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탈퇴

자유글 조회수 5447 추천수 0 2014.04.15 01:44:11

한 참 동안 글이 올라오지 않는 밴드, 한 때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밴드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할 이야기도 줄어들고 서먹서먹해진 밴드나 카톡방을 어떻게 할까

한 달 정도 망설였다. 그리고 방금 전 앞뒤 생각하지 않고 그냥 탈퇴를 꾹 눌러버렸다.

나가기를 꾹 눌러버렸다.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

 

누군가와 가까워지고 싶다면 그 사람의 말에 적극적으로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그 수명이 다한듯 반응들이 줄어들고 관심도 없어지고 

그 내에서도 뭔가 묘한 또는 이상한 분위기가 느껴지기까지 하는데 더 남아 있어야 할까?

만날 사람들, 서로 연락할 사람들은 따로 다 만나고 연락을 한다.

함께 속한 곳에서도 서로의 성격과 관심사에 따라 끼리끼리 모이기 마련이다.

굳이 그 끼리끼리 분위기를 연결시키고 묶어야할 필요는 없다.

훌훌 털어냈다. 내일 아침에 후회한대도 할 수 없다.

 

하루 종일 SNS를 끼고 사는 나에겐 정리가 필요했다. 필요하다고 합리화 시키고 있다.

지난 주말 이틀동안 거의 누워서 잠을 잤는데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 무거운 머리로 월요일을 시작했다.

이 무거운 머리를 가볍게 만들기 위해서라도 불필요한 시선들을 내게서 걷어내고 싶었다.

나를 바라보지도 않는데 바라본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시선들을 말이다.

 

쑥떡쑥떡이라는 익명의 게시판이 생겼다. 

처음 보는 이, 나부터 빙빙 맴돌며 누가 먼저 글을 쓰나 한 발 물러서서 흘깃거려보았다.

아이를 재우면서 드는 생각이 '정말 속에 있는 말을 쏟아내!' 하다가도

'글이란 게 무서운거야.'란 양쪽 생각이 왔다갔다했다.

한참을 누워 생각하다보니 나를 속상하게 했던 분 스스로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시길 바라며

그 분의 행동에서 내 관심이 조금씩 멀어졌다.

문득 글보다 더 무섭게 느껴지는 게 있었다.

내가 상대에게 나쁘게 행동하거나 너무 화가 나서 저주의 말을 퍼붓고 싶다가도

내 아이를 생각하면, 내 아이를 떠올리면 그래 그러면 안되지 맘을 곱게 먹어야지

이렇게 된다. 참, 나도 엄만가부다.

 

'누가 이렇게 생각해'라는 시선에서 더 자유로워지고 싶다.

나 스스로를 옭아매는 것을 그만 좀 하자.

이제 잠을 좀 청해야겠다.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수
15 [자유글] “아이와 함께 출퇴근” 기업 어린이집 늘어 [한겨레 3월31일자] imagefile babytree 2010-04-26 18282
14 [자유글] 아이돌보미 지원 축소…맞벌이부부 ‘한숨’ [한겨레 3월31일자] imagefile babytree 2010-04-26 24471
13 [자유글] 드라마 찍느라 힘들지만 ‘나눔약속’ 떠올리면 힘나 [한겨레 3월17일자] imagefile babytree 2010-04-26 12162
12 [자유글] 국격 높아진다는데 복지수준 ‘바닥’ [한겨레 3월15일자] imagefile babytree 2010-04-26 21032
11 [자유글] 지방재정 악화 복지사업 직격탄 [한겨레 3월2일자] imagefile babytree 2010-04-26 11625
10 [자유글] 보육시설 95% 사설…돈없는 부모는 괴로워 [한겨레 2월23일자] imagefile babytree 2010-04-26 16274
9 [자유글] 두살 미만 아이, 감기약 함부로 먹였다간 imagefile 김미영 2010-04-21 22628
8 [자유글] 24시간 가까이…다른 방법은 없었다. 대한민국 3% ‘모유 만세’ image 양선아 2010-04-20 16749
7 [자유글] 밥상머리 자녀 교육, 매우 중요하다 imagefile 김미영 2010-04-20 18053
6 [자유글] 아이들 편에 서서 아이를 보라 imagefile 김미영 2010-04-20 13575
5 [자유글] 제때 잘 먹인 이유식, 비만·알레르기 예방 image 김미영 2010-04-20 20767
4 [자유글] `안절부절 아이 버릇’ 더 많이 안아주세요 imagefile 양선아 2010-04-20 22308
3 [자유글] 적기 교육이 중요하다 imagefile 김미영 2010-04-20 15765
2 [자유글] 나이들어 엄마되기 `걱정이 병' imagefile 양선아 2010-04-20 20988
1 [자유글] 아빠와 몸놀이, 키 쑥쑥 좌뇌 쑥쑥 imagefile 양선아 2010-04-19 19928

인기글

최신댓글

Q.아기기 눈을깜박여요

안녕하세요아기눈으로인해 상담남깁니다20일후면 8개월이 되는 아기입니다점점 나아지겠지 하고 있었는데 8개월인 지금까...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