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체중유지 3계명
고깃국 등 국물류 될수록 적게
식사 30분 전에 물이나 과일을
수저 놓고 눕거나 'TV행'금물
새해부터 다이어트에 도전한 직장인 이승민(39)씨. 식사 조절과 운동으로 한달 동안 4kg 감량에 성공했다. 그런데 기쁨도 잠시. 연월차휴가를 합쳐 무려 아흐레에 이르는 설 연휴를 생각하니 걱정부터 앞선다. 설날 분위기에 들떠 오랜만에 만난 가족과 친지와 회포를 풀며, 설음식에 취하다 보면 금세 2~5kg 체중이 불어날 것이 뻔하다. 김씨는 “원래 떡국, 만두, 전, 갈비찜 같은 음식을 워낙 좋아한다”며 “힘들게 한 다이어트가 이번 설연휴 때 도로아미타불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설날 김씨가 먹게 될 한 끼 음식의 총 열량은 얼마나 될까? 아침식사로 밥 한 공기(300㎉)와 떡국(450㎉), 갈비찜(150g, 440㎉), 조기구이(1마리, 300㎉), 모듬전(8개, 400㎉), 잡채(1인분, 230㎉), 삼색나물을 먹는다고 가정해보자. 단숨에 1800㎉가 훌쩍 넘는다. 여기에 식혜, 떡, 과일 등을 후식으로 곁들이고, 음주까지 더하면 일일 권장 칼로리(2400㎉)를 훌쩍 넘는 4000~5000㎉를 섭취하는 셈이다. 이씨처럼 다이어트에 도전중이거나, 설 연휴 동안 ‘적정체중 유지’가 목표인 이들을 위해 설음식을 즐기면서 ‘체중 1㎏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다.
■ 고열량·고지방·고당분 자제
연휴 동안 상에 오르는 음식은 기름에 지지고 볶은 음식과 육류, 단 음식이 많다. 영양섭취가 부족했던 과거에는 이런 음식으로 설 연휴에 영양보충을 했으나 요즘에는 과도한 영양섭취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열량이 높은 육류, 튀김음식보다는 단백하고 칼칼하게 무친 나물 등 채식 위주의 식사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
음식의 간은 적게 해야 살도 덜 찌고 몸에도 좋다. 갈비, 불고기, 생선구이, 잡채 등의 간을 할 때 짠맛을 원하면 무염 간장이나 대용소금을 사용한다. 나물을 무칠 때 식초의 사용량을 늘리면 간장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염분이 녹아있는 떡국이나 고깃국의 뜨끈한 국물에 대한 미련도 과감히 버리자. 만일 염분 섭취를 많이 했다고 생각되면 물을 많이 마셔 소변과 함께 염분이 빠져나가도록 도움이 된다. 단맛을 낼 때는 설탕 대신 올리고당을 사용한다. 같은 단맛을 내더라도 열량이 절반으로 줄고 장내 유산균 증식을 돕는 정장작용이 있어 소화기능을 돕는 데도 좋다.
■ 저칼로리 음식 만들기
설음식의 열량은 조리법만 달리해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저칼로리 음식은 어떻게 만들까? 가장 큰 원칙은 기름기를 줄이는 방법이다. 갈비찜과 불고기에 들어가는 고기는 최대한 기름기를 제거하고 요리한다. 고기나 생선은 볶거나 튀기기보다는 삶아서 편육이나 찜으로 먹는 것이 좋다. 부득이 기름을 사용해야 할 경우에도 최소량만 사용하자. 전을 부칠 때는 기름을 프라이팬에 직접 두르지 말고 팬을 뜨겁게 달군 다음 식물성 기름을 묻힌 종이로 한 번 살짝 닦아낸 뒤 사용하면 기름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나물을 무치거나 잡채를 할 때 채소와 고기를 미리 데친 다음 볶으면 기름 흡수를 줄일 수 있다. 볶을 때는 센 불로 단시간에 볶아야 기름 흡수율이 낮아진다. 딱딱한 것부터 먼저 볶으며, 볶는 도중 기름이 없을 때는 물을 조금 넣어 볶는다. 맛도 담백하고 부드러우며, 느끼한 맛도 없앨 수 있다. 기름이 충분히 달궈진 상태에서 튀기는 것이, 달궈지지 않은 상태보다 기름 흡수를 낮게 한다. 튀김 옷은 되도록 얇게 하고, 튀긴 뒤에는 소쿠리에 냅킨을 깔아 기름을 흡수하게 한다.
■ 식단 및 식사습관 이렇게
설 연휴 동안 자신의 평소 식사 원칙과 습관을 잃지 않는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소식과 절식을 실천하고, 살을 찌게 하는 주범인 식사 중간에 먹는 간식도 줄인다. 식사 30분 전에 물 한 컵을 마시거나 과일을 먹으면 포만감을 느끼게 해 과도한 음식 섭취량을 줄일 수 있다. 기름기가 많은 설음식은 소화도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소화시간도 길며, 열량을 소모하는 데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음식을 먹고 난 다음에 곧바로 텔레비전을 보거나 눕는 습관은 금물이다. 뒷정리나 설거지, 청소 등으로 친척들의 일손을 돕거나, 산책 같은 가벼운 운동을 하면 소화도 잘될 뿐 아니라 살이 찔 염려도 없다.
푸짐하게 차려진 식탁의 음식을 정신없이 먹다 보면 자신이 먹은 양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때 밥과 국 그릇의 크기를 평소보다 작은 것으로 선택하거나, 개인접시에 자신이 먹을 양을 미리 덜어서 먹는 방법이 유용하다. 반찬은 기름지지 않은 나물부터 먹는 것이 좋으며, 모든 음식은 30번 이상 천천히 씹어 먹도록 한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사진 한림대의료원 제공
도움말 : 노용균 한림대의료원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조영연 삼성서울병원 영양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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