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응답하라' 시리즈가 인기라지요. 아직 본 적이 없어서 궁금해만하고 있는데 그 시대 언어를 쓸 일이 생기네요. '번!개!' 인터넷이 막 들어왔던 90년대 중후반이었나요, 온라인 만남을 오프라인까지 이어감을 지칭하던 말. 어제 전 지금까지 해 본 번개 중 최고의 번개를 했답니다.
베이비트리에 일본에서 두 아이를 기르시는 이야기를 쓰시는 윤영희님과의 만남은 마치 서로를 오랫동안 알아 온 사이처럼 자연스러웠습니다. 그 간 쓰신 글들을 읽어와서일까요, 타지에서 아이들을 기르는 어려움이 인지상정으로 통해서일까요, 장장 5시간이 넘게 말씀을 나눴는데도 배웅을 하면서 '우리 올해 가기 전에 또 보는거죠?'라는 말씀이 왜 그리 반가웠는지. 그럼요! 앞으로 자주자주 뵈요!
전 어제 산타가 오신 줄 알았어요. 자자, 지금부터 자랑 들어갑니다. 부러우심 도쿄 번개 참석하시구요!
손수 만들어 주신 아이들 가방, 그렇지 않아도 리아 보육원 가방을 잃어버려서 하나 장만해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가람이 꺼 까지 만들어주셨답니다. 솜씨에 감탄감탄, 얼마 전 메일에 리아가 좋아하느 색깔이랑 캐릭터를 물어보신 게 이것때문이셨구나. 리아는 오늘 아침 분홍색에 레이스가 예쁘게 달린 가방을 들고 하늘하늘 공주처럼 걸어 보육원에 갔답니다.
글에도 쓰신 케익을 맛보는 영광도! 고구마케익인데요, 오늘 아침 커피랑 먹으면서 달달한 거 땅기셨을 푸른 돌고래님을 비롯 여러분 생각 많이 했습니다. :)
그리고 따님이 어렸을 때 가지고 놀던 구슬을 꿰어 목걸이를 만드는 장난감과 토끼 얼굴, 옷, 신발을 갈아 신기는 장난감. 전 아직 아이들 장난감 다른 사람에게 선뜻 못 건네는데.. 소중히 잘 가지고 놀겠습니다. 그리고 바자에서 사셨다는 수제 천 소꿉놀이 장난감 딸기랑 프렌치 후라이 (전 감탄사만 연발...) 또 얼마 전 따오신 꿀 사과!
사과는 아들녀석이 접수했습니다. '엄마 먹고싶지?' 라는 표정으로 줄 생각은 절대 안하더라는..
리아는 구슬을 꿰어 목걸이를 만드는 재미에 빠져 엄청난 집중력을 보이며 배고픈 것도 잊고 제가 말을 걸면 성질까지 내더군요. 이걸로 한 두 시간 차 마실 시간을 벌게 되는건가요?
자신의 작품을 자랑스레 선보이는 녀석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함께 해 주신 시간과 들려주신 말씀 덕분에 한동안 힘내서 씩씩하게 두 아이들과 생활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아이들 이끌고 유리랑 신이 만나러 갈게요!
부러우시죠? 부러우시면 지는건데..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