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추석 명절 잘 보내고 현실로 복귀 잘 하셨나요?
유난히 길었던 연휴.. 쉬고 오니 더 힘든 거 같기도 하네요 ^^.
평소 주말보다 안막히는 귀성길을 달려오며 간단히 추석연휴 5일간을 정리해보니,
요렇게 몇 가지 에피소드가 나오네요.. ^^
끄적거려 봅니다..
Episode 1 : 바지입고와라.
이제는 더운 추석이 이상하지도 않지요. 전 당연히 일바지로 반바지를 택했죠. 그냥 요즘 흔히들 입는 반바지.. 무릎 위로 20cm정도 되는..
추석 날 이른 아침 열심히 차례상에 올릴 음식을 나르는 저에게 아버님이 하시는 말씀
“바지 입고 와라”
ㅠ-ㅠ.. 저 바지 입었는데요 아버님....
아.. 며느리의 바지가 짧다고 느끼셨나봐요. 똥꼬뵈는 똥꼬바지도 아니었는데 흑흑..
냉큼 긴 바지 입고 와서 일했습니다. ^^;;;;;;;
Episode 2 : 달님, 소원들어주세요.
올 추석에 날씨가 맑아서 다들 보름달 구경하셨지요? 저도 시댁에서 구경했어요. 티비만 보던 남편이 어쩐 일로 꼬마에게 달 구경을 시켜주네요. (하지만, 집안 거실에서..--;;)
대뜸 “자 달님에게 소원빌어” 라네요.
평소 아빠 무서워라하는 꼬마 고분고분 말을 잘도 듣습니다.
기도하는 자세로 무릎을 꿇고 다소곳이 앉하 두 손을 모으고 속으로 빈답니다.
제가 쳐다보고 있으니, 창피하다고 돌아서 있으라대요.
잠시 후에 무슨 소원을 빌었는지 엄마한테만 귓속말로 알려 달랬더니,
“아빠 말씀 잘 듣고, 밥 잘먹고 살게 해달라고 빌었어” 래요.
장난감 사달라는 소원이 아니라는 사실에 한 번 놀랐고, 의외로 순수한 구석이 있다는 사실에 두 번 놀랐습니다. 기특해서 꼭 안아주었네요 ^^
Episode 3 : 도둑이야.
도둑들었냐구요? 네.. 저희 친정과 시댁에 도둑들었습니다.
바로 저요.
사과 한 상자, 배 한 상자, 양파 한 상자, 치약 비누 샴푸 두 상자,
나물 및 반찬류가 든 아이스박스 한 상자, 참기름 두 병,
그리고 기타 등등의 봉지봉지....
차 트렁크에 모두 싣고 나니, 남편이 한마디 합니다.
“도둑이야!!!”
..... 하지만, 줄 수 있는 기쁨을 누리신 양가 부모님께 효도했다고 생각할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