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 아프면 신장 따뜻하게

조회수 11608 추천수 0 2010.10.05 10:38:57

생활동의보감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때운다’는 속담이 있다. 급한 상황에 구색을 갖춰 대응하기 어려울 때 억지로라도 다른 방법을 써서 막아내는 경우를 이르는 말이다. 치아가 빠지고 난 뒤 마지막까지 버티는 것이 잇몸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병이 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

 텔레비전에 잇몸 질환에 도움이 되는 약 광고가 자주 나오는 걸 보면 잇몸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음식을 씹는 것은 치아다. 그러나 치아를 받쳐주는 잇몸이 튼튼해야 치아도 튼튼하다. 무엇이든 그 뿌리가 단단히 땅속에 자리를 잡아야 줄기가 튼튼하고 열매도 잘 맺는 이치와 같다.

 치과 진료에서 한창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임플란트라는 인공치아 이식도 아무나 할 수 없다. 잇몸이 튼튼하지 않으면 인공치아를 잇몸에 심을 수 없다. 한의학에서 치아는 신장 기능과 관련이 있고, 잇몸은 위장경락의 영향을 받는다고 본다. 즉, 신장기능이 튼튼하면 치아가 견고하고 신장이 약해지면 치아가 빠지고 잇몸이 벌어진다.

 치아는 정수(精髓: 뼛속에 있는 골수)가 많이 가는 곳이다. 정수가 충분하면 치아에 아무 문제가 없다. 정수는 신장 기능에 의해서 만들어지는데, 노인들이 치아가 빠지고 잇몸질환이 많아지는 이유는 정수가 부족해서 그런 것이다. 한의학에서 치통 치료는 위장경락과 신장을 살펴서 치료하는 게 원칙이다.

 잇몸이 붓고 시리고 아픈 병인 풍치(風齒)는 치아와 관련이 있는 생기가 순조롭지 못해서 생긴다. 생기가 치받쳐 바람이 부는 것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잇몸의 염증을 말한다.

 젊은 사람들 중에 잇몸이 붓고 아픈 경우는 위장의 습열 때문이다. 과로를 했거나, 음식을 잘못 섭취했거나, 신경을 많이 썼을 때 잇몸이 붓고 아프게 된다. 이럴 때는 간단하게 아픈 곳에 뜸을 뜨면 통증을 가라앉힐 수 있다. 한약재로는 기운을 소통시키기 위해 천궁, 목단피, 석창포, 만형자, 향부자, 건강, 계지, 세신, 지골피 등을 응용한다.

 많이 먹으면 더 아프고 적게 먹으면 덜 아픈 데는 습열을 줄여주는 창출, 석고, 승마, 지실을 쓰고 혈울(血鬱)을 풀어주는 천궁, 목단피, 향부자 등을 써준다.

 그런데 신장 기능이 허약해져서 생기가 마지못해 활동을 하면서 허열이 나는 경우에는 신장을 따뜻하게 보해주면서 열을 내려줘야 한다. 신장이 생기를 못 받으면 차가워진다. 불만이 생겨 시끄럽게 떠들면서 민란이 일어나는 것과 같은 이치로 열이 위로 뜨게 된다. 이럴 때는 더더욱 따뜻한 약을 많이 쓰면서 염증을 달래야 한다.

 노인은 신과 정혈이 부족하다. 골수까지는 아니어도 근골 힘줄에 정액이 부족하므로 뼈에 염증이 잘 생긴다. 되도록 씹는 걸 삼가고 몸을 쉬는 게 좋다. 이런 풍치에는 해삼, 건갈(갈근), 지골피를 쓰면서 소통제로 목단피, 석창포, 세신을 함께 쓴다. 평생 자기 치아로 살 수 있도록 치아뿐 아니라 잇몸도 잘 챙길 일이다.  고광석/대명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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