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가 닮았니… 라는 물음에 흔히 답해지는 곳은 외모의 어떤 곳이죠.
꼬마의 생김새는 엄마를 거의 닮지 않았습니다.
엄마의 친구들이 겨우 찾아낸 닮은 곳이란, 겨우 “입술”이었을 뿐.
지금까지 ‘엄마 닮았네’ 소리는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저는 귀랑 손이 닮았다고 외쳐보지만.. 닮았는지 안 닮았는지 비교하기도 어색한 신체부위..^^
어제 꼬마가 잠든 사이 아빠에게 맡겨놓고, 혼자 걷는 산책길에서 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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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꼬마.. 엄마의 어떤 점을 닮았을까? 넌 왜 엄마를 닮지 않았니- 싶었는데,
너는 엄마를 많이 닮았구나.
잘하고 싶은 일은 잘할 수 있게 된 담에 해 보이고 싶어하는 점을 닮았고,
타인에게 일단 경계하고 마음을 천천히 여는 것도
자주 엄마를 힘들게 하는 (좋고 싫음을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고집도 엄마를 닮았구나.
엄마는 너를 그렇게 키우고 있구나.
아니, 키우고 있는 게 아니라 니가 엄마를 보고 닮아가는 거로구나.
그렇다면, 나는 너를 키울 것이 아니라, 엄마를 닮아가도록 엄마로서의 나를 더욱 키워야 하는 거겠구나.
아차차… 엄마가 바르지 않고 너에게만 바르게 자라라고 하면 안 되는 거구나.
벌써 너는 엄마를 이만큼이나 닮아 왔구나…
언젠가 힘든 일이 있어 어쩔 수 없이 너의 앞에서 눈물을 흘렸을 때가 생각난다.
휴지 한 장을 뽑아와 그랬지.
“엄마, 어른이 왜 울어요? 어른은 우는 거 아니에요. 내가 눈물 닦아줄게요. 슬픈 눈 다 닦아줄게요.” 내심 놀라운 너의 위로. 다섯 살 짜리 아들에게 위로를 받는 엄마라 부끄러웠지만, 한편으로는 든든했던 그 느낌.. 엄마는 그런 위안을 너에게 주고 있는 걸까?
미래의 어느 순간에, 너는 엄마를 뛰어넘겠지..?
너를 위해서 엄마는 자주자주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다. 하하..
아직도 세상을 배우고 있고, 힘든 점도 많지만.. 너를 보면서 용기를 내리라.
엄마가 먼저 헤치고 나아가 너를 인도해 줄 수 있기를.. 바래본다.
사랑해, 꼬마-
잠들기 전의 바람대로 꿈속에서는
널 지켜줄 용을 불러내어 괴물을 무찌르고, 훨훨 하늘을 맘껏 날다 내일 아침에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