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 하나에게
아침에 하나에게 편지를 쓰고 출근했는데, 지금 이렇게 또 쓰고 있네.
오늘은 좀 특별한 날이 되겠구나. 그러고 보니 엄마가 아침 일찍 회사를 가면서
하나 머리맡에 편지를 놓고 다닌 지도 벌써 1년 하고도 두 달쯤 되었네.
아침에 우리 딸이 잠에서 깨어 환하게 웃는 모습도 못 보고 출근을 해서
마음 한켠이 짠하지만, 엄마가 알공달공 쓴 편지를 하나가 기쁘게 읽는
모습을 상상하며 하루를 씩씩하게 열고 있단다.
어제 하나가 색칠한 만다라 그림이 너무 예쁘다고 칭찬했더니 상장을 달라고 했었지?
아침에 엄마가 상장 만들어 책상에 둔 거 잘 받았겠지?
초등학생이 되어 벌써 1학년 1학기도 얼마 남지 않았네.
오늘도 수업 끝나고 친구들과 함께 집에 와서 놀았다고?
외할머니랑 네 살까지 함께 지내면서 어린이집도 안 가다
다섯 살 때 유치원 다니기 시작하면서 하나가 많이많이 놀랬던 거 지금도 기억나는구나.
수줍음도 많아 밖에서 말도 잘 못하고 동작도 얼어서 지켜보는 엄마가
정말 늘 애타했었지. 엄마가 함께 하지 못해서 우리 하나가 고생하는구나 싶어서.
형편상 일을 놓을 수는 없어 엄마아빠는 평일에는 칼같이 일찍 퇴근해
하나와 함께하고, 주말에도 셋이 열심히 세상 속으로 뛰어들었지.
그렇게 하나는 엄마아빠의 믿음을 먹고 무럭무럭 밝아지기 시작했어.
그때 엄마는 반성했단다. 그동안 하나의 그 맑은 눈망울을 찬찬히 들여다봐주지 않았구나 하는…….
요즘은 저 멀리서 바라봐도 예전보다 반짝반짝 하나 눈에서 더 빛이 난단다.^^
세상을 바라보는 하나의 자신감이 마구 느껴진달까!
그 자신감과 믿음을 엄마아빠가 앞으로도 소중히 지켜줄게.
내일은 또 하나에게 어떤 내용을 담은 편지를 쓸까 행복한 고민중이야.
자칫 잔소리가 될 수도 있을 엄마의 이야기가 글로 변신하니 제법 멋진 속삭임이 되더구나.
앞으로도 엄마 편지 계속 읽어줄 거지?
사랑해. 우리 딸!
귀여운 엄마가
(하나가 늘 이 표현이 재밌다고 했지? 엄마는 하나도 안 귀엽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