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10월4일 전남 영암군 삼호읍 난전리의 한 무화과밭에서 무화과 따기 체험에 나선 관광객들. 2 감마을로 이름난 영암군 금정면 안노리에선 단감 따기 체험을 할 수 있다.

[한겨레 esc] 여행 
월출산 자락 따라 무농약 무화과와 단감 수확 체험 즐기는 전남 영암 여행

70년대초부터 무화과 대량 재배
전국 생산량의 70% 차지한다
미네랄 등 많아 찾는 이 급증
10월말까지 수확체험 가능하다

“월출산은 험한 바위산인디, 바위가 다 원적외선을 내뿜는 맥반석이요. 맥반석의 기를 받으니 온몸에 활력이 생기지 않을 수 있겄소?” 유쾌하고 활력 넘쳐 보이는, 영암군청 김희석(65) 문화관광해설사의 말씀이다. 전남 영암(靈巖)은 지명이 월출산(810m)의 ‘영험한 바위’(인물을 낸다는 3개의 움직이는 바위)에서 유래한 고장. ‘호남의 소금강’으로 불리는 월출산은 뾰족뾰족 솟은 바위 무리와 어우러진 단풍이 아름다워 가을이면 산행객들 발길이 이어지는 명산이다.

하지만 월출산 산행을 해야만 그 좋다는 원적외선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라고 한다. 해설사의 말마따나 “기를 내뿜는 산에서 흘러내린 물로 농사짓고, 음식 만들어 먹으니” 가을 수확철, “영암의 풍성한 농산물들과 함께하는 여행만으로도 온몸에 활력을 얻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온 들판이 누렇게 물들어가는 영암 월출산 자락으로, 달콤하고 향기로운 제철 과일 수확체험 여행을 다녀왔다. 요즘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꽃이 열매인 과일 무화과와 단감, 배를 직접 따서 맛보고 싼값에 한 보따리 사들고 돌아오는 여정이다.

3 누렇게 익어가는 영암의 가을 들판. 멀리 월출산이 바라다보인다.

지난 10월4일 영산호 물길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남 영암군 삼호읍 난전리 언덕의 무화과밭. “자, 손으로 눌러보지 마시고, 눈으로 봐서 보라색으로 익은 것만 골라 따시면 됩니다.” 무화과 수확 체험에 나선 관광객 20여명이 미리 따놓은 잘 익은 무화과를 맛본 뒤 진행자의 안내에 따라 무화과 따기를 시작했다. 진행자는 “무화과는 병해충에 강해 약을 치지 않고 재배하므로 따서 껍질째 바로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어른 키 높이를 밑도는 무화과 나무들이 늘어선 밭고랑 사이를 누비며 탐스럽게 익은 ‘꽃 열매’를 따는 손길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조심스럽다.

서울 용두동에서 왔다는 서은자(37)·임수정(28)씨는 “흔하지 않은 과일이어서 신기하고, 생각보다 맛도 있어서 기분이 좋다”며 “따로 한 상자 더 구입해 가져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남 영암은 무화과의 본고장으로 불린다. 특히 삼호읍 일대는 영산호를 굽어보는 언덕마다 무화과밭이요, 가로수도 무화과나무다. 늦여름부터 늦가을까지 도로를 따라 무화과 노점들이 줄을 잇는다.

무화과는 조선 말기 국내에 들어온 이래, 주로 남서해안 지역의 가정집 울타리 안에 한두 그루씩 심어져 명맥을 이어왔다. 1971년 영암군 삼호면(당시)에서 본격적인 대량 재배를 시작해 영암 무화과가 이름을 얻게 됐다. 현재 650여 농가가 320여ha에서 연 4000여t의 무화과를 생산하는데 전국 생산량의 60~70%에 이르는 양이라고 한다.

무화과(無花果)는 한자의 뜻처럼 ‘꽃이 없이 열매를 맺는 과일’로 잘못 알려져 있지만, 실은 과일 자체가 꽃이다. 나무 줄기에서 꽃이 필 때, 꽃자루와 꽃받침이 커지면서 작은 꽃들을 꽃자루 안쪽으로 숨기기 때문이다. 과일이라 여겨지는 열매는 사실 무수히 작은 꽃송이들을 품은 꽃자루(또는 꽃받침)다. 최근 유해산소를 없애주는 항산화 작용, 항균 작용, 소화 촉진, 변비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찾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 미네랄은 물론, 특히 단백질 분해 효소인 피신이 풍부해 쇠고기 등을 재울 때 요긴하게 쓰는데, “무화과에 고기를 오래 재어 놓으면 질긴 고기가 물러져버릴 정도”라고 한다.

영암군 삼호읍 난전리 무화과유통센터에서 만난 김종팔(63) 영암무화과클러스터사업단 단장은 “올해는 날씨가 좋고 태풍 피해도 없어 무화과 작황과 품질이 두루 좋다”며 “요즘은 모자라서 못 팔 정도로 주문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무화과가 건강 과일로 인기를 끌면서, 직접 따서 맛보고 사가려는 무화과 수확 체험객들의 발길도 늘고 있다. 갑자기 추위가 닥치지 않는다면 11월 초까지(하우스재배는 11월 중순까지) 생산이 이어질 전망이다. 무화과사업단(유통센터)에 미리 예약하면, 삼호읍 일대 무화과밭에서 10월 말까지 수확 체험을 할 수 있다. 1㎏ 수확 체험에 1인 1만6000원. 유통센터를 방문하면 선별된 무화과 1㎏을 1만원에 살 수 있다.

