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참 동안 글이 올라오지 않는 밴드, 한 때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밴드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할 이야기도 줄어들고 서먹서먹해진 밴드나 카톡방을 어떻게 할까
한 달 정도 망설였다. 그리고 방금 전 앞뒤 생각하지 않고 그냥 탈퇴를 꾹 눌러버렸다.
나가기를 꾹 눌러버렸다.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
누군가와 가까워지고 싶다면 그 사람의 말에 적극적으로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그 수명이 다한듯 반응들이 줄어들고 관심도 없어지고
그 내에서도 뭔가 묘한 또는 이상한 분위기가 느껴지기까지 하는데 더 남아 있어야 할까?
만날 사람들, 서로 연락할 사람들은 따로 다 만나고 연락을 한다.
함께 속한 곳에서도 서로의 성격과 관심사에 따라 끼리끼리 모이기 마련이다.
굳이 그 끼리끼리 분위기를 연결시키고 묶어야할 필요는 없다.
훌훌 털어냈다. 내일 아침에 후회한대도 할 수 없다.
하루 종일 SNS를 끼고 사는 나에겐 정리가 필요했다. 필요하다고 합리화 시키고 있다.
지난 주말 이틀동안 거의 누워서 잠을 잤는데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 무거운 머리로 월요일을 시작했다.
이 무거운 머리를 가볍게 만들기 위해서라도 불필요한 시선들을 내게서 걷어내고 싶었다.
나를 바라보지도 않는데 바라본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시선들을 말이다.
쑥떡쑥떡이라는 익명의 게시판이 생겼다.
처음 보는 이, 나부터 빙빙 맴돌며 누가 먼저 글을 쓰나 한 발 물러서서 흘깃거려보았다.
아이를 재우면서 드는 생각이 '정말 속에 있는 말을 쏟아내!' 하다가도
'글이란 게 무서운거야.'란 양쪽 생각이 왔다갔다했다.
한참을 누워 생각하다보니 나를 속상하게 했던 분 스스로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시길 바라며
그 분의 행동에서 내 관심이 조금씩 멀어졌다.
문득 글보다 더 무섭게 느껴지는 게 있었다.
내가 상대에게 나쁘게 행동하거나 너무 화가 나서 저주의 말을 퍼붓고 싶다가도
내 아이를 생각하면, 내 아이를 떠올리면 그래 그러면 안되지 맘을 곱게 먹어야지
이렇게 된다. 참, 나도 엄만가부다.
'누가 이렇게 생각해'라는 시선에서 더 자유로워지고 싶다.
나 스스로를 옭아매는 것을 그만 좀 하자.
이제 잠을 좀 청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