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녀석 그래도 아직은 아기 같았는데,
또 한 번 부쩍 컸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가을 오는 문턱이 코 앞에 쯤 오면, 한번 씩 느껴지는 복잡+뭉클함이 또 찾아왔습니다.
꼬마는 9월 9일생.
콩나물처럼 쑥쑥 자라는 다른 친구들과 비교하면 괜시리 ‘얘는 왜 안 크나’ 싶다가도
딱 이 무렵쯤 되면, ‘아니 그새 언제 컸지?’ 싶습니다.
어제도 갑자기 커 보여, 키재기 앞에 세워보니 어느새 1cm가 자라있네요.
아이 키 1cm가 주는 느낌이 생소합니다.^^
그러고 보니, 이젠 골격도 아가 골격에서 벗어나 짐짓 두께감(?)도 있어졌구요.
얼굴 생김이나 머리통도 이젠 완연한 어린이입니다.
살은 안찌고 뼈는 참 꾸준히도 자라나 봅니다.
최근 몇 달 공공장소에 가면 여자 화장실에 못 데리고 들어갔습니다.
전 남자화장실 밖에서 기다리고 있고, 아이만 들어갔다 나오지요.
전에 한번 어떤 아가씨가 꼬마를 보고 깜짝 놀라는 걸 봤는데,
제 눈에만 아가지 남들 눈에는 그렇게 안보이나 싶어서요..(목욕탕 여탕 입장 논란도 있고..ㅜㅜ.)
그러고보니, 화장실에서 응가 뒤처리도 혼자 시작했네요. 제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제가 먼저 하던 입술뽀뽀도 사뭇 징그러워졌습니다! 그래도 볼 뽀뽀로 체인지~ ㅋㅋ
며칠 전, 유치원 선생님과 상담시간에 나눈 말씀 중에,
‘아이들이 일곱 살이 되려고 준비하고 있나 봅니다..’ 하며 하하하 웃었던 것이 떠오릅니다.
매일 보는데, 왜 갑자기 훅 커져 있는 느낌을 받는걸까요 ^^
뭉클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고..
잠들어 있는 아이의 뒷 등판을 보며, 언제 넓어졌냐…싶네요.
가을이 깊어가기도 전에 뭔가 수확을 한 느낌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