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첫사랑에게

조회수 3727 추천수 0 2014.06.21 23:13:15

아이들 키우다 반성할 일이 있으면 저는 편지를 쓰거나 반성문을 쓰는데요...ㅎ

공모전 소식을 듣고 예전에 써 놓았던 편지들을 찾아 읽어보았네요.

이 편지는 3년전 큰 아이가 다섯살 때 써 놓은 것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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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첫사랑 가온아,

가온이는 “엄마는 동생만 예뻐해.”라고 볼멘소리를 가끔 하지만,

너는 나의 첫사랑이자 영원한 엄마의 사랑이란다.

나에게 처음 "엄마"라는 이름을 불러 준 예쁜 내 딸.

까만 눈동자로 소리 없이 "사랑해요."라고 말해 주는 예쁜 내 딸.

엄마에게 든든한 힘을 주는 예쁜 내 딸.

우리 큰 딸 가온이.

 

엄마에게 있어서 올 한해는 힘든 일이 많았지.

그 중 하나가 급성 녹내장으로 힘든 시술을 받았을 때야.

그 때 치료 받아서 벌겋게 된 눈으로

"가온아 엄마 눈 어때?"라고 엄마가 물어보면

가만히 엄마 눈을 바라보다가,

"음…….괜찮은 것 같애."라고 거짓말 해주었지.

엄마가 "가온아 거짓말 하면 안돼. 정말 괜찮아?"라고 하자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이렇게 이야기했지.

"엄마, 지금 눈이 조금 안좋아. 그건 엄마가 화를 내서 그렇게 된 거야.

그러니까 아침에 일어나서 세수를 하고 친구를 만나.

그리고 커피를 마시면서 얘기를 해. 그러면 눈이 다 나을 거야."

시원한 처방을 내려준 다섯 살 의사선생님덕에 엄마는 정말 눈이 다 낫는 것 같았어.

그 말 한마디가 거친 소나기 뒤에 내리는 무지개 같았단다.

또, 생각지도 않았던 두 번재 동생 소식을 알고 엄마는 무척이나 걱정을 많이 했지.

‘치료중에 생긴 아기라 건강할까?’

‘세 명의 아이들을 잘 보살필 수 있을까?’

하지만, 누구보다 기뻐해주는 가온이덕에 또 엄마는 힘을 얻었단다.

"엄마, 우리 그럼 다섯가족 되는 거지? 얏호! 신난다! 그럼 지아는 내가 볼 테니까 아가는 엄마가 봐!"

라는 의젓한 모습에 걱정이 눈 녹듯 사라졌단다. 지금도 두 번째 동생을 손꼽아 기다리는 너의 모습에 이제는 엄마도 기쁜 기다림만 남았지.

 

우리 딸, 우리 큰 딸!

가온이가 엄마에게 해준 별처럼 예쁜 말과 행동 모두 꼽을 수 없고, 적을 수는 없지만 엄마는 늘 기억하고 생각하고 있단다.

가온이는 정말 엄마에게 힘을 주는 아이라고, 기쁨을 주는 아이라고…….

그런데 요즘 가끔 어린 동생에게 눈과 손이 가면 "엄마는 지아만 좋아해!"라고 말할 때

엄마는 정말 속상하고 또 미안하구나.

지아가 아직 어리니까 엄마가 조금 더 돌봐주는 것인데, 우리 가온이가 그리 상처를 받는 것을 보면 가온이에게 한없이 엄마가 미안하단다.

 

그래도 가온아, 이것만은 기억해줄래?

엄마의 품에 처음 안긴 것도 너

엄마의 젖을 힘차게 처음 빨았던 것도 너

엄마에게 큰 사랑을 처음 가르쳐 줬던 것도 너

엄마에게는 우리 가온이가 첫사랑이라는 것을.

 

이제 가온이가 크면 엄마보다 친구를 좋아하고,

엄마보다 더 좋아하는 사람도 생길 때가 있겠지?

그렇지만, 엄마는 서운해 하지 않을 거야.

이미 가온이는 엄마에게 아주 많은 사랑을 이야기 해주고 보여주었으니까.

그 많은 추억을 만들어 주었으니까. 그것만으로도 엄마는 고맙고, 행복해.

엄마 딸로 태어나줘서 정말 고마워 가온아.

엄마는 너에게 “무지개”라는 노랫 속 사람같이 너를 지켜주고, 응원해 줄게.

사랑해… 사랑해… 가온아!

 

엄마가.

무지개

-산울림-

왜 울고 있니 너는

이 아름다운 세상에서

왜 웅크리고 있니

이 풍요로운 세상에서

너를 위로하던 수 많은 말들

모두 소용이 없었지

어둠 속에서도 일어서야만 해

모두 요구만 했었지...

네가 기쁠 땐 날 잊어도 좋아

즐거울 땐 방해할 필요가 없지

네가 슬플 땐 나를 찾아와 줘

너를 감싸 안고 같이 울어줄게

네가 친구와 같이 있을 때면

구경꾼처럼 휘파람을 불께

모두 떠나고 외로워지면은

너의 길동무가 되어 걸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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