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화나네요...

자유글 조회수 5479 추천수 0 2014.12.04 23:07:13
초1인 아들램 어제 단원평가 시험지를 받아 왔습니다.
그런데 오늘, 국어 수학 단원평가 시험지 네장 푸는데 머리가 아파서 급식도 조금밖에 못먹었다고 하네요.
담임선생님은, 전 학년 악기담당을 맡고 계셔서 학예회가 진행되던 일주일동안 계속 강당에 계시고, 아이들은 거의 방치수준이었다고 하네요.
아이들은 방치하고, 시험은 몰아서 보고.
우리학교 교장선생님이 전 학년 1인 1악기제를 진행하시고, 온갖 이벤트를 많이 벌이시지요. 교원평가를 잘 받고 싶으신가봐요. 눈에 보이는 성과가 필요한 듯 합니다.
전 학부모들이 다 알고 있지요. 교장의 야심을.
그렇다면 그렇게 지시한 교장 탓이냐 하면 꼭 그렇지만도 않아 보입니다.
단원평가는 담임재량인데, 시기를 놓쳤으면 안봐도 될 단원평가를 이틀에 걸쳐 세과목씩 몰아서 보는건 뭐랍니까.
당장 담주에 기말고사도 볼꺼면서!
단원평가가 담임평가가 되나봅니다.
저의 잘못도 있답니다.
지난 시월 중간보사부터 시험에 신경쓰기 시작하면서 문제를 못풀고 백지로 낸 시험지가 있길래, 문제라도 끝까지 풀라고 말했는데, 오늘 아들램 머리아파 눈 뻘개지면서도 얘기하네요.시험지 네장 그래도 끝까지 풀었다고, 잘했지 않냐고..ㅠ
하루에 시험지 네 장을 초1이 어떻게 푼단 말인가요..
문제와 보기 읽는것만도 머리 아프겠네요.ㅠ
그래도 주변 여론은 시키는게 낫지 않냐고 하네요.
어차피 한국 벗어나서 키울 수 없는데, 초3만 되도 과목 확 많아지고, 교과과정 어려워져서 애가 더 힘들어 한다고.
지금부터 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순간 헷갈립니다.
애가 힘들어한다고 안시키면, 내가 아이를 약하게 만드는건가..견디고 조금씩 훈련시켜 실력을 쌓을 습관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내가 그런 기회마저 없애버리는 건가...
나중에 공부하고 싶을 때,기초가 없어 더 힘들어하는걸까..
지금 인내를 가르칠 기회인건가..
혼란스럽네요...
자유롭고, 놀게 하고, 행복하다 느끼게 키우고 싶었었거든요..
지금 그런 명목하에, 아이에게 제 때 주어야 할 것을 못주고 있는건지..
그..공부하는 습관이라는 것과. 학습기초 라는것. 꼭 지금 시작해야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건지..
너무 답답해서 횡설수설했네요.
다른 초등학생들도 다 이렇게 공부하고 사는것 맞나요?
한국에서 아이 키우려면, 지금부터 공부하는 습관, 시험, 이런데 일찍 길들여지는게 쉽게, 또 옳게 가는 방법일까요?
저는 준비없이 엄마가 되기도 했지만, 역시 또 준비없이 학부모가 되고 말았네요...
첫 아이이고, 첫 학교에요.
준비없이 엄마가 된 후, 어떤 학부모가 되어야겠다 생각했던 것들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다들 내가 틀렸다고 하네요..그러면 니 아이만 더 힘들어질 뿐이라고.
정답을 알고싶어요.. 동앗줄을 붙잡는 심정으로 묻고 싶어요..ㅠ
그렇지만, 정답은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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