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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방접종을 맞추러 동네 소아과에 갔더니, 돌 갓 지난 아이에게 주사를 넉 대 놓더군요. 하루에 이렇게 많은 주사를 꼭 놓아야 합니까? 의사와 다투고 난 뒤 결국 병원을 옮겼어요.”


갈팔질팡 `초보 엄마' 알쏭달쏭


 두살배기 아들을 둔 이주영(26)씨는 자신의 경험을 그가 활동하는 인터넷 육아카페와 주위 엄마들에게 알리고 조언을 구했다. 인터넷에선 “예방접종 한 번에 다 맞추는 병원이 어딨냐” “스트레스와 부작용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아이에게 주사를 한번에 많이 놔선 안된다”는 엄마들의 답변이 이어졌다. 이씨는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를 철썩같이 믿고 주변 사람들한테 이렇게 말한다. “예방접종 하루에 끝내려 하는 병원 절대 가지 마라.”

 이씨가 믿고 있는 정보가 과연 사실일까? 하정훈 하정훈소아과 원장은 “디피티, 폴리오, B형간염, 뇌수막염, 폐구균 등은 같은 날 접종해도 효과가 떨어지지 않고 이상반응이 나타나지 않는다”며 “같은 날 접종이 가능한 모든 접종은 하루에 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저출산 시대라며 각종 출산장려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신뢰할 만한 육아 정보를 제공해주는 곳이 없어 부모들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대가족 시대엔 경험이 풍부한 부모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지만, 핵가족 시대를 살아가는 ‘초보 엄마’들은 이씨처럼 인터넷 정보나 책에 의존해 아이를 키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초보 엄마’들의 육아 지식 수준은 턱없이 낮거나 부족하다.


 절반 넘게 제대로 답 못해   


 실제로 가 관동의대 제일병원과 공동으로 아이가 있는 부모(예비 부모 포함) 125명을 상대로 육아지식 수준을 측정해 봤더니, 100점 만점에 평균 65.2점으로 턱없이 낮았다. 조사는 아이를 키울 때 꼭 알아야 할 육아 상식 20가지를 뽑아 O, X 퀴즈를 내 1문항 당 5점으로 점수화했다(설문조사 항목과 정답은 ‘베이비트리’(ibabytree.co.kr) 참조). 설문 항목을 만든 신손문 관동의대 제일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평소 상식만으로도 쉽게 맞출 수 있는 문제를 냈는데도 오답률이 높았다”며 “기본적인 육아상식조차 없이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응답자들의 오답률이 가장 높았던 항목은 ‘하루에 2~5가지 예방접종 주사를 맞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는 것(정답률 14.4%, 18명)이었다. 이밖에 신생아 관리 및 육아 상식, 아기 식습관 만들기 등에 대해서도 부모들은 잘 모르고 있었다. ‘신생아는 하루에 한번 정도, 10분 동안 목욕시키면 된다’(X, 정답률 28.8%), ‘아기 입에 손이나 젖을 대보고 아기가 빨면 젖을 먹여야 한다’(X, 정답률 27.2%), ‘생후 100일 정도 지나면 볕이 좋은 날 일광욕을 시켜주면 좋다’(X, 정답률 37.6%), ‘아이가 식사 도중 놀기 위해 자리를 뜨면 바로 밥상을 치우는 것이 좋다’(O, 정답률 40%) 등은 절반 이상이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모유수유와 이유식 먹이기에 대한 상식은 상대적으로 풍부한 편이었다. 응답자들은 ‘모유는 6개월이 지나면 영양이 별로 없으니 끊거나 분유를 먹여야 한다’(정답률 88.8%), ‘황달이 있는데 모유를 끊어야 한다’(정답률 80.8%), ‘분유를 탈 때 맹물보다 보리차, 사골국물이나 멸치국물 등이 더 좋다’(정답률 92.8%) 등이 잘못된 정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정훈 원장은 “사회적으로 육아 교육이 필요한데, 우리나라에서는 어디에서도 아이를 어떻게 하면 잘 그리고 쉽게 키울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는다”며 “초보 엄마 잔혹 공화국에서 탈출하기 위해선 다른 어떤 대책보다도 육아 관련 교육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미영 양선아 기자 kimmy@hani.co.kr 




당신의 육아점수는 몇 점? 체크하러 가기
















 

쇠귀에 경이거나 팔랑개비거나, 당신은 어떤 유형?


임신·출산·육아 정보를 대하는 엄마들의 태도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각 유형에 따라 아이를 대하는 태도, 아이를 키우면서 부딪히는 문제점들도 달라진다.

■ 무관심형 =임신·출산·육아는 그냥 자연스런 삶의 과정이라 생각한다. 아이를 키우면서 왜 공부를 해야 하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이다. 많이 알면 알수록 오히려 스트레스만 쌓인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임신·출산·육아 관련 책은 거들떠보지 않는다. 자신의 부모가 자신을 키운 것처럼, 자신의 생각대로 아이를 키운다. 이런 유형의 부모는 육아 관련 문제가 터진 뒤에야 관련 정보를 찾는 경향이 있다. 아이 성장과 발달에 대한 관심과 지식도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운 좋게 문제가 터지지 않으면 스트레스 없이 아이를 키울 수 있으나, 문제가 터지면 ‘뒷북 대처’로 후회할 수도 있다.

■ 얇은 귀형=주변 사람들의 말이나 인터넷 정보에 예민한 유형이다. 육아 관련 파워 블로거의 글들은 모조리 읽고,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아이를 키우는지 잘 관찰한다. 너무나 많은 정보를 접하기 때문에 유모차 하나를 고르는 것도, 출산 준비물을 마련하는 것도, 아이 책 하나 고르는 것도 쉽지 않다. 자꾸 자신의 아이와 남의 아이를 비교하면서 ‘혹시 내 아이가 뒤처지는 것은 아닌가’ 하고 전전긍긍하기 쉽다. 주변에 신뢰할 만한 정보 제공자가 있다면 다행이지만, 잘못된 육아 정보를 전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스트레스뿐 아니라 아이 키우는 일도 더 힘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 꼼꼼이 형=임신·출산·육아 관련 책을 찾아 읽고, 관련 정보를 꼼꼼하게 숙지하는 유형이다. 자신만의 육아 철학이 있고 줏대가 있다. 다른 사람들의 말이나 인터넷 정보를 참고는 하되 맹신하지 않는다. 소아과 의사 등 관련 전문가에게 궁금한 것은 직접 적극적으로 물어본다. 자신의 아이를 믿고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하정훈 하정훈소아과 원장은 “‘무관심형’이나 ‘얇은 귀형’의 경우 잘못된 육아 정보로 아이도 부모도 고생하기 쉽다”며 “꼼꼼이형 엄마들이 육아 관련 실수를 상대적으로 덜 한다”고 말했다 양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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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아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썼으며 현재는 한겨레 사회정책팀에서 교육부 출입을 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이메일 : anmadang@hani.co.kr       트위터 : anmadang21      
블로그 : http://plug.hani.co.kr/anmad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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