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보다 눈부신 개구쟁이 우리 아들 건우에게..

건우야 안녕 ^^

요즘 아침마다 학교에 갈때 얼굴을 마주하고 나누는
달콤한 충전의 포옹 인사가 요즘처럼 행복한적이 또있을까 싶구나.


몇달전 아침만 해도,
사소한 작은 일들을 핑계삼아 갑자기 짜증내고,
그러다 한번 시작된 어깃장은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고 점점 심해지곤 했었지?


기어코 두눈 가득 눈물을 담고 나름 참아보려고 씩씩 숨을 고르며
잔뜩 움츠린채  바닥만 바라보며 땅바닥을 툭툭 차 듯
뒤돌아 걸어가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속에 밀려오는 뜨거운 서글픔과 안타까움에 하루종일 마음이 무거웠단다.

 


결혼 5년만에 어렵게 찾아온 건우 너를 뱃속에 담고
열달을 함께 기다리는  동안 했던 모든 약속들.


아주 많이 사랑해줄께.
건강하고 씩씩하고 지혜롭게만 자라주렴.
엄마라는 이름을 선물해준 고마운 너에게 그렇게 약속하며 우리 마주 했었는데..
그리고 사랑으로 무럭무럭 열심히 잘 키우고 보살폈다고 생각했는데..

 

책 열심히 읽어주고, 함께 즐겁게 잘 놀아주는것이 육아의 모든것이라 믿던때가 있었단다.

그러면 어떤 방법으로 훈육하던지 그건 아무 상관없다고 생각했었나봐.

 

그러나 그것이 얼마나 얕은 생각이었는지 이제서야 깨닫고 있구나.
그건 엄마가 엄마스스로의 잘못된 방법을 위안삼는 핑계였던 거야.
이기적인 욕심이었던 거지.
   

네가 태어나고 불과 8년만에 모든것을 보상해달라는 듯..
이 철없는 엄마는 네 스스로 모든걸 헤쳐나가길 기대했었나봐.
이 엄마의 못된 이기심을 용서해다오.


동생이 태어나면서 부터 갑자기 혼나는 일들도 많아졌고,
하지말아야 하거나,해야할 것들도 너의 의지와 상관없이 너무 많이 생겨버렸었지.

동생을 위해서 양보나 베려라는것도 당연한듯 반 강제로 강요받기도 하고,
학교가서 생활도 열심히 하고 친구들과도 당연히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는
암묵적인 책임들을 너에게 지워놓고서는

그것들로 부딪히고 힘들어하는 너를 바라보며 엄마는 부족한 아들이라 생각하며
스스로 책망하고 속상해 했었으니...


 

그러면서 작은 행동들에도, 안돼, 하지마 라는 이야기를 들어야했고
그러면서 1학년에서 2학년으로 계속 자라야 했어...
마음한켠에 상채기를 혼자 참으며 말이지...


지금 생각하니.. 참 왜 그런 표현에 익숙해졌던걸까..
하지말라고 말하는 것은, 어른들도 싫어하는 표현들이었는데 말이야.

하지말라는 표현만 했을까? 아마 기억해낸다며 더 모진 말들이 참 많았을거야.. 그렇치??

모진 말, 모진 표현들로 상처주고.
그러면서도 안아주고 다독여 주면 나아질거라고

그렇게 쉽게 아이의 상처는 치유될거라고 엄마는 너무 가볍게 생각했었나봐..


제대로 된 표현에 익숙해져 살아오지 못한 엄마가 저지른 가장 큰 잘못이었던것 같아.

하지마.안돼.왜그랬어...를 입에 달고 살면서...
너의 상처는 곪아가는것도 모르고 왜 이렇게 엄마를 힘들게 하는거야 라고만 생각했으니...

 

그래서 한동안 우린 서로 너무 많이 힘들었어..

 

그렇게 힘든 네가 점점 더 관심받고 싶다고 어리광스럽게 다가오는 너를
스스로 해야한다며 더 밀어내고, 갑자기 모든것을 너의 책임으로 돌리며
잘 보듬어주지 못했던 그 순간들이 너에겐 상처로 남아

엄마를 마주 할 적마다 "엄마는 날 싫어해"라는 이야기를 달고 살았었는데...

 

그렇게 조금씩.. 엄마 저를 도와주세요 라는 신호를 보내주었는데도 엄마는 몰랐어.
아니 그때 엄마는 못들은척하거나, 외면했던것 같아.
그래야 네가 스스로 더 강해질 거라 믿었나봐.


