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 통신 10

자유글 조회수 4340 추천수 0 2014.03.08 01:16:20

먼저 인사부터. 꾸벅. 안녕들 하신가요.

이곳 게시판에서 오래 활동한 꿈꾸는 식물의 남편 농부우경입니다. 꿈꾸는 식물은 농사만 짓고 돈은 못버는 저를 대신해 가장 노릇하느라 바빠 이곳에 뜸하구요 대신 제가 상주할까 합니다.

아내 덕분에 여기까지 온 사연일랑 너무 길어 그냥 아내는 멋지고 아름다운 사람이란 말로 갈음하구요 그저 이름이 소로 밭가는 우경이라 귀농은 운명이었다 알아주셨으면. 경북 봉화 귀농 2년차의 생활이란 게 오죽했으면 아내가 가장일까 짐작하시는 바와 같지만 한편으론 출퇴근 자유롭지, 비오면 놀지, 겨울 한 철 온전히 노는 근사한 직업이네, 좀 더 즐겁게 노는 방법을 고민하는 차원에서 시작한 연재가 농부 통신입니다. 연재라기 부끄럽지만 굳이 이곳에 올리는 이유는

1. 농사나 육아나 가꾸고 기르고 보살피는 일은 매한가지이고

2. 농사는 결국 먹거리 생산인데 우리 아들 겪었던 아토피 생각하면 건강한 먹거리를 알리고 싶고

3. 베이비트리에 어이없는 웃음이라도 좀 보탤까 싶어서

라기 보단 뭐 아무튼. 흠.

 

글은 길지 않습니다. 몸으로 짓는 농사인지라 저녁이면 픽 쓰러지기 바쁘고 새벽에나 잠깐 쓰는 글인데다 콩 심고 고추 심고 깨 가꾸고 사과 따는 일이 뭐 그리 재미있으려구요. 그저 말도 안되는 과장과 엄살을 섞어 읽기에 지루하지 않게만 해도 성공이라 생각하고 쓰는 글입니다. 그때 그때 농사일에 맞춰 쓰는 글이어서 지난 글은 재미 없을 테니 오늘 쓴 농부 통신10부터 올립니다. 혹 앞 글이거나 농한기 통신이 궁금하신 분은 www.facebook.com/rural9 으로. 오랫동안 당신과 즐겁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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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 통신 10

 

석회를 가져왔다. 아예 길 옆에 쌓아두었으니 알아서들 가져가랍신다. 비료도 아니고 거름도 아닌 것이 무겁기는 젠장. 그래도 공짜라니까 가져다 놓기는 하는데 문득 드는 생각. 이걸 왜 공짜로 주지?

 

석회를 땅에 뿌리는 목적은 한가지다. 산성화된 땅을 알칼리성 물질인 석회를 뿌려 중성화시키자는 것. 토양을 검사해보고 적당량을 땅에 뿌려 건강한 중성의 땅을 만들자는 것인데 이 좋은 걸 왜 공짜로 주지? 정부의 개과천선? 삶은 콩 싹 나는 게 빠르지. 선거가 코앞이라서? 윤창중도 새누리면 당선인 지역에서 뭐하러.

 

땅이 산성화되는 건 결국 화학비료 탓. 비료 대신 유기거름을 많이 주면 되지만 대부분의 유기거름이란 게 결국 똥인데 본인의 똥도 버튼 한번에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세상에 굳이 소똥, 닭똥이랴. 그리고 제대로 거름을 만들자면 구증구포 죽염에 비할쏘냐 뒤집고 또 뒤집으며 1년 숙성이 기본. 그런데 거름 뒤집을 노동력은 몽땅 서울에. 남은 할배들이 애처로워서 공짠가?

 

어수룩한 빨갱이인 나는 자꾸 선적할 자동차가 부둣가에 즐비한 쌍팔년도 그림이 떠오른다. 싼 화학비료로 대량생산된 작물은 낮은 가격이 가능하고 낮은 가격이어야 낮은 물가가 가능하고 낮은 물가라야 낮은 임금이 가능하고 낮은 임금이라야 제품의 경쟁력이 생기고 그래야 자동차 한 대 더 수출하는, 그래서 거대한 배 옆구리로 자동차가 자꾸 들어가는 그림.

 

계속 화학비료를 뿌려대는 통에 산성화된 땅은 물론 저렇게 공짜로 석회를 나눠주면 되는 거고.

 

야이 종간나를 보라. 지금이 이천하고도 십사년인데 쌍팔년도가 무시기 소리임. 아아. 어쩌자고 나는 이리 불온한가.

 

20140307_1705256.jp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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