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니까

자유글 조회수 3054 추천수 0 2014.09.22 05:31:30

마당을 쓸면 한 소쿠리는 모을 수 있겠다. 저 볕들. 깊은데 가볍고 따가우면서 평화로운 저 볕들. 마당이 온통 볕에서 나는 바스락 바스락 소리로 가득한 아침. 가을이다. 가을이고 가을인데 어쨌거나 가을이니만큼,

 

봄에는 고추꽃조차 피지 않도록 가물었다가 참깨를 수확하려니 가을장마여서 하늘의 심술도 참 어지간하다 싶던 날씨와

 

양파 6만톤이 남아 양파밭을 갈아 엎었는데 그 6만톤이 꼭 수입물량이라지, 제기랄 욕도 아까운 농정과

 

농민들이 호구냐, 농민들을 상대하지 말고 천만이나 된다는 저 서울사람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란 말이다, 말해봤자 입만 아픈 농협과

 

심기는 또 어찌어찌 심었는데 거둘 일을 생각하니 온 삭신이 미리 아픈 나의 게으름과

 

마흔이 넘었는데도 밥벌이에 무지한 나의 어리석음과

 

그립다 그립다 노래를 불러도 꿩 궈 먹은 소식인 당신과도

 

화해해야겠다. 가을이니까.

 

- 농부 통신 41

 

농부통신 41.jpg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sort
468 [자유글] 약간 통통한 그녀가 날씬한 그녀보다 건강하대요~ image 양선아 2014-07-18 3063
467 [책읽는부모] 희망의 불꽃 뒤늦은 독후감 꿈꾸는식물 2014-08-02 3062
466 [자유글] 투표들 하셨나요~ [2] 분홍구름 2014-06-04 3062
465 별그대 시즌2 갑시다, 가 imagefile [6] anna8078 2014-02-28 3060
464 [가족] 추수기를 맞이하여... 육아는 분업과 협업중 어느쪽이 바람직할까? [1] 소년공원 2015-10-29 3058
463 내게 일이란 [4] 난엄마다 2014-03-16 3057
» [자유글] 가을이니까 imagefile [2] 농부우경 2014-09-22 3054
461 [책읽는부모] [희망의 불꽃] 아이들의 행복을 바라며 professeur 2014-08-01 3051
460 [책읽는부모] <소년이 온다> 그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imagefile [4] 강모씨 2017-01-15 3048
459 [나들이] 리코더 연주회에 초대합니다~ imagefile [4] 푸르메 2016-12-05 3048
458 [나들이] 미쳤다, 돌았다, 세계일주여행 했다 image 베이비트리 2015-12-17 3043
457 [자유글] 책 왔어요, 감사드려요^^ imagefile [6] danachan 2014-07-23 3038
456 [나들이] 놀이터를 허하라 imagefile 베이비트리 2014-06-24 3038
455 [가족] 난 부모님께 매달 100만원 드리는데 왜 누나는 한푼도 안 드려? image 베이비트리 2015-09-07 3037
454 [책읽는부모] <이유가 있어요>,<불만이 있어요> 웃음이 빵빵 터지는 즐거운 책 imagefile [2] 강모씨 2017-01-22 3035
453 [책읽는부모] [이벤트 응모] 기쁜 우리 좋은 날 - 둘째는 스스로 자란다. kulash 2015-12-31 3035
452 [자유글] [토토로네 미국집] 미국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 [2] pororo0308 2014-07-29 3035
451 [자유글] 베이비 트리에 첨 로그인 합니다^^ [9] may5five 2014-10-01 3033
450 [자유글] 너구리야 고마워. imagefile [1] 농부우경 2014-07-09 3033
449 [자유글] 엄마가 된다는 것(엄마가 미안해 당선 선물 '언젠가 너도, 너를 보면'을 읽고 blueizzy 2014-07-31 3026

인기글

최신댓글

Q.아기기 눈을깜박여요

안녕하세요아기눈으로인해 상담남깁니다20일후면 8개월이 되는 아기입니다점점 나아지겠지 하고 있었는데 8개월인 지금까...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