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트리에 올릴까말까 무지 망설였습니다.
제 일 이야기를 하는 거 쑥스럽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고 그렇더라구요.
그래도 일하는 엄마 사정 제일 잘 알아줄 곳이 이 곳이어서 그 간 수고했다 위로와 축하를 받고싶어 용기내어 올립니다.
저는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번 영화는 기획에서 완성까지 꼬박 4년이 걸렸습니다.
첫째 임신해서 시작한 일이 둘째가 8개월이 되어서야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3주 된 큰 아이 데리고 상해에 있는 워크샵 가면서 한국에서 친정엄마 공수해 호텔 방에 둘이 가둬놓았고, 그 후에는 아이 돌보아주시는 중국 이모님께 아이 맡기고 카메라 가방 한 쪽에 유축기와 젖병이 든 아이스박스를 다른 한 쪽에 메고 아이의 첫 해를 보냈으며 편집 기간은 큰 애는 일본에서 아빠가 보고 저 없으면 굶는 둘째만 데리고 한 달 간 영국서 보냈습니다.
이제 그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습니다.
그 동안 일에도 육아에도 온전할 수 없었던 제가 원망스러웠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육아 걱정 없이 일에만 전념할 수 있는 동료들이 부러웠습니다. 남들 두 세 작품 만드는 동안 하나로 낑낑대는 제가 한심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에 제 일은 항상 뒷전이었고 아무 걱정 없이 일에 몰입할 수 있는 단 한 시간만 있었으면 소원이 없겠다 싶은 적도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아이들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 덕분에 전 계속 이 길을 갈 것 같습니다.
http://www.aljazeera.com/programmes/viewfinder/asia/2013/07/201372122818663414.html
http://www.youtube.com/watch?v=Bq5VeWCgJq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