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준아 너는 지금 달콤한 낮잠에 빠져있단다. 네가 태어난지 벌써 170일이 되었구나.
100일의 기적만 기다리며 보낸 시간이 무색 할 만큼 지금은 네가 커가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구나.
엄마 뱃속에선 봉봉이라 불렸는데 기억나니? 그 때 엄마가 배에 손 올리고 민준이한테 이야기 많이 했지?
임신 20주부터 태아가 너무 내려와 있어서 조산 위험이 있으니 조심하라고 누워만 있으라는 의사선생님 말에
엄마는 정말 하루하루가 길고 걱정이 많았어. 우리 아가가 하루라도 더 엄마 뱃속에서 안전하게 지내다가 나오길
바랬거든. 회사에서 퇴근하고 오면 최대한 누워만 있었고, 걸어다니거나 집에서 누워있을 때도 배에 손을 올리고
민준이에게(그땐 봉봉이 였지^^) 봉봉아 우린 2014년도에 만나는거야. 엄마 힘낼테니까 우리 아가 봉봉이도 힘내자!
라고 기도를 하듯 말을 했어.
이런 엄마의 목소리를 들은 것일까. 신기하게도 계속 내려오고 있던 민준이는 위험하지 않을 정도에서 멈춰서
무사히 2013년을 넘기고 2014년 1월 8일! 39주 5일 만에 태어났단다.
얼마나 감사하던지 정말 기뻤어. 태아가 작으니 조심하라고 했는데 예상과 달리 민준이는 3.28kg의 건강한 모습으로
태어났어. 우리 아가 잘 버텨줘서 고맙다고 얘기해주고 싶었는데 자꾸 눈물이 나고 목이 매어서 말을 못했어.
너의 울음소리, 처음 안았을 때 그 촉감.. 그 날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 감사하고 감격스런 그 날..
그렇게 병원과 조리원 생활을 마치고 엄마 혼자 너를 키우다보니 처음 겪는 일들이 많았어.
왕초보인 엄마와 세상에 나와 적응하느라 애쓰는 너. 좁은 자궁 안에 있다가 세상에 나오니 무섭기도 했겠지?
2시간마다 울고, 새벽엔 내내 잠도 안자고 우는 널 돌보다보니 체력이 다해 지쳤단다. 그렇게 고맙고 감사하다던
내가 체력이 떨어지니 너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있더구나. 기저귀 갈아주려고 했다가 옆에서 졸기도 하고
힘들다는 생각도 많이 들고, 혼자 울기도 했어.
조건없이 우리에게로 와준 민준인데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눈물이 난다.
우리 아가, 너를 생각하면 왜이리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어.
미안한 마음, 감사한 마음 여러가지의 마음이 드는 것 같아.
지금은 밤에 잠도 잘자고 이유식도 잘 먹는단다. 방긋방긋 잘 웃는 사랑스런 아가야.
보고 있어도 보고 싶다는 유행가 가사를 너로 인해 이해하게 되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이라는 말, 대신 아파주고 싶다는 말, 너로 인해 마음 속 깊이 와닿았다.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보고 싶고, 밤에 재우고 나와서 거실에 있는 엄마는 네가 그리워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보며 웃는단다.
넌 언제나 그대로 사랑스러운 아가인데 엄마도 처음 그대로 너를 사랑할께.
운동도 열심히 해서 너와 즐겁게 놀고 어떤 일이 있어도 끝까지 지켜줄께.
앞으로도 초보 엄마가 능숙한 엄마로 성장해가는 모습 잘 지켜봐줘.
우리 민준이 세상에서 제일 최고로 사랑해. 엄마, 아빠에게 와줘서 정말 고마워.
우리 집 보물 1호 김민준! 아낌없이 사랑하며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