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이라도 땀흘리면 성장에 큰 보탬
싱글맘 아이들, 나이든 친구 있으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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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사 박기완(40·서울 동작구 본동)씨는 아침 8시 반에 출근해 밤 10시에 퇴근한다. 주말엔 격주로 토요일과 일요일에 번갈아 일한다. 아들 지호(8), 딸 수민(6)과 놀아줄 시간은 쉬는 주말 정도다. 박씨는 요즘 대세라는 ‘프렌디’(친구 같은 아빠)가 되고 싶지만, 몸이 잘 따라주지 않는다. 아이들과 노는 것 자체가 그에겐 부담이다. 그러던 중, 박씨는 아들이 다니는 유치원에서 모집한 ‘아빠와 함께하는 놀이학교’에 참여하게 됐다. 박씨는 “신문지나 탁구공만으로도 다양하게 아들과 놀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며 “이전보다 아들과 훨씬 친해졌다”고 말했다.

남성들의 인식이 바뀌면서 박씨처럼 ‘프렌디’가 되고자 하는 아빠들이 늘고 있다. ‘프렌디’의 핵심은 잘 놀아주기. 아빠가 아이와 잘 놀아주면 친밀감만 높아지는 것이 아니다. 아이의 신체 성장과 정서적 안정, 두뇌 발달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 “아빠~ 출근하지 말고 나랑 놀자~”
 


 

아빠와 엄마, 아이 두뇌 발달에 다른 영향

남자의 뇌와 여자의 뇌는 다르다. 아빠가 놀아주는 것과 엄마가 놀아주는 방법은 다를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아이의 두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도 다르다. 일반적으로 아빠는 엄마보다 활동적인 놀이 경험이 풍부하다. 아빠는 놀이 친구로서 육체적인 방법을 통해, 엄마는 언어를 통해 아이의 두뇌 발달을 돕는다.

아이들도 엄마보다 아빠와 더 놀고 싶어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30개월 된 아이들에게 놀이 파트너를 고르라고 했을 때, 3분의 2 이상이 아빠를 골랐다고 한다.

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병원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은 “각종 연구 결과, 아빠와의 놀이나 상호작용은 아이들에게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좌뇌를 발달시키며, 영·유아기 때 아빠가 없었던 아이들은 수리능력이 떨어지고 성취동기도 낮았다”고 말했다.

발달 전문가들은 아이가 4살 이후 아빠가 얼마나 아이에게 관심을 가지고 육아에 참여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발달이 크게 달라진다고 말한다. 3~4살 아이는 지적 호기심이 왕성한 시기다. 아빠는 아이의 호기심과 다양한 욕구를 채워줄 수 있기 때문에, 아빠가 잘 놀아주면 아이의 창의성도 풍부해진다.

소아 비만도 예방, 키도 쑥쑥

아빠가 아이와 잘 놀아줄 수 있는 시기는 길어야 초등학교 2~3학년까지다. 초등학교 고학년만 돼도 요즘 아이들은 부모와 노는 것에 적극적이지 않다. 자기만의 세계가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 신체적·정신적 성장이 왕성한 유아기(2~6살)는 아빠가 아이와 놀아줘야 할 가장 중요한 시기다. 이때 아빠가 잘 놀아주면, 아이의 근육과 모세혈관, 골격이 잘 형성된다.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며, 심장·폐·소회기관 등의 내장기관도 잘 발달한다. 적절한 신체 활동을 통해 성장점을 자극해주면 키도 쑥쑥 큰다. 유아 때 잘 놀아주면 조기 성인병과 소아 비만도 예방할 수 있다.

아빠가 아이와 놀아주는 것이 이렇게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면, 어떻게 놀아줘야 할까? 아빠들은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을 거창하게 생각하지만, 아이들은 아빠와 노는 것 자체를 즐거워한다. ‘아빠와 추억만들기’(
http://cafe.naver.com/swdad)라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권오진 ‘아빠 놀이학교’ 교장은 “초등학교 1학년 남자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것이 축구”라며 “아빠들은 넓은 축구장에서 축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들은 아빠랑 거실에서 신문으로 만든 공을 가지고 패스만 해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신문 50장을 둘둘 말아 테이프로 붙이면 지름 50㎝의 멋진 공이 나온다. 이 공을 가지고 축구를 해도 되고, 그저 주고받기 놀이만 해도 아이들은 땀을 뻘뻘 흘리고 놀고 즐거워한단다.

