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머금고 웃는 아이에게
하늘을 머금고 웃는 아이, 아율이에게
행복한 순간의 시처럼
다가온 우리의 아이
아율아
목도 가누지 못하고 멀뚱멀뚱 하늘만
쳐다보던 너였는데,
벌써 한글을 공부하고,
동생을 챙기는 모습을 보니
시간이 참 빠르구나.
벌써 5살이라는 나이로 훌쩍 커버린 너를 보며
아무 탈 없이 자란 준 것에
늘 고마움을 느낀단다.
그리고 마음 한 켠엔
여물지 않은 부모의 자격으로
너란 큰 축복의 무게를 능숙하게 감당했는지
늘 걱정이 남아 있구나.
생각해보면 매일같이
너의 뒤를 쫓아다니며 행여나 다칠까
'안돼'라는 말로 모든 호기심을 막아서고,
새벽 잠투정에 칭얼거릴때면
안아주기보다 단호한 맴매로 다스리려 했던 아빠였구나.
이렇게 육아에 많이 서툴렀던 아빠였지만,
집에 들어서면 '아빠!'라고 제일 크게 먼저
불러주며 안기는 너를 볼때면
하늘을 한 움큼 안고 있는 것처럼
마음이 따듯해진단다.
엄마 아빠의 숨결을 고스란히 닮은 아이,
아율아
아빠는 우리 첫째 아들, 아율이 너에게
어떤 노래와 어떤 이야기를
해줄까하고 하루에도 수십번 생각한단다.
아빠가 아율이에게 항상 제일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아빠가 아율이를 얼마나 사랑하고
아빠에게 있어 아율이 너란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해서란다.
아율이도 아율이 너의 삶을 통해
느끼겠지만,
언젠가 그런 순간이 꼭 있단다.
그냥 쳐다보고만 있어도 가슴이 울리고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언어로도
표현할 수 없는 그런 순간,
가슴 깊숙 뜨거움을 만나는 그런 순간이 꼭 있단다.
아빠는 네 엄마를 통해 그런 순간을 처음으로 느꼈고,
우리 아율이를 통해서 다시 한번 느꼈단다.
6월의 첫 여름을 간직한 나의 아이
아율아
너의 이름은 맑고 밝게 빛나라라는 한자 뜻보다는
순 우리말인 서로 아우르라는 뜻이 더 크단다.
아빠의 소소한 소망이라면 아율이가
모든 사람을 온전히 사랑하고
사람속에서 더욱 빛나는 아율이가 되었으면 좋겠구나.
아빠는 너의 그 맑은 눈동자를 통해
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깨닫고
너의 고운 숨결을 통해
내 삶의 숨결이 살아있음을 느끼고
너의 웃음소리를 통해
내 심장이 뛰는 걸 느낀단다.
하늘을 한 가득
머금고 웃는 아기 천사
아율아
조용하고 강렬했던
너의 첫 울음을 떠올리며
다섯 번째 생일의 작은 포옹과 키스를 보낸다.
언제나 너의 뒤에서
세상을 나누어 껴안아줄
아빠가 늘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하며
2014. 06.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