그러면서 너는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조금씩 더 뾰족하고 모나게 굴어 많이 혼나고 반성해야 했지.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너의 이야기에 귀기울여주는 사람없이
잘못된 행동들이라며 시시콜콜 작은 문제에도 나무라고 반성하라 하니
조금씩 주눅들어가는 너의 거친 표정과 행동들이 더욱 밉게만 느껴져었단다.


그런데 알게되었어.
우리 아들 입장에서 생각해보지 못한 이 철없는 엄마는
엄마가 힘들었던 것 보다 제일 힘들고 마음아프고 슬펐던건 바로 너였다는걸.


혼자 얼마나 외롭고 속상했을까.

얼마나 많이 힘들었니..
너의 마음속의 빨간 불덩이를 따뜻한 온기로 만들지 못하고
일곱살.. 여덟살의 너에게 철들기만을 기대하며
너무 뜨겁게 만들어 버린  엄마도 선생님도..모두 잘못했어..너무 미안해..

 

그러면서, 우리가 얼마나 서로가 원하지 않는 방법으로
사랑을 이야기하고 표현했었는지 깨달았고,
그 순간 엄마는 눈물조차 부끄러움으로 흘릴수 없어 입술을 깨물수 밖에 없었어.

제일 힘들고 외로웠을 너에게 엄마가 해준거라곤,
왜그랬어.. 그렇게 행동해야만 했어?
나눠주면 안돼? 양보도 해야지..형인데...
라며 모두 네 마음에 상처주는 말들만 하나 가득이었구나.
네 편이 되어 너의 입장이 되어 너의 마음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았으니..


 
조금 모나고 뾰족하게 굴긴했지만, 어떤식으로든
네 마음에 상처가 나서 아팠다는걸 엄마에게 표현해 줘서 너무 고마워.

엄마가 너무 늦게 깨달았구나.

만약 몰랐다면 엄마는 언제나 엄마의 방법이 옳다고 믿으며 그렇게 지냈을거야.

이렇게 너로 인해서 오히려 엄마가 더 마음을 치유하고 상처를 보듬으면서
너를 안아줄 수 있게 되었다는것..그게 너무 기쁘고 감사하단다.

이젠 너의 마음을 읽어줄 수 있을것 같아.


엄마도 여리고 철이 없으면서
너에게 철들어서 스스로 하는 사람이 되라고 했으니 얼마나 말도 안되는 이야기였었는지..


요즘 아침에 너를 깨울때 일부러 눈을 감고
더 장난을 쳐주길 기대하는 너의 작은 응석을 보노라면
이제 엄마는 그것을  너의 작은 '용서의 마음'이라고 읽고 싶구나.


격려해주고 위로해주지 못했던 그 시간 속에서
가장 힘들고 상처받았을 너에게 더 안아주고 보듬어주지 못해 정말 미안해..

우리 아들이 원하는 사랑은 그저 안아주고, 볼을 마주하며 웃어주는것이었는데
엄마는 그걸 이제사 깨닫는구나.

먼길을 돌아 눈물과 상처로 얼룩진 너의 마음을 이제서야 바라볼 수 있게 되었어.


사랑은 상대가 원하는것을 주는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엄마가 주는것이 사랑이야..왜 그마음을 모르니라고
야속해하며 섭섭함 만을 이야기하고
너의 마음을 응석이라 밀어내던 엄마의 이기심을 용서해 주겠니?


이젠 우리 아들 덕분에 엄마는 오래동안 묵혀있던 엄마의 그림자를 마주하고 다독이는 중이야.


엄마의 부족함을 네게 의지한채
네가 스스로 잘 헤쳐나가기만을 바랬으니 우리 아들 얼마나 힘들었을까?


어디선가 보았던 글귀가 생각나는구나.

가장 부족한 자식이 나를 치유하고 성장시켜 줄거라고..
그 아이를 끊임없이 믿어주고 다독여 주는것이 사랑이라고,
그 아이에게 가장 감사하게 될 거 라던 그 말.. 


이제 엄마는 조금씩 너의 등뒤에서 바른길로 가기만을 기대하고 바라던 모습에서 벗어나와
우리 아들을 마주보기 위해 조금씩 다가가고 있어.


그때도 반달눈. 눈보조개를 날리며 엄마에게 달려와 힘껏 안아주겠니??

우리 그렇게 또 힘차게 안아보자.

엄마의 마음을 찾아줘서 고맙다  건우야

 

언제나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사랑한다 우리 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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