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상반기 한국영화 결산 기사입니다.
이중 아직 보지 못한 영화는? 
아기 보느라고 한편도 못 보셨다구요?^^

2013 상반기 영화계는 바보 캐릭터를 앞세운 <7번방의 선물>과 <은밀하게 위대하게>(위)가 쌍끌이로 1800만이 넘는 관객을 끌어모았다. 또 자식을 위해 헌신하는 부성애 코드가 한국 영화 전면에 등장했다. 각 사 제공

[한겨레 문화‘랑’] 2013 상반기 한국영화 결산
‘7번방의 선물’ ‘은밀하게…’ 등
메시지보다 감성 호소 작품 먹혀
지치고 힘든 현실 상황 반영

2013년 상반기 한국 영화는 ‘바보’와 ‘아빠’가 관객을 울리고 웃겼다. <아이언맨>, <월드워Z> 등 외화들의 공세 속에서도 한국 영화가 상반기에만 5000만명 넘는 관객을 모으며 점유율 56.4%를 기록한 것은 이 두 열쇳말 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부터 대중문화에서 가장 흔한 코드로 여겨졌던 바보 캐릭터가 새삼스레 인기를 끈 이유는 무엇일까? 또 왜 올해는 유독 모성애가 아니라 부성애가 한국 영화의 전면에 등장한 것일까?

영구·맹구 대신 용구·동구

1월 개봉해 1280만명을 동원하며 역대 한국영화 순위 2위에 오른 <7번방의 선물>(7번방),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웹툰’이라는 찬사를 받은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700만명 가까운 관객을 불러모은 <은밀하게 위대하게>(은위)는 모두 ‘어리숙한 인물’이 주인공이다.

<7번방>의 주역 류승룡은 딸을 위해 살인누명을 쓴 지적장애인 이용구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어눌한 말투와 몸짓, 바보의 대명사 바가지 머리를 선보이며 남녀노소 모두의 눈물샘을 자극한 것이다.

<은위>의 김수현은 ‘동네바보 방동구’라는 첩보임무를 부여받아 남한에 내려온 북한 엘리트 공작원으로 ‘바보인 척하는 바보 연기’로 10대와 20대 관객들을 끌어모았다. 초록색 단벌 트레이닝복을 입고 달동네를 누비며 연이어 넘어지고 깨진 김수현은 “어헝~!”이라는 한마디로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김수현의 힘으로 <은위>는 역대 한국 영화 개봉날 관객수 1위, 최단기간 100만 관객 돌파 등 연일 신기록을 쏟아냈다.

2013 상반기 영화계는 바보 캐릭터를 앞세운 <7번방의 선물>과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쌍끌이로 1800만이 넘는 관객을 끌어모았다. 각 사 제공

사실 두 영화는 설정이 비현실적이고 이야기 구조가 탄탄한 것은 아니다. 7살 아이를 감옥으로 배달시킨다거나, 특수 남파훈련을 받은 정예요원이 바보 임무를 부여받는 이야기는 난센스일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관객들은 이런 이야기의 맹점을 뛰어넘는 ‘모자란’ 캐릭터의 매력에 열광했다.

영화평론가 황진미씨는 “살기 힘든 세상에서 바보 같고 어수룩한 주인공을 보면서 편하게 웃으며 위안 삼으려는 욕구가 반영된 결과로 본다”며 “빈부격차, 사회격차가 큰 현실에서 관객들이 나보다 못한 존재인 바보 캐릭터에 거부감 없이 동화되며 치유 효과를 얻었던 셈”이라고 분석했다. 허지웅 평론가도 “나보다 못한 존재에 대한 공감이라는 포인트를 기획에서부터 잘 잡아낸 영화”들로 평가했다.

김봉석 평론가는 “<은위>는 너무나 뛰어난 인물인 ‘원류환’, 현실세계에서도 꽃미남 배우인 ‘김수현’이 바보 아닌 바보 연기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관객들이 느끼는 카타르시스가 컸던 것 같다”며 “<7번방>은 ‘바보이기에 일반인보다 더 착하고 순수하다’는 전형적 설정이 시대를 넘어 통한다는 법칙을 증명한 사례”라고 분석했다.

모성애보다 강했던 영화 속 부성애

바보 캐릭터와 함께 상반기 한국 영화를 관통했던 또 하나의 코드는 ‘아빠(부성애)’다. <7번방의 선물>을 시작으로 <전설의 주먹> <런닝맨> 등이 모두 사회적으로는 성공 못한, 그러나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남다른 ‘아빠’들을 주인공으로 했다. 지적장애가 있지만 딸을 위해 사형까지 감수하는 아빠(7번방), 권투선수로는 실패했지만 왕따 당하는 딸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싸움짱 대회에 나서는 아빠(전설의 주먹), 아들에게 떳떳한 아빠가 되기 위해 살인사건 누명을 벗으려 고군분투하는 아빠(런닝맨)까지….

사실 이런 ‘아빠’가 대중문화의 새로운 핵심 코드로 등장한 것은 영화보다는 텔레비전 드라마와 쇼·오락 프로그램이 먼저였다. <문화방송>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 가’, <한국방송> 개그콘서트의 ‘나는 아빠다’, 드라마 ‘내 딸 서영이’와 ‘천명’ 등은 기존의 가부장적 아버지를 넘은 ‘친구 같은 아빠(프래디) 열풍’을 불러왔다. 돈 벌어다주는 아빠와 기러기 아빠에 이어 이제는 ‘잘 놀아주는 아빠’, 친구 같은 ‘딸 바보 아빠’들이 뜨는 것이다.

평론가들은 영화를 비롯한 대중문화계의 이러한 ‘부성애 코드’가 “현실 상황의 정확한 반영”이라고 설명한다. 영화평론가 양경미씨는 “여성의 사회진출, 지속되는 경제위기라는 상황에서 가정경제를 아빠 혼자 책임질 수 없게 되면서, 당연히 아빠도 양육의 책임을 나눠 질 수밖에 없게 됐다”며 “근엄한 가장이라는 이미지로는 자녀와의 유대감을 얻기 힘들기에 친근한 아빠로 역할이 옮겨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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