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기준을 알 수 없지만, 가끔 본인 주변에 있는 어른에게 불쑥 말을 거는 꼬마.
어제는 잠시 들른 상가 건물에서 화장실 가고 싶다길래 남자화장실로 보내고 기다리는데
꼬마 뒤를 따라 아저씨 한 명이 들어갑니다.
"안녕하세요오-" 하는 씩씩한 인사소리.
"어..어" 받아주니 고마운 아저씨의 어색한 화답.
"쫑알쫑알쫑알쫑알....ABCD..."
용변 보는 아저씨의 지쳐가는 대답소리..
OTL... 밖에서 안들을래야 안들리지 않는 이 오글거리는 대화..
이 녀석이 언제부터 모르는 사람에게 인사를 씩씩하게 하고 자신있게 대화를 시도하고
굴하지 않고 끝까지 대화하려는 끈질김이 생겼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 꼬마의 패기다!! 하고 넘어갔다.
오늘. 태권도 하원길에 들른 놀이터.
3살정도 되는 아이를 데리고 나온 애엄마와 아기가 있었다.
꼬마의 관심은 3살 아이가 아니고, 그 애 엄마였다.
옆에 가서 3살 아이는 할 수 없는 신체행동을 (철봉, 난간 기어오르기 등) 펼쳐보이며,
자신이 더 씩씩하고 할 줄 아는 게 많음을 피력했다.
피식 웃음이 났지만, 지켜보았다.
그런데 그 3살 아이 엄마는 우리 꼬마에게 통 관심이 없다.
(물론 자기 아이 외에 처음 보는 아이에게 관심이 가기가 힘들지만)
계속된 우리 꼬마의 자기자랑(?)에 어쩌다 귀찮은 듯 대답할 뿐..
차라리 엄마인 나에게 말하지..
순간.. 어느 정도에서 나는 울컥하고만 나머지..꼬마를 소환했다.
"저 아줌마가 너의 이야기를 들어주기가 힘든 것 처럼 보여. 그러니까 그만하고 집에 가자"
하지만 꼬마는 납득을 할 수가 없다며
"왜! 왜 그래야되는데!!"라며 화를 냈다.
나도 자기 아이밖에 모르는 엄마 때문에 내 속이 뒤집어 진 걸 나중에 깨달았다.
아쨌든 꼬마는 맘 상하지 않고 계속 자신을 어필(?)하고 싶어했지만,
꼬마에게 엄마의 속상함을 그대로 전달했다. 솔직하게.
"엄마는 너와의 대화를 원친 않아 보이는 저 아줌마에게
니가 계속 이야기를 시도하고 다가가는 게 너무 속상했어.
상대가 니 이야길 들어주고 싶어하지 않는다면 그만두는 게 좋겠어.
사람들이 너를 우습게 볼지도 몰라.
그러니까 계속 이야기했는데 대꾸가 없거나, 너에게 웃으며 이야기 하지 않으면 그만해.
넌 엄마가 다른 이모랑 얘기 하는데 그 이모가 엄마말을 잘 안들어주면 안속상해? "
... " 하나도 안 속상해. 그게 왜 속상해?"
후아... 근데.. 나는 아직 거기까지 생각을 안해봤다.
그냥..나는 니 엄마라서 그런거야..
사실.. 그게 꼭 뭐 속상할 일인가..?
어디까지 내가 끼어들고.. 어디까지 충고해야 하는 것일까..
아까의 상황에서 나는 진짜 뭐라고 말했어야 했던 것일까..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