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이벤트나 경품 행사에는 거의 당첨되는 일도 없어서 그닥 열의도 없는데 한겨레 신문 베이비트리( http://babytree.hani.co.kr/) 에서 하는 책읽는 부모 이벤트에는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그동안 육아서, 교육서, 아이 책들을 받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에 읽은 '희망의 불꽃' 역시 마음 깊숙한 곳을 울리는 묵직함이 있었다.
작가인 조너선 코졸은 '미국의 차별적인 교육과 사회 불평등에 맞서 싸워 온 교육자이자 작가'이다. 작가는 뉴욕의 빈민가 브롱크스의 아이들과 함께 한 25년을 담담하게 기록하고 있다.
뉴욕의 빈민가는 보통 사람들이 상상하는 이상의 악조건들이 모인 곳이다. 아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폭력과 마약, 총기에 노출되어 있고 경제적인 어려움이 단계적으로 일어나면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쇠약해진 어른들이 이런 환경 속에서 아이들을 키워야 한다. 책의 1부에는 이런 환경을 극복하지 못하고 비참한 죽음을 맞은 아이들과 그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한 번에 읽지 못하고 여러번 책을 덮었던건 이 이야기가 꾸며낸 소설이 아니라 진짜 살아있는 사람들의 삶이었고 특히 어린 아이들이 겪은 일이기 때문이었다. 수돗물도 제대로 안 나오는 빈민 수용소, 쥐가 들끓는 집, 총알 자국이 있는 엘리베이터, 엘리베이터를 피하기 위해 계단을 사용하다 당하는 폭행. 어린 시절을 이런 환경에서 보낸 아이들이 다른 형태의 삶을 꿈꿀 수 있을까? 총기나 마약 때문에 어린 나이에 목숨을 잃은 아이들에게도 부모가 있고 가족이 있었다. 한 아이가 목숨을 잃으면 아이만 사라지는 게 아니라 그 아이를 둘러싼 세계가 휘청거린다.
이런 환경에서 아이들은 살아 남은 것 만으로도 성공한 사람이 된다. 예외적으로 대학에 진학하고 자기 삶의 다양한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살아가는 어른이 된 아이들도 있다. 이들은 어린 시절 극적인 도움을 많이 받은 아이들이다. 특히 각자의 재능을 알아봐 준 선생님들이 아이들 하나하나에게 각별하게 관심을 쏟아 줬다. 누군가 자신을 알아봐주고 관심을 가져 준다는 것만 해도 아이들은 힘을 얻었고 자신의 실력이 늘어갈 수록 어려움에 대처하는 자세도 달라졌다. 그러나 이런 아이들 몇명이 성공적으로 어른이 되었다고 해서 나쁜 길에 들어서서 비참하게 최후를 마친 아이들을 개인의 탓으로 돌릴 수 있을까.

작가가 25년 동안 이 사람들과 교류하며 이야기하고자 했던 건 공교육의 형평성과 공정성이다. 인종이나 소득 수준에 관계 없이 모든 아이들이 배움을 만끽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각자 서로 다른 개성과 능력을 고려해서 자신만의 건강한 인생을 살 수 있도록 아이들을 이끌어야 한다고 한다.

지금 우리 나라는 어떤가? 많은 사람들이 공교육 정상화를 외치지만 그 내용은 아이들에게 획일적인 내용을 똑같이 공부시키고 말잘듣는 아이들로 키우는 것이다. 일반고 수업 분위기가 엉망이고 일탈하는 아이들 수가 늘어난다고 하지만 그에대한 정책은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것이란다. 정말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채 형식과 틀에 안맞는다고 아이들을 내치거나 문제아로 낙인찍으면서 학교 이름만 달라지면 그걸로 문제가 해결될까. 학교에서 무관심하게 방치된 아이들이 어디에서 환영받을 수 있을까.

가까이 보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러운건 풀꽃 뿐만이 아니다. 내 아이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 안의 아름다움을 들여다보고 발견해주고 아이 스스로 자신의 재능을 꽃피울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어른과 학교와 사회의 몫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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