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가 먹을 음식 피할 음식
철분제·오렌지주스 ‘찰떡궁합’
비타민A 과섭취 기형아 위험
임신 기간에 자신과 태아를 위해 다양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식단을 짜야 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특히 태아에게 공급할 혈액량이 늘어나면서 철분 등이 충분히 든 음식을 먹어야 한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기형아 출산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엽산이 풍부한 음식을 임신 전부터 챙길 것도 권장되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수은 함량이 높은 어류 등 피해야 할 음식 종류도 있다. 관련 전문가들의 도움말로 임신부가 챙겨야 할 음식과 피해야 할 음식에 대해 알아본다.
■ 엽산·철분 더 챙겨야 한국영양학회가 2005년에 내놓은 한국인 영양섭취기준을 보면 임신부의 경우 철분은 하루 24㎎을 섭취하도록 해 일반 여성보다 10㎎을 더 섭취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임신부의 혈액량이 늘어 빈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태아의 혈액을 생성하고 간에 적정량을 저장하기 위해 철분 요구량이 증가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철분은 간, 쇠고기, 달걀노른자, 새우, 굴, 녹황색 채소류에 많이 함유돼 있다. 참고로 쇠고기 200g에는 약 10㎎이 함유돼 있다. 하지만 철분을 식품으로만 섭취하기에는 부족할 때가 많으므로 별도로 철분제를 섭취할 필요가 있다. 초기에 입덧이 심하면 임신 중기 이후부터 먹어도 되며, 비타민 시(C)가 철분의 흡수를 도우므로 오렌지 주스 등을 같이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커피, 녹차 등에 든 카페인은 철분의 흡수를 방해한다.
태아의 신경관 결손 등 중추신경계 기형의 가능성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진 엽산은 임신부의 경우 하루 평균 600㎍을 섭취해야 한다. 보통 여성보다 200㎍ 더 많은 양이다. 엽산은 시금치, 깻잎, 키위, 토마토, 오렌지, 콩류 등에 많이 들어 있다. 참고로 데친 시금치 200g에는 약 200㎍의 엽산이 들어 있다. 철분과 마찬가지로 음식으로 섭취하는 양으로는 부족하며,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여성이라면 임신하기 석달 전부터 엽산제를 먹는 게 좋다.
임신부의 칼슘 하루 권장량은 1000㎎인데 이는 보통 여성보다 300㎎ 더 많은 것이다. 우유 1000㎖에는 약 1120㎎의 칼슘이 들어 있으므로 하루 3~4잔 정도 마시면 적당하지만, 우유를 싫어하는 경우에는 치즈,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크림수프 등을 먹어도 된다.
■ 지나친 체중 증가 피해야 임신기에는 많은 열량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지나치게 많이 먹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로 더 필요한 열량은 임신 중반에 하루 340㎉, 임신 후반에 450㎉ 정도다. 이는 피자 한 조각 정도가 갖는 열량이다. 임신부의 적정 몸무게 증가량은 보통 11~16㎏ 정도인데, 이를 넘기게 되면 임신부 본인도 불편하고 산후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태아도 과체중아가 될 수 있다. 또 임신부의 몸무게 증가가 너무 많을 경우, 제왕절개 분만 가능성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는 사실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한편 임신 때에는 평소보다 활동량이 줄어 추가적인 열량 보충이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 비타민 에이(A)는 자제해야 임신부의 경우 태아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생선, 살코기, 콩제품, 달걀과 같이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하루 1번 이상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하지만 참치, 청새치, 황새치, 상어 등 심해성 어류는 일주일에 1번 미만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 수은 함량이 높아 기형아 가능성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기 때문이다. 비타민 에이는 필요한 영양소이기는 하나, 비타민제 등으로 과량 섭취하면 태아 기형의 가능성을 높인다는 사실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비타민 에이가 과량 포함돼 있는 종합비타민제를 무심코 먹기보다는 채소와 과일 등으로 자연스럽게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아울러 굴, 조개 등 패류를 먹을 때에는 세균 및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있으므로 반드시 잘 익혀서 먹어야 한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 도움말: 박혜경 식품의약품안전청 영양정책과장, 최준식·김민형 관동대 의대 제일병원 산부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