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쓰는 딸래미와 별보러 가기


올해 장비 셋팅은 CCTV 관측이었다. 

작년 하반기부터 별보러 갈 때 따라붙는 사람들이 생기다보니, 같이 본다는 것에 좀더 신경을 써볼까 해서, 디지털 아이피스, 천체사진 어플 등을 찾아봤는데 모두 뭔가 아쉽다.

(한겨레신문의 “왜 보냐건 웃지요” 요 기사 때문에 시달린 걸 생각하믄)

 

그러던 중 CCTV 관측 정보를 카페에서 보고, CCTV를 시도하게 되었다. 

딸래미와 별보러 가면, 뭐 하나를 보여줘도 일일이 설명하고 진짜 보고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라...


“성연아, 요거 보면 가운데 뭔가 뿌연게 있을거야. 그게 구름처럼 보이지만 사실 별들이 동그란 모양으로 모여있는 것이고 자세히보거나 눈을 시야 주변에 촛점을 맞추고 비껴서 보면 작은 별들이 모여있는게 구분될꺼야. 그걸 주변시라고 하는데... 주절주절...  이렇게 별들이 동그랗게 모여있는 걸 구상성단이라 해. 주절주절...”


“가운데 허연거?”

“웅 그거.. 별들 보여?”

“아니 그냥 뿌얘”

“아까 말한 주변시로 봐봐”

 

뭐 이런식이다. 그나마 밝은 대상들은 뿌연거라도 보이지.


2014-04-23 23.42.38.jpg » 헤르쿨레스 구상성단 M13 CCTV 화면 촬영 (CCTV로는 이렇게 보임)


“자세히보면, 희끄무리한게 보일꺼야. 가운데 보여?”

“뭔가 보이는거 같아”

“그걸꺼야.”

“똥그란 별이 좀 크게 보이는데”

“그거 말고 그 별 주변에 뿌연 거 보여?”

“뿌연 거?  뭐가 있나?”

“그게 야생오리 성단이고, 산개성단 주변에 성운기가 있는거야”

 

보이는지 안보이는지도 모르고 그냥 넘겨짚는 상황이 반복된다.


2014-05-23 21.47.12_2.jpg » 아이피스로 보는 성연

2014-05-23 21.48.54_2.jpg » CCTV로도 들여다보고

_2.jpg » 구름이 끼면 엉뚱한 짓도 하다가

2014-05-23 22.02.35-2_2.jpg » 아이패드 별자리 어플리케이션으로도 별자리를 본다.


몇 개의 대상과 화성, 목성, 토성만 보고 아쉽게도 철수했다. 


돌아오는 길에 딸래미를 살살 꼬신다.

“좀 더 고감도 CCTV면 더 잘 보여. 그리고 PMP 화면이 작잖아. 7인치 정도면 더 잘 보일 거 같지 않아?”

“엄마한테 화면이 작아서 아쉬웠다고 말하면 되는거지?”

이제 아빠의 맘을 헤아리는 딸래미가 되었구나 – 아빠는 울 딸래미가 자랑스럽다. ㅎㅎ

 

딸래미와의 별보러가기는 언제나 기승전지름이다.


10155588_853422154677206_1965511493570997480_n.jpg » 화성 - 오른쪽 상단에 하얀 부분이 화성의 극관이다.

10307212_870879379598150_2356144318737330118_n.jpg » 오월의 은하수





     [연재] 딸과 함께 한 별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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