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개월 첫째는 어린이집을 지난 6월 중순부터 5개월째 다니고 있어요.
2월말에 남동생이 태어나서, 육아휴직중이지만 아이 둘 다 키우려면 엄마 손이 모자라고, 정들었던 베이비시터 이모님마저 두달 정도 쉬어야 하는 일이 생겨서 어찌해야 할지 걱정하다가 집 근처 가정 어린이집이 생겨서 거기를 다니게 되었죠.
아파트 단지내에 어린이집이 세 군데 있지만 모두 정원 초과, 대기인원 많은 상황이라 못보내고, 새로 생긴 어린이집이면 인원도 적고 아이에게 적응 기간도 좀 넉넉하겠지 하는 생각이었어요.
처음에는 5~6명이던 친구들이 금새 정원이 다 차고, 6개월짜리 아기도 보이는 어수선한 모습이더군요. 처음 2주 정도는 안간다며 어린이집 문앞에서 울고, 제가 어린이집 안에 들어가서 30분 정도 안고 있다가 도로 데리고 나온 적도 있었고...결막염이 생겨서 빠지는 날도 더러 있었고, 9월, 10월달에는 감기로 기운없어해서 집에서 쉰 날이 많았네요.
20여평 되는 아파트 안에서 17명이 생활한다고 생각하니, 짠할 때도 있고. 10시에서 3시 정도 아이가 어린이집에 있는 동안에 집안 정리도 좀 하고, 둘째 이유식도 만들면서 저도 좀 챙겨먹고 하면 좀 살 것 같은 마음이 들기도 하고...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며 여러가지 생각이 듭니다. 9월말에 아파트 전세가 만기되는데 그냥 눌러 앉게 된 것도, 아기들 둘 데리고 이사할 일이 까마득하며, 또 어디로 이사가서 어린이집을 찾고 아이를 적응시키고, 하려니 엄두가 나지 않아서였죠.
요즘도 안간다며 땡깡을 부리면, 상황봐서 안보내기도 하고, 늦게나마 보내서 점심이라도 얻어 먹게 하는데요. 제가 휴직 안하고 있었다면 어떻게 적응시켰을 지...휴
그러다 오늘 어린이집에서 전화 한통을 받았습니다. 내년에는 다른 곳에 보내야하지 않겠냐는 원장선생님의 말씀. 분명히 시작할 때는 0~2세반 모집이었는데, 지금 우리 아이는 보육나이로는 1세반이고, 내년에는 2세반으로 올라가는 것인데, 졸업을 말씀하시더라고요. 처음에는 2세반까지 받을 생각이었지만, 0세, 1세반 아이들만 받아도 인원이 되니까 그렇게 운영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짐작해 봅니다.
실은 좁은 아파트에서 지내는 것이 좀 안쓰러워서, 10월에 근처 공동 육아 어린이집에 설명회도 다녀오고, 부모 면접도 다녀와서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던 참이었어요. 2010년생 남자 아이는 경쟁이 좀 있더라고요. 만약에 안되면 그냥 다니던데 다니지 뭐...이러고 있었는데, 갑자기 발등에 불 떨어진 느낌이네요. 같은 반 아이 엄마에게 카톡으로 물어보니, 오늘 처음 들은 이야기라 당황했다네요. 내년 3월이지만, 여기저기 알아봐야 하는데...그 기분이 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