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열치열 건강법

도시인 평균체온 36.5℃ 밑돌아 혈액순환장애…면역력 떨어져

힘없고 잘 지치면 냉체질 의심…반신욕이나 근육강화운동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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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열치열. ‘더운 것으로써 더운 것을 다스린다’는 뜻의 이 사자성어엔 건강을 지키는 소중한 지혜가 담겨 있다. 요즘처럼 더운 날엔 냉방시설이 잘된 실내에서 필요 이상으로 몸을 식히고, 찬 음식을 계속 먹는 것이 미덕처럼 여겨지곤 한다. 그러나 날씨가 덥다고 해서 ‘찬’ 것만 찾다간 건강에 큰 해가 될 수 있다. 우리 몸은 적정 체온 36.5도(36.8±0.4도)를 유지해야 신진대사가 원활해지고 혈액순환, 호르몬 작용, 면역체계 등이 안정상태에 놓이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도 체온(한열) 유지는 건강을 위한 필수요소다. 체온은 몸속의 피와 물, 기를 순환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체온이 떨어지면 피, 물, 기의 흐름이 정체돼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된다. 체온은 개인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리트머스 시험지인 셈이다. 김선형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사상체질과 교수는 “몸에 열이 많으면 갑상샘 기능항진증, 고혈압, 당뇨 등에 노출되기 쉽고 몸이 차면 순환장애, 설사,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고 말했다.






■ 현대인 ‘저체온 주의보’



 현대인들 중에는 적정 체온에 도달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수십년 전만 해도 대부분 평소 체온이 37도에 육박했지만, 지금은 대부분 36.5도를 밑돈다. 예전과 달리 힘을 쓰는 육체노동이 줄어든 반면 과식,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습관 등 신진대사와 혈액순환의 균형을 깨는 요인들은 늘어난 탓이다. 이치는 이렇다. 움직이지 않거나 운동을 하지 않으면 근육이 열을 만드는 활동이 저하될 수밖에 없는데, 이것이 체온 하락의 원인이 된다. 김경우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현대인들의 고질병인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생활습관, 과식과 과음은 우리 몸으로 하여금 한꺼번에 너무 많은 열을 소모하게 해 체온 조절 능력을 떨어뜨린다”며 “따라서 결과적으로 체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요즘 같은 무더위에는 찬 음료, 에어컨 등으로 인해 우리 몸이 적응할 수 없을 정도의 저온에 노출되는 일이 많아졌다. 문제는 이러한 저체온이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는 데 있다. 저체온은 비만, 컨디션 저하, 알레르기 질환뿐 아니라 뇌경색, 심근경색, 암 같은 질병의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체온이 1도 떨어지면 신진대사가 12% 감소하고 이에 따라 백혈구의 활동이 약해져 면역력이 30% 떨어진다고 말한다. 반대로 체온이 1도 올라가면 면역력이 5~6배까지 높아진다. 겨울에 더 감기에 잘 걸리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 저체온 가려내는 방법



내 몸은 과연 저체온일까, 고체온일까? 가장 손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은 아침에 일어나 체온을 재는 것이다. 이때 체온이 36.5도보다 낮으면 냉체질이다. 또한 팔과 다리, 배와 허리 주변, 엉덩이가 싸늘하게 느껴지거나, 겨드랑이에 넣은 손을 배 위에 가져갔을 때 차갑게 느껴진다면 냉체질이 의심된다. 이밖에 얼굴색이 창백하거나, 혀의 색깔이 흐린 담색이거나 맥을 짚었을 때 힘이 없고, 평소 잘 지치거나 얼굴이 자주 달아오르는 사람이라면 냉체질로 봐야 한다. 평소 손발이 차갑거나,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나거나, 만약 손발이 따뜻해도 배가 차고, 평소 추위를 잘 타면 냉체질이라고 할 수 있다. 눈 밑에 다크서클이 생기거나 온몸에 멍이 잘 드는 등의 증상이 있어도 냉체질이다. 유호룡 대전대 둔산한방병원 한방내과 교수는 “배가 차가워지면 설사나 변비, 복부비만, 생리통, 어깨 통증, 두통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혈색이 좋고, 근육질에 활동적이고 늘 명랑하고 적극적인 사람은 양성 체질일 가능성이 크다.



