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피어나리라

 

                           

어둠이 몰려온다

이대로 밤이 지나면

배 안에 있던 사람들은

배 안에 있던 사람들은

      

캄캄한 바다는 말이 없다

무심히 일렁이는 바다

그 아래 사람이 있는데

그 아래 사람이 있다고

사람이 있다고

      

세월호가 가라앉았다

봄꽃처럼 살았던 많은 생명과 함께

세월호는 가라앉았다

무능한 기득권을

무책임한 기득권을

수면위로 올려놓고

      

혼자서는 바꿀 수 없다

고구마줄기 마냥 엮여있던 관행들

꿈쩍하지 않았던 몹쓸 권력들

      

어찌 해야 하나

무엇을 어찌 해야 하나

어떻게 그 아픔을 잊으랴

어찌 그 고통을 잊으랴

      

더 이상 가만히 있지 말아달라고

더 이상 이리 보내진 말아달라고

아직 밝혀진 것이 없다고

다시 찾아온 4월은

온몸으로 소리친다

 

끝끝내 희망은 없는가

차가웠던 겨울

마주했던 우리들의 광장

뜨거웠던 우리들의 촛불

무엇을 바꾸었나

세월호는 뭍으로 올라왔다

아니다 아직

세월호는 가라앉아있다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더 이상 그리 보내진 않겠다고

지금까지의 썩은 것들

다 도려내겠다고

불끈 쥐었던 손

이 악물었던 순간들

      

누군가 하겠지

누군가 하겠지

내가 하지 않으면

네가 하지 않으면

아무도 하지 않는다

우리가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분노나 슬픔이어도 좋다

연대와 공감이어도 좋다

다시 피어나라

다시 피어나리라

4월의 생명들과 함께

      

이제 다시는

세월호를 만들지 않겠다고

이제 다시는

우리 아이들을 우리 이웃들을

그리 보내지는 않겠다고

가만히 있지 않겠노라고

다시 피어나라

다시 피어나리라

새 봄과 함께

다시 피어나리라

 

~~~~~~~~~~~~~~~~~~~~~~~~~~~~~

2014년 초등학생이었던 아이는 이제 중학생이 되었다. 세월은 이리 흘렀다. 그러나 기억 속에 남은 세월호는 아직 제자리다. 현실에 남은 세월호도 제자리다. 어디에서부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가만히 있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던 그 때로부터 지난 5년. 난 무엇을 해왔던가. 그 동안 부끄럽지 않게 살았는지 다시 물어본다. 5년 전 그 날, 아이 학교 가는 길을 따라나섰다가 돌아서며 접했던 세월호 소식에 하루 종일 발을 동동 했었다. 그리고 계속 쌓여갔던 분노들. 위 시는 그 분노들을 이곳 베이비트리에 쏟아냈던 기억들을 더듬어가며 쓰기 시작했다. 벚꽃과 길가에 초록빛 잎망울을 맺으며 생기넘치는 4월이지만 힘겨웠다. 4월을 어찌 극복해야하나 시를 쓰면서 희망과 긍정의 메세지를 찾고 싶었다. 집을 나서면 눈에 띄는 풀과 나무와 살아있는 자연이 봄을 맞이하고 있지만 세월호를 떠올리면 힘겨운 이 마음을 무엇으로 위로해야하나. 세월호로 희생된 분들을 어떻게 마주해야할까. 이 멋진 봄의 계절 4월의 자연과 함께 그들의 삶이 다시 태어나길, 멈춰있는 진상규명에서 더 나아가길, 가만히 있지 말고 한 걸음 더 나아가길 다시 간절히 바라는 맘으로 시를 썼다.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이 우리 이웃들이 이런 희생을 치르지 않기를 기도한다. 더 이상 희생이 없도록 용기내어 목소리를 낼 것이다.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sort
2754 [직장맘] 말로 하면 더 대드는 아이 어쩔까? imagefile kiss3739 2011-05-30 12135
2753 [자유글] [답변 포함] 기관지염, 주사 자꾸 맞아도 되나요 imagefile hopefor7 2011-02-12 12133
2752 [자유글] 착한 프로 후토스2 “얘들아 놀자” imagefile 김미영 2010-06-01 12128
2751 [살림] 마당있는 전셋집 내 집처럼 고쳐 살기 imagefile 베이비트리 2014-11-27 12123
2750 [요리] 열량 낮춘 '프랑스의 맛' image babytree 2011-01-11 12117
2749 [나들이] 여전해서 고마워 서울의 오래된 가게들 imagefile 베이비트리 2014-02-06 12108
2748 [자유글] 맞벌이 육아휴직, 부부 합쳐서 2년 서로 1년씩 쓰세요 babytree 2010-12-06 12105
2747 [직장맘] 어느 직장맘의 이중생활 imagefile [8] 해피고럭키 2013-10-01 12104
2746 [가족] 만약, 아버지가 울기 시작한다면 imagefile 베이비트리 2014-06-10 12103
2745 침 자주 바르면 입술 더 건조 ‘역효과’ imagefile babytree 2010-04-24 12084
2744 [자유글] 내 생애 첫 이발소, ‘인생 뭐 있나!’ imagefile akohanna 2010-08-28 12056
2743 [다이어트2-29화] 추석 명절 잘 보내세요~ 김미영 2010-09-20 12044
2742 [다이어트2-16화] 당분간 줄넘기 금물? 김미영 2010-08-31 12039
2741 "미숙아 안과질환 주의해야" babytree 2011-01-25 12036
2740 [나들이] [딸과 함께한 별이야기 8] 일곱번째 관측 – CCTV로 관측하기 imagefile i29i29 2014-05-27 12027
2739 [자유글] 그 표정으론 어림 반푼어치도 없다! imagefile babytree 2011-08-30 12008
2738 [자유글] 다섯 살 꼬마 이야기꾼 imagefile [7] blue029 2012-07-03 11973
2737 [자유글] [우리말과 한의학]"정력이 강하다" babytree 2011-03-29 11973
2736 [자유글] 아이 성교육 동화책 무료로 준다네요 rka567 2010-11-12 11962
2735 [다이어트2-22화] 오랫만의 출장, 그럼에도... 김미영 2010-09-08 11957

인기글

최신댓글

Q.아기기 눈을깜박여요

안녕하세요아기눈으로인해 상담남깁니다20일후면 8개월이 되는 아기입니다점점 나아지겠지 하고 있었는데 8개월인 지금까...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