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회사 동호회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스키장을 다녀왔습니다.

출산 전에는 부부가 나란히 보드를 탔었으나, 출산 후 처음 가는 스키장.

설레임 반, 걱정 반이었죠.

 

남편은 보드를 타러가고,

저는 22개월된 개똥이(남아)를 데리고 눈썰매장으로 향했습니다.

회사 사람들 중 가족동반 대부분이 같이 눈썰매장으로 향했지만, 별 기대는 안했습니다.

개똥이가 낯선 사람에게 안길리 없으므로.

 

눈썰매를 고르고, 출발 선에서 개똥이에게 열심히 설명도 했습니다.

"저기 형아랑 누나들 보이지? 엄마랑 같이 타고 내려갈꺼야. 재미있겠지?"

유심히 보던 아이는 일단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입니다.

 

드디어 두근 두근.... 출발!

사실, 전 조금 신이 났습니다.

그 속도감이며, 아이를 안고서도 균형을 잘 잡고 거의 끝까지 도달하는 저의 실력에 살짝 감탄까지.

바뜨, 그러나. 아이는 사정이 달랐습니다.

"시러...." 하더니 급기야 울음을 터뜨리더군요.

 

옆에 남자 후배가 우리의 썰매를 대신 끌어 주려고 하자,

우리꺼 라며 굳이 엄마 더러 끌고 가라는 개똥이.

물론 녀석은 엄마 팔에 안긴채 말이죠.

한팔로는 13Kg 나가는 녀석 안고, 한팔로는 썰매를 끌어야 했습니다.

 

두번째 시도.

자꾸 타면 좀 적응을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처음엔 얼떨결에 정면을 향해 앉았던 개똥.

이번엔 아예 몸을 돌려 엄마 품에 안겨 내려옵니다. 역시나 울면서.

게다가 끝자락엔 "아빠", "아빠"를 찾습니다.

딴엔 엄마는 소용 없다는 생각이 들었나 봅니다.

 

얼마 되지 않는 입장요금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남편은 보드 타러 갔고, 다들 신나게 노는데 이제 어디서 뭐하나... 하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세번째 시도.

이젠 눈썰매에 앉기도 전에 "시러 시러" 합니다.

출발 전 부터 울기 시작합니다. 몸을 뒤트는 통에 간신히 균형을 잡으며 내려 옵니다.

아이는 아예 통곡을 하며 "아빠 아빠" 합니다.

어흑~

 

당장이라도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를 떠안기고 싶지만,

그도 2년만에 찾은 스키장인지라 차마 전화를 못 하고 맙니다.

 

눈물을 머금고 눈썰매장에서 퇴장을 하려는데, 개똥이 또래 아이들이 눈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아주 잠깐 엄마 어깨에서 내려와 눈을 만지고 놀기도 했습니다만,

"눈썰매 탈까?" 물으니 "시러" 합니다.

 

결국 눈썰매장을 나와 미니기차를 구경하던 아이가 기차를 타겠답니다.

한번 타는데, 무려 5천원.

처음엔 그조차도 무서워 하더니,

시끄러운 와중에 "장난감 기차가 칙칙 떠나간다..." 노래를 불러주니 한결 나아졌습니다.

.

.

.

나중에 남편을 만나 상황을 설명한 후 개똥에게 "눈썰매 어떻게 탔지?" 물으니,

"아~~~~빠~~~~~"하면서 우는 시늉을 합니다. ㅋㅋ

 

22개월.

눈썰매를 즐기기엔 아직 어린가 봅니다.

 

강모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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