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08.07

손꼽아 기다린 "서울 시향 오박사의 재미나는 클래식 -제 6회 신이 창조한 최고의 악기"에 다녀왔다.

온 가족이 기다린 공연이다.

여섯살 현이가 잠자리에 들며 내게 "엄마 내일 오박사 공연 무슨 악기가 나올까? 엄마는 미리 알고 있잖아....엄마도 몰라? 궁금하다 내일이 와서 얼른 보고 싶다..."



혹여 성민이 컨디션이 어떨까 그이와 내가 염려했다. 또한 성민이 업고 왔다갔다하다보면 민준이도 엉덩이 들고 따라다닐것같아 민준이와 한참을 이야기 나누었다. 저도 형이니 저 형처럼 의자에 앉아 공연 볼거라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평소 서울 역사박물관 오가는 것보다 휠씬 일찍 출발했다. 5개월 성민이 수유며 낮잠자는 패턴을 고려하기 위한 내 나름의 최선의 길이다.

5개월 성민이와의 외출이니만큼 전날 밤 모든 것을 준비해야만했다.

점심끼니로 현이는 감자 으깬 샌드위치를 주문했지만 따라 챙겨가 같이 먹으면 그와비슷하지 않을까 양해를 구했다. 좋단다! 아싸!

유비무환 생협서 주문해 냉동실에 자리 잡았던 식빵 구워서 식힌 다음 딸기잼 발라 개인별로 포장했다. 만약 성민이 젖 먹이는 때에 저들이 먹고 싶다면라는 생각이 가장 기본으로 하나씩 준비했다. 아시아 공정 무역에서 구입 한 캐슈넛 서너개, 바삭 바삭 건대추 , 시리얼 한 숟가락, 젤리 한 개로 간식 담았다. 밭에서 딴 토마토 휘리릭 갈아 물병에 담고...마시기 수월하게 대충 채에 걸르는 배려도 빠지지 않았다. 최소한 저 손으로 모든것을 해결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집에 있는 물통은 다 집합이다. 커피 담은 병이 견고해서 씻어놓았더니 이리 요긴하게 쓰이네. 시원한 보리차 여럿통 담았다. 성민이 엉덩이 만큼 탐스러운 달콤한 복숭아 깎아서 담고...나는 곱이다.

젖먹이 민이가 깨까 조심조심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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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일어나 생협 기사님 반갑게 맞이 하고, 행여 성민이 깰까 조심하며 아침 끼니 챙겨 먹었다. 현, 준이는 신이 났다. 전 날 챙겨놓은 옷 갈아 입고, 가방 챙겨 저 먹을 간식거리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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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직전에 수유했지만 좀처럼 젖을 충분히 먹질 않는 성민이를 데리고 집을 나섰다.

남산 2호 터널 혼잡통행료 면제 차량은 3인 이상이다. 시내 주행이라 졸립다고 으앙 우는 성민이까지 넷이서 합창했다. 4명이요!!!

한시간 남짓 5개월 성민이가 잘 놀더니 숭례문을 지나면서 졸려서 더 울기 시작하더니 광화문 직전에 잠들었다. 딱하기 딱하지만 내 스스로 택한 길이니 자책해 본다.  

 

 

여섯살 남자 아이의 마음을 설레이게 했던 공연 프로그램이다.

 국민대학교 중창단: 김미주(소프라노) 박순석, 김광훈, 배정호(테너) 이승훈, 김경호, 손영권(바리톤) 우수현(피아노)

나폴리 민요. 푸니쿨리 푸니쿨라

김연준. 청산에 살리라.

스티븐스. 내가 천사의 말 한다해도

베르디. 오페라 <나부코> 중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뢰블한. 유 레이즈 미 업

로저스. 뮤지컬 <남태평양> 중 '여자 보다 귀한 것 없네'

모리꼬네. 넬라판타지아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중 '축배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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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도 식후경이다.