■ 몸이 따뜻해야 ‘건강’



자신이 냉체질이라면 평소 체온 유지에 힘써야 한다. 배에 복대를 차거나, 내복 입기, 양말과 타이츠 착용하기, 실내에서 입을 가벼운 겉옷 챙기기, 잘 때 이불 덮기, 사우나나 일광욕 하기 등으로 실천할 수 있다. 의식적으로 체온을 높이는 생활을 습관화하는 방법도 있다. 가장 손쉬우면서 효과적인 방법은 따뜻한 물(38~40도)에 몸을 담그는 것이다. 목욕은 체온과 혈류량을 높여줄 뿐 아니라 스트레스 감소에도 도움이 된다. 전신욕과 반신욕 모두 일주일에 두세번씩 10~30분이 적당한데, 이때 소금을 넣어주면 더 좋다. 특히 반신욕은 상체와 하체의 체온 불균형을 바로잡고 몸속의 냉기를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족욕 또한 발의 체온을 높이고 신진대사를 촉진시킨다.



적정 체온을 유지하는 또다른 방법은 기초대사량을 늘리는 것이다. 기초대사량의 대부분이 체온 유지에 쓰이므로, 체온과 기초대사량은 비례한다. 걷기 등의 운동으로 근육량을 늘려주면 된다. 하루 30분~1시간 남짓, 일주일에 3~4회만으로도 적당하다. 김경우 교수는 “단순히 체온만 높이는 방법보다는 꾸준한 운동을 통해 과잉 열량을 소모해 체온을 높이는 것이 더 권장된다”며 “운동을 통한 근육 강화는 팔다리 등 신체 말초부위에서의 펌프 역할을 해 심장의 부담을 덜어주고, 혈액 순환에도 도움을 줘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사진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도움말: 유호룡(대전대 둔산한방병원 한방내과 교수), 김선형(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사상체질과 교수), 김경우(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조수현(중앙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몸이 따뜻해야 몸이 산다>(이시하라 유미 지음, 삼호미디어 펴냄), <10년 더 젊어지는 따뜻한 몸 만들기>(가와시마 아키라 지음, 아주좋은날 펴냄)


















 







몸을 데우는 음식들



맥주보다 와인, 커피보다 홍차



예부터 조상들은 더운 여름철,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뜨거운 삼계탕을 즐겼다. 몸의 찬 기운을 데워 더위를 물리치는 힘을 얻기 위함이었다. 삼계탕에 들어가는 닭, 인삼, 황기 등은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대표적인 음식들이다. 한의학에서는 이처럼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음식을 양성식품이라고 부른다. 평소 혈색이 창백하고 마르거나 살찐 사람, 비관적이고 소극적으로 생각하는 음성체질인 사람은 양성식품을 섭취함으로써 몸을 따뜻하게 하고, 체질의 편향성을 바로잡을 수 있다.



대표적인 양성식품으로 쇠고기, 생선, 젓갈류, 절임음식, 간장과 된장 등이 꼽힌다. 색깔이 진하거나(적색, 흑색, 갈색, 황생), 땅 밑으로 자라는 채소는 양성식품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참깨, 당근, 호박, 감자, 소금, 겨자, 고추냉이, 마늘, 참기름, 사과, 배, 감, 포도, 우엉, 참마, 연근, 파, 양파, 부추 등이다. 이밖에 어패류와 해조, 향신료, 젓갈, 견과류 등이 양성식품에 속한다.



따뜻하게 마시는 물은 뱃속에 쌓인 오래된 냉기를 없애는 데 효과적이다. 공복 때나 운동할 때 등 수시로 마셔주면 보약 못지않게 몸에 좋다. 약재 중에서는 홍삼, 생강, 대추, 계피, 하수오, 부자, 꿀 등이 들어간 한약이 몸을 데워주는 구실을 한다. 몸에서 한기 또는 허한 기운이 느껴질 때 인삼차, 생강차, 대추차, 계피차, 홍삼차, 홍차, 밀크티, 와인, 청주를 마시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반면 커피, 생맥주는 몸을 차게 하는 대표적인 음료이므로 과하게 마시는 것은 좋지 않다. 몸을 데워주는 음식이라도 체온보다 차게 먹으면 체온을 빼앗길 수밖에 없다. 샐러드, 과일이나 채소를 먹을 때 너무 차게 먹지 않도록 주의하자.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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