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동에 위치한 짚풀생활사 박물관

혜화동에 위치한 짚풀생활사박물관

짚과 풀은 인류 기원과 함께한 가장 오래되고 보편화된 재료이다. 특별한 연장 없이도 짚과 풀로 집을 지었고 옷과 농기구를 만들었으며 물건을 묶고 나를 수 있었다. 그래서 도구를 만드는 기술이 발달한 이후에도 대부분의 사람은 선사시대처럼 짚과 풀로 생활에 필요한 여러 용품을 만들었다. 이렇듯 짚풀은 과거 우리 조상들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했던 자연이 준 가장 고마운 선물로, 이러한 짚풀문화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전시관이 혜화동에 있다.

미리 단체로 체험 예약을 한 터라, 혜화동 짚풀생활사박물관으로 갔다. 높다란 아파트와 빌딩들 사이에 앞마당이 있는 기와집이 바로 짚풀생활사박물관이다. 마당에 들어서니 먼저 와서 체험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이 짚으로 만든 기다란 줄을 뱅글뱅글 돌리며 팔짝팔짝 뛰고, 링을 던져 고리에 끼우기도 하고, 지게를 지어보고 삿갓도 써보면서 옛 놀이와 체험에 푹 빠져 있다.

사전 신청하면 학예사와 함께 짚풀 생활사를 자세히 들을 수 있다

사전 신청하면 학예사와 함께 짚풀 생활사를 자세히 들을 수 있다

전시를 해설해줄 학예사를 따라 내려간 지하 1층, 제1전시실은 전통 짚풀문화를 체계 있게 전시하고 있었다. 가장 앞에 전시된 전시물 중 유독 눈에 띄는 것이 커다란 도래멍석이다. 보통 멍석은 네모난 모양인데, 이것은 둘레가 둥글어 귀한 물건이다. 멍석은 주로 곡식을 널어 말릴 때 깔거나 잔치가 있을 때 자리 대용으로 사용했다. 바로 옆에 함께 전시된 접사리는 모자가 달린 비옷으로 부들이라는 풀로 엮은 것이다. 부들은 개울가에서 볼 수 있는 풀이다. 짚풀문화의 특징 중 하나는 재료가 굉장히 흔하다는 것이다.

짚풀로 만든 농기구와 공예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짚풀로 만든 농기구와 공예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학예사는 부리망, 워낭, 쇠신과 쇠등솔 등 소에 관련된 짚풀문화를 하나하나 설명해주었다. 농사를 지을 때 소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고, 씨를 뿌리고 곡식을 거두는 타이밍에 예민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앞으로 여러분의 세대에서는 감각이 섬세한 사람이 리더가 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자연과 친숙해져야 합니다.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하지만 밖에서 뛰어노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예술작품을 많이 접해야 합니다. 이렇게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다니는 것이 좋습니다.”

짚풀로도 탈을 만들어 썼던 조상들의 기술

짚풀로도 탈을 만들어 썼던 조상들의 기술

1층은 제2전시실로 가마니, 섬 등 곡식을 담던 그릇과 나막신, 동구미신 등 신발류와 함께 여러 가지 망태기와 탈이 전시되어 있다. 탈 대부분은 마당놀이에 쓰던 것이지만, 한 가지 다른 용도의 탈이 있다. 눈이 네 개가 달린 ‘방상씨탈’로 상여가 나갈 때 제일 앞에 가는 사람이 쓰는 탈이다. 죽은 이에게 잡귀가 달라붙지 않게 사방을 살피기 위해 눈을 네 개로 만들었다고 한다. 제1전시실에는 모자가 달린 비옷인 접사리가 있었다면 제2전시실에는 모자 없는 비옷인 도롱이가 전시되어 있다. 날씨가 가물 때는 논의 물꼬를 막아주고, 장마 때는 물꼬를 터줘야 했기 때문에 농부에게 우비는 무엇보다 중요한 차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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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 때 입던 도롱이가 전시되어 있다

짚풀생활사박물관 전시장을 한 바퀴 둘러보고 난 후 신발을 벗고 한옥관으로 들어가 보리짚컵받침 만들기 체험을 해보았다. 체험을 시작하기 전 생활에 널리 쓰이던 짚풀문화에 대한 애니메이션과 보리짚컵받침을 만드는 과정을 담은 영상을 관람하였다. 대나무로 십자를 만들고 보리짚을 돌려가며 둘렀다. 보리짚의 아랫부분의 밑동에 윗부분을 끼워가면서 엮어가다 보니 그럴듯한 컵받침이 완성되었다.

한옥관에서 짚풀 컵받침을 만드는 체험도 할 수 있다

한옥관에서 짚풀 컵받침을 만드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아주 작은 소품에서부터 집에 이르기까지 생활 곳곳에서 사용되었던 짚풀을 체험하면서 조상들의 얼과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짚풀생활사박물관에서는 여름방학을 맞아 8월말까지 학예사의 전시 도슨트와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짚풀을 활용하며 살아온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생활사를 배우고,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 짚풀생활사 박물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명륜동 2가 8-4
 ○ 전화번호 : 02-743-8787~9
 ○ 홈페이지 : www.zipul.com
(*출처: 내 손안의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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