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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소리 나는 육아용품, 부모 걱정도 덜어줄까

양선아 2015. 09. 01
조회수 6628 추천수 0
00538819901_20150901.JPG » 8월20일 저녁 7시 서울 홍대 근처에 있는 한 전시장에서 스타트업 기업 가운데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육아용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자신들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소개하고 개발 과정을 공유하는 행사를 열었다. 홍합밸리 제공

스타트업 기업의 이색 제품들
소비자의 필요 충실히 반영
육아 경험 아이디어 바탕
세척·살균 가능한 가습기 등
생활 속 불편 개선해 관심모아
8월20일 저녁 7시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과 합정역 사이에 있는 ‘홍합밸리’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반가워할 만한 이색 행사가 열렸다. 힘든 육아를 좀더 쉽고 편하게, 또 안전하게 도와주는 서비스나 제품을 개발한 스타트업 기업들이 ‘똑똑한 육아’(smart parenting)를 주제로 한자리에 모여 자신들의 제품과 서비스, 운영 노하우를 여러 사람들과 공유하는 자리였다. 이날 행사에서 소개된 제품과 서비스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라면 관심 가질 만했고, 개발자들이 제품을 만들어내기까지의 이야기 또한 흥미로웠다. 이번 행사에서 주목받은 ‘스마트 육아용품’과 각각의 개발 과정을 소개한다.

■ 씻기 편하고 살균 가능한 가습기 


1441017512_00538819501_20150901.JPG » 씻기 편한 가습기 ‘케어팟’. 사진 머커 제공.

영유아를 키우는 부모들은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을 위해 온도와 습도에 신경을 많이 쓴다. 특히 감기가 걸렸을 땐 실내의 건조한 공기가 기침이나 코막힘을 심하게 하므로 많은 부모들은 가습기를 쓸 수밖에 없다. 그런데 가습기를 쓸 때 가장 불편한 점은 물이 닿는 곳에서 세균이나 곰팡이가 퍼지기 쉬운데 물통을 닦기 힘들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습기 살균제가 나왔으나, 가습기 살균제가 폐 손상을 불러일으키고 심지어 사용자를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많은 사람들이 충격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런 탓에 이날 행사장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제품은 살균·세척이 손쉬운 가습기 ‘케어팟’이었다.


이 제품을 개발한 김형주 머커 대표는 6살, 3살 아이를 키우는 아빠이자 치과 의사다. 그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후 가습기를 더 열심히 씻게 됐는데, 씻으면서 너무 불편해 연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치대에 다니기 전 2년 동안 대학에서 전기 공학을 공부한 경험도 있다. 2년의 연구개발 기간을 거쳐 올해 6월 특허 등록을 마쳤고 조만간 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이 제품은 물을 넣는 통 입구가 매우 넓어 냄비 닦듯 씻을 수 있다. 물통은 스테인리스 재질이라 초음파 진동부를 넣고 가스레인지 위에서 빨래 삶듯 가열해 살균도 가능하다. 가격은 아직 미정이다. 


■ 엄마·아빠 목소리로 책 읽어주는 오디오북 

동요 시디, 영어 시디, 각종 그림책 시디 등 아이를 키우는 집에는 시디가 넘쳐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기계음보다는 엄마·아빠가 직접 책을 읽어주고 아이와 교감하는 것이 더 좋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다 보면 힘들 때가 있다. 책 몇 권 읽다 보면 목이 아프기 십상이고, 아이들은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기 좋아해 부모로서는 지루할 때도 있다. 또 맞벌이를 하는 부모들은 평일에 책 읽어주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다양한 애로 사항을 해소해주는 제품이 엄마·아빠 목소리로 녹음해 책을 읽어주는 오디오북 ‘담뿍’이다. 읽고 싶은 책에 스티커를 붙이고, 오디오북에 있는 버튼을 간단히 눌러 책을 읽으면 바로 엄마·아빠 목소리로 녹음이 된다. 책을 읽고 싶을 때마다 스티커를 본체 기계에 가져다 대면 녹음된 목소리로 책을 읽어준다.


