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세권 신혼집에서 결혼 5년 만에 첫째 어린이집 근처 아파트 1층으로 이사온 지 한달이 되었다.

전세만기까지는 가을까지 시간이 남아있었지만, 아이 어린이집 등하교 때 실어 나르는 수고를 친정엄마가 수고해주시는 것도 마음에 걸렸고, 아이 둘에 살림이 늘어서 정리해도 정리되지 않는 집안 구석을 이참에 정리하고자 하는 욕심도 있었다. 이사를 하겠다고 집주인에게 말하고 며칠 내에 우리가 살던 아파트가 덜컥 계약이 되버렸다. 전세 대란이라더니, 이사가고자 하는 아파트 동네에 전세 물량이 없었다. 금액도 차이가 크고, 난감했다. 어린이집 선배가 1층에 살고 있었는데, 집이 안나간다고 했던 일이 생각나서 불쑥 연락을 하여 그 집을 보러갔다. 1층은 남자 아이 둘 키우기에 정말 좋다고 해서 바로 이사 결정.

 

 이사는 포장이사를 해서 짐포장 정리는 전문가들께서 다 해주시고, 버릴 것을 미리 미리 버려야 하는데, 그건 이사하고 나서 처리하는 식으로 했다. 막상 이삿날에는 가스 연결이나 관리비 정산 정도 외에는 할 일이 별로 없었다. 아이 둘을 친정 엄마께 맡기고, 남편과 나는 집 근처에서 브런치를 먹고, 도배하는 것을 잠깐 보고 같이 오랫만에 점심을 먹는 여유까지 부렸다.

 

  출 퇴근 하면서 내가 지하철 역까지 버스 한번을 더 타야 하는 불편은 있지만, 1층 아파트여서 아이들에게는 정말 좋은 것 같다. 마음껏 뛰어다니지, 엘레베이터 기다리는 일 없지, 먼저 살던 선배가 물려준 미끄럼틀에 볼풀에 목마까지 아이들은 신나게 뛰 놀고 있다.  예전에 밑에 집 할머니가 깜짝 놀라니까 살살 걸어라, 했던 말이 기억났던지..."여긴 할머니가 없어" 하며 맘껏 뛴다. 

 

  낮에도 좀 어둡긴 하지만, 바람이 서늘하게 잘 불어서 집이 시원한 편이고, 제습기를 돌리니 습기도 견딜만한 듯 하다. 장마철 끝에 곰팡이가 피어오르려나? 여름에 시원한데, 겨울에는 많이 추우려나? 이런 생각도 들지만, 우선 아이들이 좋아하니 행복하다.

 

  이사한 집에서 좋은 추억들만 있으면 좋으련만...남편은 밤에 며칠째 연달아 큰 바퀴벌레를 보았다고 한다. 살충제로 처리했다고 하는데, 커다란 습바퀴가 나타나는 것은 좋은 징조는 아니고 걱정도 된다. 1층에는 원래 벌레가 많다더니, 그런가 싶기도 하고 밤에 천장에서 따가닥 따가닥 묘한 소리를 내는 것이 바퀴벌레 소리 같다는 남편의 말에 기겁을 했는데, 진상을 어떻게 밝힐지 숙제로 남아있다.

slide.pnghorse.png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수
15 [자유글] “아이와 함께 출퇴근” 기업 어린이집 늘어 [한겨레 3월31일자] imagefile babytree 2010-04-26 18280
14 [자유글] 아이돌보미 지원 축소…맞벌이부부 ‘한숨’ [한겨레 3월31일자] imagefile babytree 2010-04-26 24471
13 [자유글] 드라마 찍느라 힘들지만 ‘나눔약속’ 떠올리면 힘나 [한겨레 3월17일자] imagefile babytree 2010-04-26 12161
12 [자유글] 국격 높아진다는데 복지수준 ‘바닥’ [한겨레 3월15일자] imagefile babytree 2010-04-26 21031
11 [자유글] 지방재정 악화 복지사업 직격탄 [한겨레 3월2일자] imagefile babytree 2010-04-26 11622
10 [자유글] 보육시설 95% 사설…돈없는 부모는 괴로워 [한겨레 2월23일자] imagefile babytree 2010-04-26 16272
9 [자유글] 두살 미만 아이, 감기약 함부로 먹였다간 imagefile 김미영 2010-04-21 22627
8 [자유글] 24시간 가까이…다른 방법은 없었다. 대한민국 3% ‘모유 만세’ image 양선아 2010-04-20 16747
7 [자유글] 밥상머리 자녀 교육, 매우 중요하다 imagefile 김미영 2010-04-20 18049
6 [자유글] 아이들 편에 서서 아이를 보라 imagefile 김미영 2010-04-20 13574
5 [자유글] 제때 잘 먹인 이유식, 비만·알레르기 예방 image 김미영 2010-04-20 20764
4 [자유글] `안절부절 아이 버릇’ 더 많이 안아주세요 imagefile 양선아 2010-04-20 22308
3 [자유글] 적기 교육이 중요하다 imagefile 김미영 2010-04-20 15760
2 [자유글] 나이들어 엄마되기 `걱정이 병' imagefile 양선아 2010-04-20 20986
1 [자유글] 아빠와 몸놀이, 키 쑥쑥 좌뇌 쑥쑥 imagefile 양선아 2010-04-19 19923

인기글

최신댓글

Q.아기기 눈을깜박여요

안녕하세요아기눈으로인해 상담남깁니다20일후면 8개월이 되는 아기입니다점점 나아지겠지 하고 있었는데 8개월인 지금까...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