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선물이래요

가족 조회수 10275 추천수 0 2014.05.04 17:34:18

길을 가다가 '어머, 저게 뭐지?'하며 다가가보았다.

할아버지 한 분이 뚝딱뚝딱 망치질을 하시면서 예쁜 꽃마차를 만들고 계셨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여쭤보니 호주에서 오는 2살 된 외손주에게 줄 어린이날 선물이라고 하셨다.

 

수레의 앞에서 보는 사진이다.

사진으로는 잘 안보이지만 수레 안에 아이가 앉을 의자도 있다.

꽃수레1.jpg

 

 

수레의 뒷부분으로 어른이 잡고 밀 수 있는 손잡이가 있다.

할아버지께서 손잡이 부분을 고정하고 계셨는데 아직 미완성된 모습니다.

꽃수레2.jpg

 

아마 이 길을 지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저게 뭐지?'라고 했을거다.

흐믓한 표정으로 할아버지께 이것 저거 여쭤보았다.

수레를 만들기 위해 바퀴 네 개는 따로 사셨고 수레 몸통에 쓰인 나무 판자는

이사 가면서 내놓은 물건들을 재활용하신거라고 한다.

할아버지 솜씨가 보통이 아니셨다.

게다가 저 화사한 꽃을 보니 내가 아이였다면 "나도 태워줘!"라고,

아니 내 몸집이 작다면 나도 타보고 싶었다.

바람이 부는 약간 서늘한 날씨에도 망치질을 하시는 할아버지 얼굴엔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꽃수레 만드시는 할아버지 덕분에 어릴 적 생각이 났다.

손재주가 좋으셨던 아버지가 어릴 적 만들어주신 구루마('수레'의 잘못된 표현).

네 다섯살이 탈 정도의 작은 울아빠가 만들어준 구루마가 생각난다.

찍어놓은 사진이 없어 아쉽지만 머릿속에서는 그 수레가 아직도 그려진다.

아마 할아버지의 외손주는 예쁜 꽃수레를 타고 신나하겠지.

나도 어렸을 때 아빠가 만들어 주신 수레를 타고 신나했겠지라고 떠올리니 마음이 따뜻해졌다.

 

내 아이들에게 내가 만들어 줄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

뜨개질을 배워 아이 조끼며 귀마개며 이것저것 떠주고도 싶고

재봉틀을 배워 아이 예쁜 원피스도 만들어 주고 싶다.

나도 할아버지처럼 뚝딱뚝딱 수레도 만들어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행동에 옮길 생각은 못하고 지금은 마음뿐이다.

주변에 아는 분은 요리하시는 걸 좋아하셔서 직접 만드신 음식 사진을 카스(카카오스토리)에

자주 올리시는데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함께 먹는 것도 좋겠지.

 

이번 어린이날 선물로 첫째에겐 본인이 입고 싶어하는 원피스를 사주었다.

둘째에게는 딱지 한 상자를 사주었다.

매번 감질맛나게 딱지 하나씩을 사주다가 이번엔 맘 먹고 상자째 사주었다.

누나의 원피스 값에는 못미치지만 아이가 엄청 좋아했다.

그리고 새로 이사한 집에 있는 작은 텃밭에 해바라기를 함께 심기로 했다.

무언가를 가꿀 수 있다는 건 행복하다.

미리 토마토랑 상추, 고추, 가지 모종을 사서 심어놓았는데

아이들에게 물도 주게 하고 옮겨 심은 모종이 자라는 걸 아이들과 함께 지켜볼 생각을

하니 엄마로서 뿌듯하다.

어릴 때 부모님을 도와서 농사일을 해본 이후로 내 손으로 채소를 키우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부모님께, 또 주변에 물어보면서 잘 키워보고 싶다.  

4월에 일이 많아서 아이들 책 읽어 주는 걸 소홀히 했었는데 다시 동화책도 자주 읽어주어야겠다.

 

텃밭고추.jpg

 

텃밭상추.jpg

 

세월호 사고의 아픔을 잊지않고 우리 아이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게 어쩌면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어른들의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생각만 많아져서는 안되는데...... 무슨 이야기를 해도 세월호로 연결된다.

무엇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지 또 한번 멈춰서 생각한다.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선 분들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이번 어린이날 다른 분들은 어떤 선물을 준비하셨는지 살짝 궁금해진다.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sort
2688 [자유글] 봉숭아물 imagefile guk8415 2010-07-15 10310
2687 [책읽는부모] <엄마와 연애할 때> - 독자의 관점을 유지할 수 없는 imagefile [10] 강모씨 2012-12-22 10309
2686 [요리] 흑초와 전복의 ‘환상적인 궁합’ imagefile babytree 2010-06-22 10298
2685 [가족] 손꼽아 기다린"서울 시향 오박사의 재미나는 클래식"-제 6회 신이 창조한 최고의 악기 imagefile [4] 리디아 2012-08-08 10288
2684 [자유글] 강아지랑 뽀뽀해요^^ imagefile akohanna 2010-06-02 10282
2683 [책읽는부모] 부모란 무엇인가(유대인의 자녀교육38을 읽고) [1] corean2 2012-02-21 10280
» [가족] 어린이날 선물이래요 imagefile [2] 난엄마다 2014-05-04 10275
2681 [자유글] 유기농 우리쌀 스낵 잘 먹었습니다~^^ imagefile [9] 베이비트리 2012-10-16 10254
2680 모유의 비밀, 유전자에 있다 babytree 2010-06-01 10239
2679 [자유글] 일본 학교운동회에 울려퍼진 강남스타일! imagefile [4] 윤영희 2013-10-10 10226
2678 [다이어트 41화] 아이들을 위해서는... 김미영 2010-07-15 10203
2677 [다이어트2-23화] 삼겹살의 유혹을 뿌리치다 김미영 2010-09-09 10199
2676 [자유글] 자상한 아빠를 보면 기겁하며 거부하는 아이 imagefile suhee2k 2011-10-06 10195
2675 [건강] 나이를 믿지 마세요 imagefile anna8078 2014-02-19 10183
2674 [자유글] [당첨자발표] 아기 화장품, 엄마도 같이 쓰시나요? [23] 베이비트리 2014-11-06 10180
2673 병명없는 교통사고 후유증 "어혈부터 풀어주세요" imagefile babytree 2011-02-08 10173
2672 [다이어트 28화] -5kg, 그리고 …… 김미영 2010-06-28 10165
2671 완숙한 삶의 시작…당신의 ‘완경’을 축하합니다 imagefile babytree 2010-10-05 10158
2670 [가족] 인생이 영화다! imagefile [7] 리디아 2012-10-06 10157
2669 [나들이] 이번 주말 덕수궁 나들이 어때요? imagefile 김미영 2010-10-08 10157

인기글

최신댓글

Q.아기기 눈을깜박여요

안녕하세요아기눈으로인해 상담남깁니다20일후면 8개월이 되는 아기입니다점점 나아지겠지 하고 있었는데 8개월인 지금까...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