실명해 버립니다. 사람은 생후 5, 원숭이는 1년반, 고양이는 45일 사이에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 기간을 결정적 시기라고 합니다. 이런 실명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이후에 시각자극을 받으면 시력이 약간 회복됩니다. 청각계의 결정적 시기는 3-5년입니다. 운동계에 결정적 시기가 있다는 보고는 없습니다. 뇌의 어느 부분이 손상을 입고 뉴런이 죽으면 그것과 이어져 있는 신체부분이 움직이지 않게 됩니다. 이를테면 손 운동영역이 뇌손상을 일이키면 손과 손가락이 움직이지 않고 손바닥과 손가락이 마비됩니다. 그러나 재활훈련을 하면 손과 손가락을 움직일 수 있게 됩니다.


신생아는 손을 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신생아가 손바닥을 천장을 향하게 한 상태에서 주먹을 쥐고 있을 때, 손등에 촉각과 압각의 자극을 주면 신생아는 손가락을 폅니다. 다음은 손가락을 펴고 있을 때 작은 공을 신생아에게 보이고 손바닥에 놓으면 신생아는 스스로 손을 오므리고 공을 잡습니다. 몇 번이고 주먹을 쥐는 반응을 할 수 있게 되면, 손가락을 펴고 있을 때 작은 공을 보이고 손바닥 가까이 가지고 가면 신생아는 손을 뻗어서 작은 공을 잡습니다. 이렇게 손을 뻗어서 물건을 잡을 수 있게 되는 것은, 먼저 전두엽영역이 작동하여 운동을 하는 의지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보조운동영역에 명령을 전달해서 손을 뻗어 공을 잡는 운동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것은 더 이상 반사가 아니라 반응, 즉 수의운동입니다. 생후 2개월이 지나면 자극이 없을 때도 계속해서 주먹을 쥐고 있지 않고 혼자서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합니다. 수의운동에 따른 파악행동을 가르치려면 생후 2개월 이내에 학습해야 합니다.

 

[소근육 운동의 효과를 높이는 방법]


피아니스트나 바이올린 연주자들은 하루라도 연습을 쉬면 실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하루도 쉬지 않고 연습합니다고난도의 기술을 반복적인 연습이 중요합니다소근육 운동효과를 높이는 양육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큰 힘을 낼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손재주를 늘리려면 긴장성 운동단위를 사용하는 작은 힘만을 내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큰 힘을 내는 훈련을 하면 긴장성 운동단위와 상동성 운동단위를 모두 사용하기 때문에 균형적인 훈련이 됩니다큰 힘을 낼 수 있게 되면 손의 근육도 비대해집니다손재주는 긴장성 운동 단위뿐 아니라 상동성 운동 단위와도 관계가 있으므로 양쪽 다 써야 합니다.


둘째하루에 여러 번하기보다는 매일 한 번 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한 연구에서 거울 속에 비친 그림을 보고 따라 그리는 작업을 하루에 한번씩 20일 동안 반복한 경우와 하루에 연속해서 20회 반복한 경우를 비교해보았습니다하루에 한번 씩 했을 경우 닷새 만에 하루 동안 20회 반복했을 때의 수준에 도달했습니다즉 시간을 두고 하는 것보다주 3회씩 하루에 30분 연습하는 게 더 좋다는 것입니다모아서 연습하면 같은 수준이 되기까지 30분 정도 더 많이 연습해야 합니다한꺼번에 훈련하는 것보다 지속적으로 조금씩 반복하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반복이 중요합니다.

복잡한 운동 패턴운동 지속시간이 긴 것단조롭고 의욕이 잘 생기지 않는 것은 반복해서 연습하는 것이 좋습니다다만 어느 정도 요령이 생겼거나 의욕이 생겼을 때는 모아서 연습해도 됩니다반복을 하되 쉬는 시간은 학습 효과가 내려가지 않는 한 길어도 됩니다나이가 들어서 시작하는 것보다 어릴 때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넷째새로운 일에 손을 자주 사용하세요.

아이는 모든 생활에서 손을 사용합니다전전두엽영역을 이용해서 새로운 도구나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야 합니다기계에게 맡기고 있는 단순한 반복 작업 대신 수작업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수작업을 반복하면 각각 다른 요소의 운동패턴의 학습이 유지될 뿐 아니라단순한 반복이 일정한 리듬으로 신경계를 활성화하기 때문에 정신의 안정이 유지됩니다비로소 진정한 창조적 두뇌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섯째고급운동을 익히려면 의식적인 노력과 훈련이 필요합니다.

