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채슬이 그리고 루민이


엄마가 가장 마음이 아펐던 날은 동생이 엄마 눈을 피해 누나를 자꾸 때리고, 결국 누나가 눈물을 떠뜨리며 동생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하던 날이야.


그래, 엄마는 우리집 큰 딸 채슬이에게 항상 미안해. 너 하나 온전히 보기도 어렵던 시절 이미 동생이 태어나버려서.


돌잔치때는 입덧한다고 먹지도 못하고, 한창 글씨 익히기에 재미들려 책읽어달라고 책들고 오면 엄마는 막달 동생의 거친 태동에 잠을 설친 탓에 꾸벅 꾸벅 졸기만 하고.


인생의 황금기인 첫 2년을 동생을 맞이하느라 지쳐버렸는지 유난히 양보를 잘하고 또래보다 철이 들어있는 너를 보면 엄마가 정말 미안해.


얼마전 그랬지. 엄마, 아빠를 챙기는건 하나도 힘들지 않은데 동생을 챙기는건 너무 힘들다고.

네가 힘들었다니 그냥 많이 미안해.

어떻게 하면 너에게 누나라는 부담감을 주지 않을까? 아직도 엄마는 답을 찾아가는 중이야.


그리고 우리 둘째, 영원한 엄마의 막내야

어디에 내놓아도 당차고 야무진 성격때문에 네가 이제 겨우 세상에 태어난지 4년 밖에 안되었다는 것을 가끔 잊어서 미안해.


네가 태어났을 때 엄마는 여전히 어린 누나가 있었고 우리 둘째는 엄마가 시간을 쪼개서 돌보와야 했어.

연년생을 키우느라 얼마나 힘드냐는 말이 엄마에겐 참 좋은 핑계가 되었지.

그러다 보니 우리 둘째는 엄마없이도 뭐든지 잘 할 것 같고 씩씩할 것 같고 네가 아직 어리고 약한 모습도 있다는 걸 잊을 때가 있어.

그래서 가끔 네가 아기처럼 손을 빨거나 철없는 행동을 하면 유난스레 야단을 치곤 해.

그리고 누나보다 더 잘하고 싶은게 많은데 그렇게 못해 너무나 속상한 너를 충분히 안아주지 못해 미안해.


그리고 우리 두 아이들, 할머니를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게 해주어 고마워.


엄마는 처음에는 첫째가 태어나고 하루하루 아기를 키우는 일이 너무나 즐거웠어.

남들은 신생아 키우기가 힘들다는데 잘 자고 잘 먹고 잘 웃는 엄마가 항상 꿈꿔오던 아기가 찾아온거야.

그리고 모두들 입모와 말했지, 엄마와 너무나 닮은 딸이라고.

그 아기가 엄마가 잘나서 나에게 와준 줄 알았어.


그런데 한 편으로는 외할머니에 대한 섭섭함도 커지더라.

나도 어렸을 때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웠을텐데 왜 나를 사랑만으로 대하지 못했었냐고 묻고 싶은 마음에 눈물도 많이 흘렸어.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 두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이 모습이 나의 엄마, 너희들의 외할머니가 가진 진실한 마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


조건없는 모든 것을 주는 사랑을 베푸는 외할머니가 나의 엄마라는게 자랑스러웠어.

나에게 너희들이 없었다면 엄마는 평생 외할머니가 품고있는 사랑스러운 본성을 깨닫지 못했을거야.


그래서 너무나 고마워 나의 아이들.

그리고 사랑해.

엄마에게 진실한 사랑을 알려주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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