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이가 세발자전거를 선물 받은 것은 세살 때.
하지만 자전거 폐달을 제대로 밟기 시작한 것은 세살 끝자락이었습니다.
- 세살 개똥이, 세발 자전거
올해 들어서 자전거를 제대로 탈 수 있게 되었는데,
이런! 이제 무릎이 손잡이에 닿아서 불편해 보였습니다.
개똥이는 2010년 4월 생입니다.
주변에 2010년, 특히 4월생이 많은데, 개똥이 보다 키가 큰 아이는 보질 못했습니다.
그래 봤자 도토리 키 재기 이지만, 아무튼 그랬습니다.
최근.
남편이 개똥이랑 놀이터에 갔다가
5살쯤으로 보이는 네발 자전거를 능숙하게 타는 아이를 봤답니다.
“야~ 형은 네발 자전거도 잘 타네?” 하며
몇 살이냐 물었는데,
“네 살” 이라는 답변에 깜딱 놀랐답니다.
2월생이긴 했지만, 개똥이 보다 키도 컸구요.
남편은 사실 개똥이 보다 큰 네살짜리는 처음이라고도 했답니다.
네살짜리가 어떻게 네발자전거를 타느냐 물었다가,
“아이들 우습게 보지 마세요.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많은 능력을 가지고 있어요”라는
아이 엄마의 답변에 또 한번 놀랐답니다.
그 후 개똥이와 저희부부는 놀이터에 가면 네발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만 쳐다 봤습니다.
물론 대부분 5~6세 아이들 이었지만, 유난히
놀이터에는 네발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이 많아서
어떤날은 5~6대가 놀아 다니기도 했습니다.
드디어.
개똥이에게 네발 자전거를 사주기로 했습니다.
이너넷으로 사면 저렴하겠지만, 직접 앉아봐야 하지 않겠는가 해서
직접 자전거 가게에 가서 꼴랑 5,000원 깎고 샀습니다.
우리는 16인치냐 18인치냐를 두고 고민했었는데,
자전거 가게에서는 14인치는 작고 16인치가
제격이라고 추천 해 주더군요.
처음엔 폐달도 제대로 못 밟아 ‘너무 빨랐나?’ 잠깐
후회도 했었는데,
녀석은 이내 힘차게 폐달을 밟으며 엄마에게 달리기 시합을 제안하기도 합니다.
브레이크 사용이 익숙치 않고, 아직 오르막이나 내리막길은 도와 줘야 하지만,
녀석이 네발 자전거를 타고 저만치 멀어져 가는 모습을 보면 흐뭇합니다.
특히, 자전거에 오를 때 어른들 도움 없이 혼자 한쪽 폐달에만 의지에서 올라타는 모습은
보고 또 봐도 신기합니다
.
- 네살 개똥이, 네발 자전거
언제가는 작은 보조 바퀴 2개를 떼어 내고, 두바퀴로만 자전거를 타는 날이 오겠지요.
후훗~
강모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