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밥상을 위해
얼마 전 방학 중인 아이와 모처럼 유명 대형 할인점에 들렀다. 할인점 자체 브랜드(PB)에서 나온 간편 가정식들이 냉동·냉장 진열대를 가득 채운 모습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한 끼 식사와 간식을 넘나드는 온갖 종류의 국적을 초월한 음식들. 전자레인지 몇 분이면 유명한 곳의 뜨끈뜨끈한 떡볶이 맛을 볼 수 있고, 유럽의 가정식도 어렵지 않게 맛볼 수 있다. 저 봉지만 가져오면 금세 유럽식 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 편리함의 유혹이라니! 한참을 구경하다 결국 아이가 먹고 싶다는 치즈돈가스와 떡볶이를 카트에 넣고 말았다. 사실 맛과 편리함, 아이들 선호도를 따지면 간편식이 좋다. 각종 재료를 준비해 다듬고 썰 필요가 없다. 순서대로 양념을 더하며 여러 번 맛보아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오직 가열만 하면 완성되는 요리. 간혹 아이 스스로 손쉽게 끼니를 해결할 수도 있으니 더할 나위 없다.

그런데 찜찜하다. 겉은 화려하지만 뒷면의 식품 표시를 살펴보면 중국산 고춧가루와 마늘, 미국산 밀로 만든 라면 사리가 사용됐다. 수입산 쌀로 만든 떡볶이 떡에는 산도조절제와 향미증진제가 들어갔다. 돼지고기는 항생제와 성장촉진제를 맞아가며 좁은 우리에서 사육당했을지도 모르고, 식용유는 유전자변형 가능성이 높은 대두로 만들었을지 모른다. 이러한 불안감은 생각보다 크다. 번거롭고 귀찮아도 국산 유기농 재료를 고르고, 비유전자변형(non-GMO) 재료로 만든 양념과 식용유로 튀긴 무항생제 돼지고기를 직접 요리해 먹이는 이유다.

지난해 12월31일 유전자변형생물체(GMO·지엠오) 표기 확대를 골자로 하는 식품위생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부처별로 달랐던 용어를 ‘유전자변형’으로 통일하고, 사용함량 순위에 관계없이 지엠오 원재료를 모두 표시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기존에는 원재료 함량 상위 5순위 안에 지엠오가 사용되었을 때만 표시를 하도록 했다. 하지만 가공식품의 경우 지엠오의 유전물질(DNA)이 남아 있는 경우에만 성분 표시를 요구한다. 이런 예외조항 탓에 식용유와 간장 등은 여전히 지엠오 표시 대상에서 제외된다. 유럽에서는 지엠오 성분 잔류와 상관없이 지엠오를 원재료로 사용한 경우 예외 없이 표기하도록 되어 있다. 유해 여부를 떠나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함이다.

미국에선 조만간 지엠오 감자와 연어, 사과 등이 판매될 예정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곧 지엠오 고추와 벼 등이 안전성 검사를 마치고 식탁에 오를 모양이다. 저렴한 수입산 지엠오 식품이 대형 할인점과 편의점 간편식품, 대중음식점의 음식 재료가 될 것은 자명해 보인다. 믿을 수 있는 먹거리를 선택하는 엄마로서 완전식품표시제로 된 간편식품을 놓고 고민하고 싶다. 사 먹을까? 해 먹을까!

이상미 대전아이쿱생협 조합원 k79m32@naver.com

(*위 내용은 2016년 1월31일자 인터넷한겨레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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