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엄마! 머리 좀 말려줘요"
오늘도 하루 일과를 끝내놓고, 밤 10시가 다 되어갈 시간에 샤워를 하고,
머리를 말려 달라며 너는 나를 불렀지
늦은 밤 젖은 머리로 침대에 눕게 할 수는 없으니,
엄마는 또 열심히 유정이의 머리를 말려주러간다.
드라이로 한참을 말려도 쉽게 건조되지 않는 유정이의 머리는 유난히 숱 많고, 길기까지 하지.
어떤 날은 머리 말리는 일도 쉽지가 않아, 피곤하고 일찍 자리에 눕고 싶은 날은
모른 척 하고도 싶고, 좀 일찍 씻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어.
그래도 엄마는 유정이의 머리를 말리며, 유정이와 함께 소통 할 수 있고,
엄마가 해 줄 것이 있다는 것이 기뻐.
작년까지만 해도 가끔 안아달라며, 사랑받고 싶다고 하던 네가 6학년이 되면서
사춘기의 증상인지, 스킨십을 싫어하고, 유치하게 생각했지.
사랑받고 싶다며, 달려들때 왠지 커져버린 몸에 엄마는 귀찮은듯 억지로 안아주는 듯 했었는데,
그때 왜 좀 더 꼭 안아주지 못했을까? 후회했단다.
초등학교 저학년때는 아침이면 학교에 가기 힘들어 엄마에게 투정을 부리는
유정이를 엄마는 많이 혼내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했어.
언제가 한번는 유정이가 아침에 유난히 짜증을 많이 내서 엄마가 크게 화를 내고
억지로 쫓아내듯 학교에 보낸 적이 있었어.
그때 엄마는 창밖으로 유정이가 쓸쓸히 걸어가는 것을 보고, 가슴이 많아 아팠단다.
그리고 학교까지 들어가는 뒷 모습을 보고, 또 보았지.
그날 학교가 끝나고 헐레벌떡 뛰어 왔는지 유정이는 숨찬 목소리로 현관문을 열자마자
다급하게 엄마를 불러서는
"엄마! 내가 하루종일 엄마 생각하며, 가슴이 얼마나 두근두근 했는지 알아?"
"아침에 짜증내서 미안해!"했단다.
이 말에 엄마는 유정이도 내내 마음이 쓰이고, 아팠겠구나 생각하니 마음이 짠했단다.
그때 엄마는 깨달았어, 그래! 유정아 엄마한테 혼나고, 화나는 일이 있어도
언제나 엄마 품으로 되돌아오렴.
두 팔을 크게 벌리고 언제나 그 자리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을께
네가 점점 자라 갈등과 고민의 청춘을 보내고,
어른이 되어서도 언제나 기대고 싶고,
위로 받고 싶을 땐 엄마 품에 안기렴.
더 많이 사랑해 주지 못해 미안해
더 많이 안아주지 못해 미안해
지금 이 순간부터라도 너를 더 많이 이해할께
너를 지금 이 모습 이대로 가슴으로 품어줄께
엄마, 그리고 아빠는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한단다.
언제까지나 너의 편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