10시쯤 도착해 성민이 젖 먹이고 자리에 앉아 짐 풀었다. 방학이라 11시도 채 되지 않아 만석이 되었다.

지난 3월. 만삭으로 첫 나들이를  했던 오박사 공연이였다. 작년 연말 성실상을 받기도 해 이 곳을 찾는 마니아들과 스텝들이 우리를 더 반갑게 반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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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살 현 -나폴리 민요인 푸니쿨리 푸니쿨라의 후렴구가 귀에 쏙 들어왔는지 감상하는 내내 깔깔깔 웃는 현이다. 모리꼬네. 넬라판타지아는 오보에 연주로 간간히 들어 익숙한지 허밍으로 따라 부르기도 했다.

 

네살 준- 마지막 앙콜곡을 듣는 내내 엄마 계란 언제 먹을거야? 이제 집에 가자!

 

5개월 민- 40분 엄마 등에서 자고는 몇 곡을 감상했다.

 

늘 눈 인사했던 여섯살 여자아이 엄마가 반갑다며 인사를 했다. 울지도 않고 이리 저리 살피며 보고 듣는 민이를 보고는 어~쩜~ 태교의 영향이예요.

여담이다. 여섯살 여자 아이 엄마 인 그녀는 참 대단하다. 늘 동영상을 촬영하고 사회자가 설명하는 멘트를 세세히 끄적이는 그녀이다. 궁금해서 물어 보았다. 혹 큰 아이가 음악 공부를 하는지. 그녀의 대답은 외동딸을 위해 작은 노력이란다.

 

 

이 세상 모든 부모도 자식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다만 표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넘치면 넘치는대로 열심히 사는 우리네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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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중간 중간.

카타르시스같은...

나도 모르는 응어리를 풀었다.

신이 창조한 최고의 악기, 사람이 목소리를 들으며 저 높은 천정을 한참을 바라보았다.

나도 살아 숨쉬는 고귀한 사람이니. 이런 기분을 만끽하며 즐긴다.

 

 

 

 

공연 전에 복숭아랑 빵, 토마토 쥬~스로 허기 채웠다. 아싸 공연 끝났다.  감자랑 계란이 우리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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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민이 젖 먹이고 계란 한 입 무는 순간 자원봉사자가 밖에 나가서 먹어란다. 휴 나 좀 살려달라니깐요. 다른이들이 먹기에 시원한 에어컨 나오는 곳에서 먹고 싶었는데...끄적 끄적....주섬 주섬 챙겼다. 휴 내 손으로 챙기고 나갈건데 미안하다며 도와주시니 더 야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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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신은 양말 입으로 물어서 축축하다며 벗어 던지는 준이다. 신발도 저 형 신발신고 내려 조금 신나게 걸으면 훌쩍 벗기고 트집이 났다. 기저귀 가방에 양산에 방석에 보냉가방까지 내 어깨에 이미 전세 낸지라 여섯살 현이에게 손을 빌렸다. 잠자코 저 동생 양말 신긴다. 그러니 지금 내 눈에 눈물이 고인다. 미안하다 그리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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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볕같은 더위다. 땡볕 아래 성민이는 등에서 업혀자고. 자는 아이 얼굴에 양산으로 겨우 볕만 가렸다. 물줄기에서 노는 아이들을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는 아이에게 여벌 옷있다는 말을 차마 내뱉지 못했다.

갑작스레 트집을 부리는 민준이와 땡볕에서 한참을 시름했다. 휴휴 나 좀 살려줘요!

 

정말 이럴 때는 친정이든 시댁에 기대고 싶다. 머나먼 남쪽 나라가 고향인 우리 부부의 비애이다. 그것도 아님 억대 연봉으로 괜찮은 베이비시터도 간절하다. 집으로 가는 길 친정 엄마가 전화했다.  자식은 부모가 키우는 거라는 말을 내내 하시는 친정엄마이시다. 뭘 아시고 전화하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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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끈한 차 안에서 에어컨 바람으로 겨우 식혀가며 자는 성민이 깨워 수유했다. 온 몸이 땀범벅이다. 휴휴 나 좀 살려줘요!

