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자주 바르면 입술 더 건조 ‘역효과’

조회수 12019 추천수 0 2010.04.24 13:47:47

쉽게 부르트는 입술, 소화기 장애 가능성  

색깔 어둡고 칙칙하면 심장질환 의심



‘상큼한 미소와 입 맞추고 싶은 듯 그려 있는 장미 빛깔 그 입술~.’



붉고 윤기 나는 입술은 한 대중가요에서 그려지듯 이성에게 호감을 주는 요소 중 하나다. 얼마 전 한 조사에서 새해 첫날 키스하고 싶은 연예인 1위로 원빈이 뽑히기도 했는데, 도톰하면서 윤택하게 보이는 그의 입술이 많은 여성에게 매력적으로 보였을 게다.



또 입술은 우리 몸의 상태를 알려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한의학에선 환자의 병을 진단하고 증세를 판단하는 잣대로 입술을 요긴하게 활용한다. 입술은 오장으로는 비장(양의 개념으론 소화효소를 분비하는 췌장)에 속하고, 육부로는 위와 대장에 관여한다. 경락의 흐름으로 보면, 입술에는 위경과 대장경이 흐르고, 기경팔맥 중 충맥과 임맥, 독맥이 흐른다. 인체의 음경을 총괄하는 임맥과 양경을 총괄하는 독맥이 입술에서 마주친다고 한다. 따라서 입술로 전신의 건강상태를 미뤄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d8e3d84c784c213c8e1697d8b50fb8a6.■ 다양한 입술 증상과 몸 상태 입술에는 모공, 피지샘, 땀샘이 없어 땀이나 피지를 분비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연적인 보습막이 형성되지 않는다. 따라서 입술은 다른 피부보다 더 연약해 섬세한 관리가 필요하다.



한의학에선 평소 입술이 잘 트고 갈라진다면 몸에 기혈이 부족하다고 본다. 소화기능이 별로 좋지 않은 소음인의 경우 입술이 지저분한 사람이 많으며, 만성 소모성 질환을 앓는 환자들도 입술이 건조하고 잘 튼다.



입술이 바짝바짝 마른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것 역시 한의학에선 소화기능을 맡는 비위의 기능이 떨어진 것으로 본다. 또 몸에 열이 날 때 입술이 마르기도 한다. 입술이 마르면 입이 마르는 증상이 동반된다. 그러나 입이 마르는 것(구건)과 목이 마르는 것(구갈)은 구분해야 한다. 구건은 물로 입만 축이면 되는데 구갈은 물을 한없이 들이켜는 현상이다. 몸에 체액이 부족하면 입이 마르고, 심장에 열이 많을 때나 당뇨 증세가 있으면 목이 마른다. 이상룡 우석대 한의과대학 교수는 “입이 마를 때는 물을 충분히 섭취해 수분을 보충해주고, 사우나 등으로 몸에서 지나치게 수분을 빼선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이 교수는 “목이 자주 마른다면 혈당 검사나 빈혈 검사를 해보거나 한의사 등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입술에 물집이 잡히고 계속 부르튼다면,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침투한 단순포진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럴 땐 피곤함과 스트레스를 줄이는 게 상책이다. 심하면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한다. 때로는 감기 말기에 몸속의 열이 남아 있어 입술 물집이 생길 수 있다.



입술색 역시 몸 상태를 나타내는 징표다. 비위 기능이 좋고 몸의 전체적 기능이 원활하고 속열이 없으면, 입술은 붉고 윤기가 난다. 어린아이들 입술을 보면 아무것도 바르지 않았는데 선홍빛 입술이 반짝반짝 윤이 난다. 그만큼 아이들은 어른들만큼 입술 건강에 해로운 것들에 노출이 덜 됐기 때문이다. 입술색이 어둡고 칙칙하다면, 몸에 어혈(뭉친 피)이 있거나 심장 관련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럴 땐 혈액 순환과 신진 대사를 촉진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입술색이 지나치게 빨갛다면 몸에 속열이 있을 수 있고, 입술색이 지나치게 허옇다면 혈액이 부족하거나 몸이 찬 상태일 수 있다.



■ 입술에 침 바르는 건 역효과 입이 마르고 건조하다고 자꾸 침을 바르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이런 행동은 입술을 더 건조하게 만든다. 이미우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입술에 자꾸 침을 바른다고 피부의 수분 함유량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입술이 틀 때는 적절한 보습제를 사용하거나 립스틱 등으로 인한 습진 때문에 입술이 건조해진 것은 아닌지 정확한 원인 파악을 우선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 교수는 적절한 보습제와 광선차단제를 사용한다면, 노화과정에서 나타나는 입술 주름도 방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의계에선 화학적인 입술보호제 사용에 대해 부정적이다. 이상룡 우석대 한의과대학 교수는 “입술보호제는 화학성분이 포함돼 있어 습관적으로 사용하면 입술색이 죽는다”며 “꿀을 바르거나 천연성분으로 만든 자운고를 바르면서 속을 다스리는 근본 치료가 필요하다”고 권했다. 자운고는 한방의료기관에서 구입할 수 있는 한방연고로, 당귀, 향유(참기름), 노봉방(벌집) 등으로 만든다. 또 이 교수는 자극적인 음식과 음주·흡연을 자제하고, 물을 많이 마실 것을 권했다. 스트레스를 그때그때 풀어 위와 대장을 다스리는 것도 입술 보호에 도움이 된다.



입술이 부르터서 딱지가 졌을 때 손으로 잡아뜯는 건 입술을 망가뜨리는 지름길이다. 2차 세균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립스틱을 사용한다면 자기 전에 증류수 등으로 깨끗이 닦아 화학성분을 남기지 않아야 건강한 입술을 유지할 수 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 도움말: 이상룡(우석대 한의과대학 교수) 이미우(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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