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인 아들은 아직도 집에서 머리를 자릅니다.
백일 즈음에 한번, 6개월쯤 빡빡 머리 할 때 한번,
그리고 올 여름에 짧고 예쁘게 잘라보고자 한번,
이렇게 3번 미용실 가보고 나머지는 다 집에서 잘랐지요.
4살 딸도 자주는 아니지만 집에서 종종 잘라주고요.
이번 수요일에도 시원하게 잘라줬습니다.
여러 번 바보머리 만든 전적이 있긴 하지만
이제는 잘라놓고 보면 제 눈에는 무난한 것 같습니다.
(배운 적도 없는데 이 정도면 됐지-라며 합리화ㅎㅎ)
처음에는 돈 아까워서 잘라주기 시작했는데 조금 크고는 미용실 무섭다고 울기도 했고
이제는 미용실 가도 의젓하게 잘 자르는데 아이가 집에서 엄마가 잘라주면 좋겠다고 하네요.
저도 그런 아들이 귀여워서 본인이 거부하기 전까지는 잘라줄까 합니다.
(주말에 여자친구와 데이트 가서 얼굴에 이런 걸 하고 왔어요^^)
그런데 그동안 제 아들 머리카락을 자르며 실력을 갈고 닦았다고 생각한 큰아들(남편입니다)이
본인도 집에서 자르겠답니다. 헙!
어떤 결과에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두달전쯤 잘라줬던 머리입니다.
한동안 제가 컨디션이 안 좋았다가 그 뒤로는 작은 아이가 다치고 아프고 해서 미루고 미뤘는데
남편도 미용실을 가지 않고 버텨서 결국 오늘 다시 잘라줬네요.
사진은 없지만 그냥 무난한 아저씨 머리인데요
머리숱이 많아도 너무 많아서 자르고 또 자르고 1시간 반은 자른 것 같아요.
이발비용 만원 아끼고 이만원 들여 배달음식 시켜먹을 수는 없어서
부랴부랴 찜닭 해서 느즈막히 저녁 먹고 바쁜 저녁 시간을 보냈어요.
바쁘다 힘들다 미용실 가라 툴툴거릴 때도 있지만
그리고 미용실 가서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보다 모양은 안 나지만
내 가족 머리를 매만지며 이런 시간을 보내는 것도
저에게는 좋은 추억이 되네요.
아이들에게는 이런 시간이 어떤 기억으로 남을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