잠이 부족한 탓에 젖 먹는 것까지 고역스럽기만 한 아이다. 배가 고팠는지 다행이 먹었다. 공연 중간 배가 고픈듯해서 몇 번 수유를 했지만 잠시 목만 축일뿐이였다. 이러니 하나도 제대로 못 건사하면서 참 내가 한심하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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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들어가자마자 딴 1종 면허로.

난 진정한 박기사다.

소월길을 빠져나와 유유히 흐르는 한강을 지나면서 하나 둘씩 잠들었다.

세 아이들이 곤히 자는 숨소리들으며 가슴 벅한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내 평생 이런 호사를 언제 누려볼까.

진정 내 마음의 평화를 바라며...

 

 

집에 도착하자마자 시원한 수박 한 통 깨 먹었다. 더위로 지쳤던 피로가 싹 달아났다.

 

♬얌모 얌모~    푸니쿨리 푸니쿨라~ 콧노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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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나서 첼로 연주하며 애미더러 지휘까지 부탁했다. 아흐~버라이어티 쇼는 계속 된다. 잠이 부족한 성민이 업고...비록 어느 누구도 인정하지 않는 내 숨은 끼를 혼신의 힘을 다했다. 

 

하하 어렵지 않게 저들 스스로 사후 활동했다. 이런 공연을 오가며 특별히 무엇을 배웠으면 하는 마음은 없지만 갈수록 요런 묘미가 있다. 여섯살, 네살이니 알고자하고 배우고자하는 마음이 늘 따르니 말이다. 배움에 고픈 아이들이라 효과 만점이다.

저 동생한테 레슨도 한다~.

네살 준이도 나름의 다룰 수 있는 악기 들고 나왔다.



나름의 곡을 연주하고 인사하는 저 당당함에 박수를 보낸다.



여섯살 현이, 악보 들고는 나도 멋진 음악을 만들수 있어하더니 악보집을 펴 들고 무언가를 끄적인다.

의도된 바 있지만 자연스레 공연때 감상했던 곡들을 검색 해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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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밖으로 나가 잠자리 잡기에 흠뻑 빠지는 현이다. 공연 시작 전 또래의 아이들이 무대를 놀이터 삼아 뛰어 놀았다. 입에 막대 사탕 당당히 물고 두현이 앞으로 한참 머물기도 했다. 쭉 지켜보고는 부러운 듯한 눈빛이 내 마음을 흔들던. 그까짓것 못한다고 기 죽을 아이면 하면서도 눈먼 사랑하고 싶지 않았다. 이런 마당이 있어 다행이다. 아마도 오전에 저도 그리 놀고 싶었을 거다.





저녁식사하면서 저 아빠더러 다음 공연은 세가지 악기가 나온다며 바...뭘까? 힌트주며 나름 퀴즈를 내기도 했다.

다음 공연에는 피아노랑 바이올린이랑 첼로 연주 하거든!(아 요 멘트 오전에 사회자가 했던 말이다.) 다음을 기약하는 말을 동시에 한 셈이다. 9월이면 덜 덥겠지? 나도 기다려진다.

그래서 나도 덩달아 그이에게 휴가 내어 같이 가보기를 제안했다. 오전 서울 역사박물관에 성민이 업고 두 아이 손 잡고 다니니 기이하게 보는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안타깝게 여기는 사람도 또 한편 부러워하는 눈빛도 느꼈다. 어느 어르신은 젊은 새댁이 혼자 이 아이들을 다 데리고 왔냐는 말씀도 하셨다. 그럼요. 또 성민이 업으려는데 말끔한 옷 차림의 중년분이 혹여 아이가 떨어질까 가지고 있던 물건을 내려놓고는 손을 거들어주기도 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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