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어쩌나 1
직장맘에게 아침의 10분은 한 시간과도 같지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일어나서 아이에게 물을 먹이고,
엄마도 벌컥벌컥 마십니다.
(대체로 아이가 먼저 일어나 엄마아빠를 깨워줌 --;)
남편이 아이의 아침상을 준비하는 사이 (회사가 가까워서 출근시간 부담이 덜함)
엄마는 욕실에서 양치질을 한 뒤
머리에 샴푸거품을 빡빡 문질러 댑니다.
그런데...
빠글빠글 샴푸거품을 두어번 문지르는 순간 떠오릅니다.
지난 토요일이 결혼기념일이었다는 사실을.
엄마 : 으악악악악~
남편과 아이가 욕실로 달려옵니다.
남편 : 왜 그래?
아이 : 엄마 왜?
엄마 : (슬픈 소리로) 여보... 저번 토욜, 우리 결혼기념일...
남편 : (놀란 소리로) 어... 어... 진짜네. 아...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입니다.
핸드폰에 꽁꽁 체크되어 있는 숱한 스케쥴 가운데
결혼기념일은 전혀 보이질 않네요.
최근
기억력 감퇴가 격해지고 있어 은근 신경이 쓰였는데 결국. --;
자연의 순리, 노화 현상을 아무런 저항 없이 받아들여야 할 때인가,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아침입니다.
이 가을, 뜨개질이라도 시작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