거실에서 몸놀이부터 시작

“바쁘다” “돈 없다” “피곤하다”는 핑계일 뿐이다. 권씨는 “아빠 몸만 있으면 500가지가 넘는 놀이를 할 수 있다”며 “쉬운 것부터, 거실에서부터 시작하라”고 주문했다. 격파만 해도 수십가지 형식으로 놀 수 있다. 주먹 격파, 한 손가락 격파, 팔꿈치 격파, 헤딩 격파, 점프 격파, 엉덩이 격파, 뒤꿈치 격파… 그 종류는 무한하다. 거실에서 단순히 이 격파 놀이만 해도 아이들 성장판은 자극이 되고, 10~20분이란 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아빠표 체육놀이>의 저자 김도연씨는 “아빠가 아이가 되어 뛰고, 구르고, 달리는 것이 가장 잘 놀아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아이와 놀 때 아빠의 컨디션이나 상황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1분이라도 놀아주는 것에 의의를 두고, 아이와 일단 놀아주자. 만약 새벽에 출근해 밤늦게 들어온다면 ‘취침놀이’부터 시작할 수 있다. ‘취침놀이’란 아이가 잠잘 때 머리 쓰다듬고, 뽀뽀해주는 등 신체 접촉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주말에 시간 날 때 집중적으로 1~2시간 놀아주면 된다. 더 여유가 생긴다면, 지방 5일장을 둘러본다든가, 노량진 수산시장에 가보는 것도 놀이가 된다. 썰매타기, 낚시놀이, 철봉놀이, 눈싸움 등 외부 활동으로 서서히 그 범위를 늘려나가면 된다.

아빠가 없는 아이는 어떻게?

아빠가 곁에 없는 경우 엄마나 형제가 아빠 노릇을 대신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아빠가 없는 엄마의 경우, 여성호르몬 분비가 줄어들어 성격이 남성화하거나 감성보다는 이성적인 판단으로 아이를 키우는 경향이 있다. 아이와 놀아줄 때도 아빠처럼 신체놀이를 많이 하고, 말로 하는 놀이는 줄어든다고 한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형제가 있을 경우 형이나 오빠가 아빠 노릇을 대신함으로써 아빠의 부재를 어느 정도 보완해준다. 따라서 아빠란 존재가 없는 것이 아이의 신체·정서 발달에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 다만 한쪽 부모가 없는 점을 고려해 좀더 세심하게 배려할 필요는 있다.

김영훈 원장은 “아빠가 일찍 돌아가신 경우에는 교사나 친척 혹은 할아버지 등과 관계를 돈독하게 해 아빠의 역할모델을 대신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경우엔, 엄마도 가장으로서 위엄을 보이고 아빠에게 기대하는 이성적인 판단이나 아이를 이끌어주는 역할을 대신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니면 나이 차이가 있는 형제에게 이런 역할을 맡길 수도 있다. 아이가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아이들과 사귈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줄 필요도 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도움말: 김영훈(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병원장) 권오진 (아빠 놀이학교 교장) <아빠표 체육놀이>(김도연 지음) <엄마가 모르는 아빠효과>(김영훈 지음)

좋은 아빠 10계명

① 자녀와 함께 놀 시간은 초등학교 3~4학년까지가 전부다.
② 자녀의 인성교육을 위하여 엄마, 아빠의 역할은 반반이다.
③ 한달에 한 번 자녀와 여행을 가서 멋진 추억을 만든다.
④ 자녀와 함께하는 취미 한 가지를 만든다.
⑤ 최소한 자녀만큼의 컴퓨터 실력은 되어야 한다.
⑥ 퇴근 후, 자녀와 부담 없이 잠깐 놀아줄 수 있어야 한다.
⑦ 자녀가 잘못했을 경우 이성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⑧ 자녀의 현재 고민거리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⑨ 자녀의 재능과 소질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⑩ 자녀의 구체적인 꿈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관리를 해주어야 한다.

권오진의 <좋은 아빠 강좌>에서

튼튼체조 따라해 보세요, 요렇게





















 











» 튼튼체조 따라해 보세요, 요렇게
 


■ 높이높이 콩콩! 높이뛰기

제자리에서 아빠와 아이가 마주 보고 서서 두 손을 맞잡는다. 아이가 제자리에서 뛰어오르면 아빠는 아이의 손을 잡고 높이 올려준다. 아주 단순한 놀이지만, 생각보다 운동량이 많고 아이들도 좋아한다. 엉덩이와 무릎, 발목 부분의 성장점을 자극해 원활한 성장을 도와준다. 이 놀이는 25개월부터 가능하다.

■ 물구나무서기

아이가 두 손을 바닥에 짚고 무릎 꿇고 엎드리면 아빠는 뒤에서 아이의 발목을 잡는다. 아빠는 아이의 두 발목을 잡고 천천히 위로 들어 올린다. 아이의 허리와 다리가 곧게 펴질 때까지 들어 올린 뒤 천천히 열을 세고 한 발씩 내려준다. 이 놀이는 36개월부터 가능하다. 팔과 어깨를 중심으로 상체 전신의 힘을 기를 수 있다. 혈액순환에 좋다.

■ 수건 줄다리기

아빠와 아이가 마주 보고 서서 수건의 양쪽 끝을 두 손으로 단단히 움켜잡는다. 아빠의 시작 신호에 맞춰 서로 힘차게 잡아당긴다. 아빠는 당기기도 하고 끌려가기도 하면서 적절하게 반응해준다. 손과 팔의 힘을 기를 수 있다. 이 놀이는 48개월부터 가능하다.

양선아 기자, 참고자료: <아빠표 체육놀이>(김도연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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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아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썼으며 현재는 한겨레 사회정책팀에서 교육부 출입을 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이메일 : anmadang@hani.co.kr       트위터 : anmadang21      
블로그 : http://plug.hani.co.kr/anmad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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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글] 아빠와 몸놀이, 키 쑥쑥 좌뇌 쑥쑥 imagefile 양선아 2010-04-19 13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