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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평가순위 매겨 5% 지원 중단·삭감



운영비 없어 문 닫기도…“평가방식 폭력적”



지난 4월20일 찾아간 수도권의 ㄱ지역아동센터에는 책상과 의자만이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불과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이 센터는 29명의 초·중학교 저소득층 아이들이 모여 공부도 하고 저녁도 해결하던 곳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중순 센터 운영이 중단되면서 아이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센터가 문을 닫은 것은 보건복지부의 평가 때문이다. 지난해 평가에서 이 지역 센터 가운데 하위 5%에 포함되자, 월 300만원가량이던 정부의 운영비 지원액이 1~3월에 30% 줄더니 4월부터는 아예 중단됐다. 김아무개 센터장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 빈곤층 아이들이 센터를 이용하고 있어 전혀 돈을 받지 않았다”며 “운영비 지원이 끊기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센터가 문을 닫은 뒤 5명의 아이들은 그나마 다른 센터로 옮겼지만, 나머지 24명은 주변 센터의 정원이 꽉 차 지금까지 방치되고 있다. 김 센터장은 “학원에 다닐 돈이 없으니 아이들이 갈 곳이 없다”며 “얼마 전에 할머니와 함께 사는 아이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센터에 나가면 안 되냐’고 말해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했다. 이처럼 복지부의 평가로 지역아동센터 운영비 지원이 중단되거나 깎이면서 애꿎은 저소득층 아이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복지부는 지역아동센터의 서비스 질을 관리한다며 지난해 처음으로 3000여개의 지역아동센터를 대상으로 평가를 실시했다. 평가 기준은 시설 상황·교육 프로그램·이용 아동 현황 등이다. 복지부는 평가 결과 각 시·군·구에서 하위 5%에 드는 센터는 운영비를 줄이거나 지원을 중단하라고 지방자치단체에 지시했다. 지역아동센터는 1985년부터 도시 빈곤지역 등에 생긴 민간 공부방으로,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빈곤 아동을 돌보는 구실을 해왔다. 지난 2004년부터 법제화돼 정부 지원을 받고 있지만 예산이 빠듯해 교사 평균 월급이 90만원을 밑돈다. 광주의 ㄴ아동센터 관계자는 “가뜩이나 열악한 상황에서 운영비가 30% 줄어, 체험학습 등 돈이 많이 들어가는 프로그램을 줄였다”고 말했다. 지원이 끊긴 또다른 지역의 한 센터 관계자는 “빚을 내 겨우 운영을 하고 있다”며 “올해 평가까지만 버텨보자는 심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성태숙 정책위원장은 “아동센터를 줄 세운 뒤 하위 5%에 대해 지원을 중단하는 것은 아이들한테 고스란히 피해가 가는 폭력적인 방식”이라며 “일정 점수 이상이면 통과시키는 절대평가 방식으로 전환하고, 평가 결과가 미흡한 곳은 오히려 어떻게 개선시킬지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지역아동센터가 1년에 수백곳씩 늘어나는데 이에 맞춰 예산을 무한정 늘릴 수는 없는 형편”이라며 “합리적인 평가 기준 마련과 함께 내년에 운영비가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최대한 배려하겠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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