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우리 아들.

조회수 3243 추천수 0 2014.06.27 08:55:00

성호야

어젯밤 엄마는 우리 아들을 재워놓고 한참을 옆에서 쳐다보았어.

우리 아들, 항상 손잡고 다닐 때는 몰랐는데 누워 있는 모습을 보니 부쩍 커버린 것 같아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서 눈을 뗄 수가 없었어.

통통하던 모습은 어디로 가버리고 삐쩍 마른 모습이 안쓰럽다가도 이제는 품에 안기도 벅찬 여섯 살 사내아이의 모습이 대견하기도 했지.

엄마, 아빠는 정말 그 누구보다 성호를 아끼고 사랑해. 엄마 뱃속에서 처음으로 꼼지락거리는 너의 모습을 본 그 때를 엄마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단다. 그날의 흥분과 감동을 엄마는 널 키우는 동안 내내 잊지 않으려 해. 그래서 좋은 엄마가 되려고 하루에도 몇 번씩 다짐하고 또 다짐하곤 해.

그런데 마음대로 잘 안 될 때가 많아서 성호도 속상하고 엄마도 속상할 때가 요즘 많지?

성호는 유치원 갔다 와서 놀이터에서 실컷 놀고 싶은데 엄마는 밥 먹으러 가야 한다며 어르고 달래다가 결국엔 큰소리 치고 화를 내고동생 소민이와 다툴 때에도 성호 마음을 이해해 주기보다는 소민이 편을 들며 성호에게 야단칠 때가 더 많은 것 같아. 안 그래야지 하면서도, 돌아서면 마음이 아파 엄마도 참 속상한데도 마음처럼 잘 안되고 엄마가 힘들고 피곤하니까 성호에게 많이 짜증을 내나 봐.

그래도 가끔씩 성호가 엄마 마음을 풀어주고, 위로해 줄 때에는 엄마는 정말 감동이란다. 어제도 우리 성호가 엄마 생일이라며 선물을 세 개나 줬지? 얼굴에 뽀뽀도 해 주고, 갑자기 방에 들어가서는 한동안 안 나오더니 색종이로 꽃도 접어주고, 목걸이도 만들어 주고. 우리 성호의 마음속에 엄마가 사랑스러운 엄마로 기억되고 있는 것 같아 엄마는 참 기분이 좋았어.

성호야

엄마는 우리 아들 정말로 많이 사랑해

비록 여러 가지로 부족한 엄마이지만, 좀 더 노력하고 공부하는 엄마가 되도록 할게

우리 성호도 지금처럼만 건강하게 활기차게 잘 자라주면 엄마는 더 욕심내지 않을거야. 사랑해, 우리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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