00538880401_20150901.JPG » 책 읽어주는 오디오북 ‘담뿍’. 사진 알로하아이디어스 제공.

이 제품을 개발한 김지영 알로하아이디어스 대표는 2011년 웅진 씽크빅에서 ‘웅진 스토리빔’ 개발을 이끈 주인공이다. 빔프로젝트로 보는 영상책인 ‘스토리빔’을 처음 개발한다고 했을 때 회사에서는 반대가 심했다. 종이책이 안 팔릴 것이고 초기 개발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이유에서였다. 반대에도 불구하고 제품을 개발했는데 400억원대에 달하는 매출을 달성했다.

대학생 아들을 둔 김 대표는 자신의 육아 경험과 주변 부모들의 고민에 귀기울인 것이 제품 개발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김 대표는 “부모들은 디지털에 의존하는 것보다 종이의 감촉, 낭독과 같은 따뜻한 감성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폰으로 엄마·아빠의 목소리를 녹음해서 책을 읽어주는 앱이 있지만 디지털 기기와의 접촉을 멀리한다는 점에서 제품의 장점을 부각했다. 김 대표는 이 제품을 만들기 위해 아예 퇴사해 사회적 기업을 만들었는데, 다문화가정이나 장애우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는 “갈수록 교과 과정이 스토리텔링 위주라 책읽기는 더 중요해지는데, 다문화가정의 부모들은 한글 습득 능력이 떨어져 아이에게 책을 많이 읽어주지 못한다”며 “목소리 기부를 통해 다문화가정 아이들에게도 한글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제품의 소비자가는 13만9천원이며,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 가능하다.


■ 화학물질 없는 쌀로 만든 점토 


00538819701_20150901.JPG » 쌀로 만든 점토 ‘키즈가오’. 사진 잼패밀리 제공.


영유아를 키우는 부모들은 화학물질에 민감하다.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들에게 화학물질들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 모르기 때문에 부모들은 천연제품을 선호한다. 아이들이 손으로 주물럭주물럭하면서 소근육 운동을 할 수 있는 점토(클레이)에도 부모들의 이러한 요구를 반영한 제품이 개발됐다. 화학물질을 첨가하지 않고 쌀로 만든 점토 ‘키즈가오’가 그 제품이다.

점토.jpg » '키즈가오' 점토로 만든 작품. 사진 잼패밀리 제공.


이 제품을 개발한 유용호 잼패밀리 대표는 특이하게도 대학교 휴학생이다. 그는 조카가 점토를 가지고 놀다 발진이 생긴 일을 계기로 화학 성분이 없는 점토 개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어학연수를 간 미국에서 오가닉 시장이 엄청 활발하게 형성되고 있다는 사실도 자극이 됐다. 식품공학과 교수에게 자문을 받아 쌀, 소금, 글루텐, 글리세린과 식용색소를 넣어 안전한 점토 만들기 실험에 나섰다. 1천번의 실험 끝에 상품 출시가 가능한 ‘레시피’를 발견했다. 이 제품은 화학 성분이 포함되지 않아 다른 점토처럼 재사용이 불가능해 일회용 제품이다. 색도 빨강, 노랑, 파랑 3색뿐이다. 경구경피 피부자극 테스트에도 합격했다. 두달 전 제품을 출시해 온라인을 통해 팔고 있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다. 유 대표는 “이 제품은 식품에 가깝다 보니 현재 유통기간이 3개월로 짧고 자칫하면 곰팡이가 생길 수 있다”며 “무균 시설을 갖춰 유통 기간을 1년으로 늘려 중국, 말레이시아, 오스트레일리아 등지로 수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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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아 한겨레신문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썼으며 현재는 한겨레 사회정책팀에서 교육부 출입을 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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