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실내 18~20℃ 유지 어떻게
인체쾌적 온도 실제론 24℃정도
노인·만성질환자 저체온증 주의
방안 너무 따뜻하면 진드기 번식
겨울철 적정 실내 온도는 18~20도로 알려져 있다. 많은 전문가들도 이에 동의한다. 하지만 우리 몸이 쾌적하게 느끼는 적정 온도는 23~24도라고 한다. 이 두 온도 차이를 줄여주는 것이 겨울철에 입는 내복이다. 심장이나 폐 등에 만성질환이 있는 이들은 쾌적하게 느끼는 온도가 더 높다. 이보다 낮은 기온에 노출되면 심장마비, 뇌졸중 등의 위험이 커진다. 남은 겨울철 적정 실내온도에서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과 저체온증 예방에 대해 알아본다.
■ 인체 쾌적온도가 중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 일본 등 대다수 나라들이 겨울철 실내 적정 온도를 18~20도로 권장한다. 권장 습도는 최소 40%다. 하지만 막상 20도 온도에서 지내다 보면 찬 기운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 그렇다면 왜 적정 온도를 18~20도로 한 것일까? 이는 내복 등 적절한 의복 착용을 전제로 권장하기 때문이다. 내복이나 얇은 옷을 여러 겹 입으면 우리 몸이 느끼는 온도를 4~6도 정도 올리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즉 18~20도 조건에서는 내복을 입어야 24도에서 내복을 입지 않고 생활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쾌적함을 느낄 수 있다는 말이다. 20도를 훨씬 넘긴 온도에서 습도까지 높게 유지하면, 집먼지 진드기나 곰팡이 등이 잘 자랄 수 있다.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들의 증상은 악화할 수 있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 노약자들은 더 따뜻하게
노인, 어린이 등 노약자를 포함해 만성질환자들은 추위에 노출되면 건강한 젊은이보다 저체온증이 더 잘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만성심장질환 및 혈관질환자들이나 만성호흡기질환자, 만성신부전환자, 당뇨병환자들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추운 기운은 혈압을 올리기 때문에, 이들 만성질환들의 합병증인 뇌출혈, 뇌졸중, 심장마비 등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추운 날씨에서는 체온 유지를 위해 에너지를 많이 쓰기 때문에 혈당조절 능력이 떨어져 있는 당뇨 환자들은 저혈당이 나타날 가능성도 올라간다. 때문에 만성질환자들이나 노약자의 경우에는 적정 실내온도보다 6~8도 가량 높은 26~28도선에서 실내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습도는 40~50%로 맞춰야 한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등 추울 때는 외출을 삼가고, 부득이 외출해야 한다면 옷으로 가려지지 않는 노출부위까지 따뜻할 수 있도록 모자, 목도리, 장갑, 두터운 양말 등을 잘 챙겨야 한다.
■ 저체온증은 7도 이하에서
강추위가 한풀 꺾였다고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 기온이 15.5도 아래인 곳에 있으면 우리 몸은 체온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따라서 7도 이하에서 오래 노출되면 저체온증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노인들이나 만성질환자들의 경우에는 실내기온이 22~24도라도 체온이 떨어질 수 있다. 드물게는 체온보다 조금만 낮은 기온에서도 체온이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저체온증은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처음에는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다. 저체온증의 초기 증상은 추위에 오래 노출된 뒤 오한이 들고, 피부가 차고 창백해지면서 멍한 기분을 느끼는 것이다. 더 오래 추위에 노출되면 오히려 오한은 줄어들고 졸음이 오며, 심한 경우 사망까지도 이를 수 있다.
저체온증 증상이 나타난다면 우선 추위나 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곳으로 옮겨야 하며, 탄수화물이 든 따뜻한 음료나 사탕 등과 같이 빠르게 흡수되는 종류로 충분한 열량을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몸을 움직여 우리 몸의 열 생산을 촉진시켜야 한다. 하지만 술은 기분은 열이 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열을 더 빨리 잃게 만들기 때문에 좋은 방법이 아니다. 저체온증이 의심되는 사람이 정신이 혼미하거나 의식을 잃었을 때는 119나 응급구조서비스에 바로 연락을 해야 한다. 특히 어린이거나 노인인 경우에는 증상의 심각성과 상관없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도움말=주영수 한림대성심병원 산업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