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기분도 그저그래서 아이들과 창경궁 단풍을 보러 나섰습니다.
그런데 창경궁으로 가다가 아이가 걷기 힘들어 해서
가회동 한옥집 가기 전에 있는 정독도서관으로 발길을 돌렸지요.
몇 번 지나치기는 했었으나 안으로 들어가보긴 처음이었습니다.
정동도서관에 들어서기 전에 교육박물관이 있었습니다.
오잉...왠 박물관..
취학 직전인 아이에게 보여주기 좋겠다 싶어 박물관으로 발길을 돌렸죠.
그런데 막상 들어가니 아이보다 제가 신기했습니다.
30여년전 시골 학교에서 볼 수 있는 학용품과 교실, 소풍 풍경들... 제 이전 세대들 모습들을 포함해서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소품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 교육박물관
그래서 아이에게 신나게 설명을 해주었죠.
특히 칠판과 단상, 풍금, 난로, 도시락, 책상 4-5개가 있는 미니 교실이 재미 있었는데요 그곳에서 아이들과 앉아 교실 놀이도 했지요.
사진도 찍고 풍금도 치고 학교 놀이도 하다가 우연히 칠판 옆에 있는 수업시간표에 시선이 닿는 순간...
가슴이 턱하고 막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억나시나요?
수업시간표...
수십명이 좁은 교실에 앉아 수업 시간표 대로 공부할 일이 없어 잠시 잊고 있었는데 수업시간표를 보니 느낌이 좋지는 않더군요. 매일 수업 시간표에 맞게 가방을 싸고 숙제와 준비물을 챙기던...
곧 들어가게 될 학교에 대해 좋은 이야기만 해 줬었는데 수업시간표를 보는 순간 '내 아이도 학교가서 저 시간표대로 하루 일과를 보내고 시험도 보고 스트레스 받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차리라 매일 놀면서 자랄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에까지 미치더군요.
왜 학교 생활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을까요?
예전보다 세월이 좋아졌다고 하는데 요즘 아이들은 학교에서 즐거울까요?
남들이 다 하니 우리 아이도 같이 해야 할까요?
마냥 이쁘기만 하던 유아기가 지나고 부모로서 더 어려운 고민에 빠진 요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