걷기나 젓가락질 등 인간의 생존에 필요한 신경회로일 경우에는 매일 그 자극이 자연스럽게 유지되므로 의식적으로 노력하거나 따로 훈련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그러나 생존과 관련이 없는 바이올린 연주나 피겨스케이팅 같은 고급 운동 기술을 익혀야 하는 경우에는 꾸준하고도 의식적인 노력이나 훈련이 없이는 그것과 관련된 신경회로는 유지되지 못하고 사라집니다이것이 경험의존적 발달에 의식적인 숙련이 필요한 이유입니다에릭 에릭슨이 말한 10,000시간의 법칙은 꾸준하고 의식적인 숙련이 전제가 되어야 합니다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및 소아신경과 전문의. ‘부자 아빠’가 대세이던 시절, 그는 “아이 발달에 대해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 말했다. 돈 버느라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하는 아빠 보다는 ‘친구 같은 아빠’가 성공하는 아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아이의 인성은 물론 두뇌도 발달한다. 6살 이전의 아이 뇌는 부모의 양육방법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고 그는 강조한다. ‘베이비트리’ 칼럼을 통해 미취학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제대로 된 양육법을 소개할 계획이다. <아이의 공부두뇌>, <아이의 공부의욕>, <아이가 똑똑한집 아빠부터 다르다> 등의 책을 펴냈다.
이메일 : pedkyh@catholic.ac.kr       트위터 : pedkyh      

최신글




  • [3세 그림책] 책 읽기 취향을 최대한 존중하라[3세 그림책] 책 읽기 취향을 최대한 존중하라

    김영훈 | 2019. 04. 26

    두 돌만 지나도 아이마다 책을 읽는 취향이 다르다. 소재에서도, 책 문장에서도 그렇고, 구성에서도 그렇다. ‘똥’이나 ‘동물’, ‘공주’가 나오는 이야기만&n...

  • [13~24개월 그림책] 일상생활 그림책이 좋아요[13~24개월 그림책] 일상생활 그림책이 좋아요

    김영훈 | 2019. 04. 18

    주도적인 독서습관의 시작 ‘일상생활 그림책’생후 12개월이 되면 원인과 결과를 파악할 수 있고 시간개념이 뚜렷해지기 때문에 단순한 사물 그림책은 심심해한다....

  • [7~12개월 그림책] 사물그림책 고르기와 읽어주기[7~12개월 그림책] 사물그림책 고르기와 읽어주기

    김영훈 | 2019. 03. 27

    사물에 대한 이해와 어휘를 늘리는 ‘사물그림책’ 사물그림책은 동물, 사물 등의 이름과 개념을 가르쳐주는 책을 말한다. 가르쳐주려는 사물이나 동물이 주가 되어서...

  • [7~12개월 그림책] 사물 이름 알기가 기본[7~12개월 그림책] 사물 이름 알기가 기본

    | 2019. 03. 09

    사물 이름을 가르치는 것이 기본이다 하버드 대학의 수잔 캐리(Susan Carey)에 따르면 아이들은 매일 2~4개의 새로운 단어를 배운다고 말한다. 생후 24개월 이전의 아이들은 표현하지는 못하지만 아마 하루에 받아들이는 단어가 그 이상이 된다. 이 ...

  • [0-6개월 그림책 고르기] 시각발달 위한 초점 그림책[0-6개월 그림책 고르기] 시각발달 위한 초점 그림책

    김영훈 | 2019. 02. 22

    0~3개월 시각발달 환경을 제공하는 ‘초점 그림책’ 그림책이 좋다고 하지만, 아직 시각이나 청각이 별로 발달하지 않은 상태에서 20페이지도 넘는 이야기책을 보여줄 수는 없다. 아기의 발달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관심을 갖지도 않는다. 발...

인기글

최신댓글

Q.아기기 눈을깜박여요

안녕하세요아기눈으로인해 상담남깁니다20일후면 8개월이 되는 아기입니다점점 나아지겠지 하고 있었는데 8개월인 지금까...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