이맘때 영암 삼호읍에 무화과가 지천이라면, 영암 금정면 일대는 익어가는 감들의 세상이다. 마을마다 집마다 거리마다 늘어선 감나무에, 탐스럽게 매달린 대봉시와 단감이 따사로운 가을볕을 받으며 시시각각 주황빛을 더해가고 있다.

금정면에선 안노리의 배바우농장 등 2~3곳에서 예약객을 대상으로 감 따기와 배 따기 체험을 진행한다. 배바우농장에선 감농사 35년, 배농사 50년 경력의 박종순(61)씨가 2만평 과수원에서 신고배와 대봉시, 단감을 생산한다. 박씨는 “금정면은 일제 강점기부터 감으로 유명했던 고장”이라며 “월출산 동북쪽 산악지대로 일교차가 커서 당도 높은 감과 배가 생산된다”고 자랑했다.

금정면은 본디 말랑말랑하고 단맛이 뛰어난 대봉시로 이름난 고장. 하지만 대봉시를 따기엔 아직 이르고, 지금 금정면 일대에서 수확 체험을 할 수 있는 감은 ‘차량’이란 품종의 단감이다. 과육 표면에 네개의 골이 뚜렷이 보이는 이른바 ‘골 단감’으로, 단맛과 아삭아삭한 맛이 뛰어나다. 박씨는 “약을 최대한 덜 치고 정성을 다해 키운 단감”이라며 “단감 수확 체험은 10월 중순까지 가능하고 그 이후엔 대봉시 수확 체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예약한 뒤 농장을 방문하면, 1만원을 내고 단감 1상자(15㎏)를 직접 따 가져갈 수 있다. “올해 대봉시는 흉작”이어서, 10월 중순 이후 진행될 대봉 따기 체험은 15㎏ 1상자에 3만8000원을 예상하고 있다.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말까지 이곳을 찾을 경우, 아직 수확하지 않고 남겨둔 배나무밭 일부에서 배 따기 체험도 할 수 있다. 배농가들에서 99% 사용한다는 ‘성장촉진제’(도포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봉지로 묶어 자연스럽게 키웠다”는 신고배 품종이다. 예약하면, 3만원을 내고 배 1상자 15㎏을 직접 따 가져갈 수 있다.

영암에서 농산물 수확 체험 뒤 들러볼 만한 곳이 월출산 주변에 촘촘히 박혀 있다. 일본에 <논어>와 <천자문>을 전한 왕인 박사 유적지, 유적지 안의 도선국사 탄생지, 450년 전통의 마을 대동계가 전해오는 유서 깊은 구림마을, 그리고 도선국사가 창건한 천년고찰 도갑사 등이다. 월출산 기를 체험할 수 있다는 ‘기찬랜드’의 ‘기 건강센터’에선 전문 안마사가 시술하는 기 안마, 전신 마사지, 족욕 등 피로를 풀 수 있는 30여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주민들을 위한 무료 서비스 시설이지만, 예약하면 관광객들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국제 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원(F1) 경기’(에프원 코리아 그랑프리)가 해마다 열리는 영암 국제 자동차경주장의 부대시설인 카트 서킷에서 레저 카트 질주 체험도 해볼 만하다. 초보자라도 5분가량 안전교육을 받으면 누구나 짜릿한 서킷 질주를 즐길 수 있다(단 키 150㎝ 이상). 1인승 10분 1만원(주말 1만2000원), 2인승 10분 1만5000원(주말 1만8000원). 화요일 휴무.



영암 여행 정보

가는 길 수도권에서 서해안고속도로~목포요금소~죽림JC~서호나들목~F1경기장 방향~영암무화과클러스터사업단(영암군 삼호읍 난전리 707).

먹을 곳 목포시 옥암동 인동주마을(061-284-4068) 간장게장백반, 목포시 온금동 선경준치회집(061-242-5653) 준치회덮밥, 조기·갈치구이 등 생선요리, 영암군 삼호읍 서호리 양지가든(061-464-3636) 짱뚱어탕, 영암군 군서면 구림리 가마솥 시골밥상(061-473-8898) 홍어애탕(사진),

묵을 곳 구림마을에 한옥민박집들이 많다. 1박 5만원부터. 구림마을 한옥민박 문의 010-6236-0151, 영암·목포는 같은 생활권이다. 목포 하당지구 등에 깨끗한 호텔·모텔이 많다.

여행 문의 영암군청 문화관광과 (061)470-2259, 왕인 박사 유적지 (061)470-2560, 영암무화과클러스터사업단(유통센터) (061)463-0405, 금정농협 (061)472-1777, 배바우농장 박종순씨 010-2611-1711, 기찬랜드 기건강센터 (061)471-8500. 

영암/글·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leebh99@hani.co.kr


(*한겨레신문 2013년 10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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